- 보험료 수령 위한 과정 복잡
- 병원 키오스크 간단 기입땐
- 보험사에 필요한 서류 전달
- 부산대·동의대병원 등 이용
- 의료정보 최고 플랫폼 목표

“현재 우리나라 유니콘 기업(10억 달러 이상의 기업 가치를 지닌 비상장 스타트업) 대부분이 플랫폼 기반 업체입니다. 서비스를 연결하고 교환하는 장을 통해 새로운 가치와 혜택을 제공하는 것이죠. ‘지앤넷’의 목표는 국내 최고 의료 정보 플랫폼입니다. 지금 제공 중인 실손보험료 간편 청구 서비스를 시작으로 범위를 넓혀나갈 계획이에요.”

	지앤넷 김동헌 대표는 “의료정보 플랫폼을 통해 여러 의료주체간 정보가 안전하고 간편하게 교환되도록 하겠다”고 계획을 밝혔다. 이용우 기자 ywlee@kookje.co.kr

19일 지앤넷 김동헌(62) 대표가 ‘실손보험 간편서비스’를 자신 있게 소개했다. 지앤넷은 복잡한 실손보험 청구 절차를 혁신적으로 간소화했다. 사용법은 쉽고 간편하다. 환자가 진료 후 병원에 설치된 키오스크에 이름과 주민번호만 입력하면 보험료 청구에 필요한 서류가 곧장 보험사에 전달된다. 그간 실손보험 가입자들이 보험료를 받기 위해 제반 서류를 출력하고 보험사로 다시 전송하는 절차가 확 줄어든 것이다. 보험사도 서류 진위 확인을 위한 비용을 아낄 수 있다.

김 대표는 “실손 청구 절차가 번거로워서 보험금 수령을 포기하는 비율이 15% 가까이 된다고 한다. 사용자가 보다 편리하게 이용할 수 있는 방법을 고민하다가 서비스 개발에 착수했다”고 말했다.

실제 실손 청구 간소화 요구는 오래 전부터 있었다. 보험사마다 요구 내용이 다르고 서류를 챙긴 후에도 팩스나 이메일 전송을 거치는 절차가 번거롭기 때문이다. 의료기관에서 보험사로 서류를 바로 보내는 내용을 담은 ‘보험업법 개정안’은 의료계의 강력한 반대로 수 년 째 표류중이다.

“현재 국회 계류 중인 개정안과 저희 서비스는 같아 보이지만 방식에 차이가 있습니다. 현재 법안은 ‘대행’에 초점이 맞춰져 있거든요. 청구에 필요한 모든 절차를 병원이 대신 해달라는 겁니다. 저희 서비스는 ‘간소화’가 목표입니다. 주체는 보험 소비자(환자)이죠. 기존에 해 오던 절차를 전산화로 간편화한 데 차이가 있습니다. 장기간 입원환자의 경우 보험료 청구 서류가 엄청나게 많거든요. 그것을 전자문서로 간편하게 전송하는 식이죠. 시장이 원하는 솔루션은 이 같은 서비스라고 생각했습니다.”

2013년 개발을 시작했지만 서비스는 지난해부터 본격 시작되고 있다. 민감한 의료정보를 다루니 관련법 검토는 물론 유권해석만 수십여 건이 넘어갔다. 의료법 준수와 엄격한 개인정보보호가 서비스의 핵심이다. “민감한 의료정보 서류 전송이라 현재 병원에서 직접 보낼 수는 없습니다. 본인 인증이 필수 절차이고요. 모든 정보는 암호화 처리되기 때문에 당연히 저희도 열람할 수 없습니다. 서비스 안착 단계에서는 금융위, 의사협회, 보험사 등 관련 기관을 설득하는 작업도 쉽지 않았죠.”

서비스는 협약을 맺은 보험사, 병원을 중심으로 확대되고 있다. 분당서울대병원, 인하대병원, 중앙대병원, 인천성모병원, 가톨릭대학교 서울성모병원 등에서 서비스를 제공 중이고 올해 1분기까지 신규로 70곳이 계약을 진행한다.

부산 경남 지역에서는 동의대병원, 부산대병원, 부산 밝은세상안과 등이 이용 중이며 이달 중 봉생병원도 서비스를 시작한다. 삼성화재 KB손해보험 NH농협손해보험 흥국화재 DB손해보험 현대해상 메리츠화재 등 22개 보험사에서 실손 보험을 가입한 고객이 사용할 수 있다. 또 실손보험 빠른 청구 안드로이드와 아이폰 앱에서도 이용할 수 있다. 

수익은 보험사에서 서류 건당 지불하는 수수료에서 발생한다. 보험사에서 서류를 받아 처리하는 비용이 기존 방식보다 줄어 선호한다는 설명이다. 처방전 제출 서비스도 준비 중이다. 병원에서 약국으로 처방전을 보내는 시스템이다.

김 대표는 “병원과 약국, 병원과 보험사, 환자와 병원·약국·보험사 간 정보가 흐르는 네트워크 제공이 궁극적 목표이다. 모든 이용자가 편리하게 쓰는 최고 의료정보 플랫폼을 마련하겠다”고 밝혔다.

김동헌 대표는 부산 출생으로 서울대 수학과를 졸업해 1984년부터 2000년까지 한국IBM에서 사업본부장 등을 지냈다. 2000년 지앤넷을 창업해 대표이사를 맡고 있다.

안세희 기자 ahnsh@kookj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