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양국 무역전쟁 장기화 전망
- 中, 실질 구매력·교역량 1위
- 日 갈등 속 中과 더 교류해야

- 부산 유일의 중국 관련 포럼
- 회원 120명… 계간지 발행도

“미중 무역 갈등의 장기화에 대비해 우리 기업은 단기적으로 동남아 유럽 진출 등 수출시장의 다변화를 꾀해야 합니다. 중·장기적으로 대학과 협력해 원천기술을 개발해야 합니다.”

BCB포럼을 이끄는 부산대 김영재 교수는 최근 미중 무역 전쟁과 일본 수출 규제를 계기로 더 공부해 중국과 활발하게 교류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서정빈 기자

잠시 주춤했던 미중 무역 전쟁이 최근 다시 격화될 조짐을 보인다. 미국과 중국은 우리나라의 주요 교역국이다. 특히 미국은 수출국 1위를, 중국은 수입국 1위를 유지한다. 두 강대국의 무역 전쟁에 우리나라는 큰 영향을 받을 수밖에 없다. 부산에서 거의 유일한 중국 관련 포럼인 ‘부산차이나비즈니스포럼(BCB포럼)’을 6년째 이끄는 부산대 김영재(59·경제학부) 교수를 25일 만났다.

김 회장은 “2009년부터 부산대 중국연구소장을 맡았는데 중국과 우리나라의 교역 비중을 고려할 때 중국과의 협력 강화를 위한 포럼이 필요하지 않겠느냐는 목소리가 많아 2014년 12월 부산시, 중국총영사관과 함께 창립했다”고 포럼 창립 계기를 소개했다. 회원 수가 120명에 이르며 정규 조찬 모임 연 6회, 특별강연 연 3회를 연다. 계간지 ‘흥’도 발행한다. 게다가 상하이를 비롯해 칭다오 화이안 웨이하이 광저우와 협력 관계를 유지하며 투자단 파견 등 각종 교류 활동도 진행한다. 지난해에는 중국 개혁·개방 40주년 기념식 및 BCB포럼 송년회를 대규모로 열기도 했다.

“중국은 1978년 개혁·개방 이후 급속도로 성장했고 세계 2위의 경제 대국으로 발전했습니다. 우리나라는 중국과 이미 다양한 분야에 걸쳐 활발하게 상호 협력하고 교류합니다. 하지만 부산은 일본에 비해서는 중국에 관심이나 교류가 적은 편입니다.”

김 회장은 최근 미중 무역 전쟁과 일본 수출 규제를 계기로 더 중국을 공부하고 중국과 활발하게 교류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중국은 국내총생산(GDP)으로는 세계 2위지만 실질구매력은 세계 1위, 교역량 1위를 차지한다. 이렇게 거대한 시장을 바로 옆에 두고 무관심해서는 안 된다”며 “중국은 시진핑이 천명한 ‘두 개의 꿈’을 실현하고자 끊임없이 노력할 것이고 이를 막으려는 미국과의 갈등은 피할 수 없다”고 설명했다. 두 개의 꿈은 2021년 중국이 복지 국가를 실현하는 것과 중국 창립 100주년을 맞는 2049년 세계 제일 국가로 자리 잡는 것을 뜻한다. 중국은 2009년 위안화의 국제화를 선언하고 2010년 G2로 부상한 데 이어 2013년 일대일로(과거 실크로드를 다시 구축해 중국과 주변 국가의 경제 및 무역 합작 확대의 길을 연다는 대규모 프로젝트)를 천명하는 등 글로벌 리더로 성장하기 위한 단계를 착실히 밟고 있다.

이어 “미중 무역 전쟁은 쉽게 끝나지 않을 것이다. 인구 경제 등 여러 면에서 두 국가의 기본 역량이 대단하기 때문에 미중 갈등이 장기화할 것에 대비해야 한다”며 “까다로운 국가지만 중국을 공부하고 교류를 확대해간다면 결코 불가능한 일도 아니다”고 역설했다.

우리 기업은 어떻게 대응해야 할까. 그는 “최근 일본의 수출 규제를 계기로 중국과의 협력과 교류를 공고히 해 경제적 실익을 추구하는 것도 필요하다”며 “무엇보다 핵심 기술을 갖고 있다면 어느 나라도 건드릴 수 없기 때문에 무엇보다 기업과 지역 대학이 산학 협력을 활발히 해 원천기술을 개발, 보유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부산 출신인 김 회장은 배정고, 부산대 경제학과를 졸업했으며 미국 워싱턴대에서 경제학 박사 학위를 받았다. 한국은행 부산본부 및 부산연구원 자문교수, 부산대 기획부처장, 한국경제통상학회 회장, 부산대 경제통상대학 학장을 역임했다. 한국경제학회 부회장, BNK금융지주 및 부산은행 사외이사, ㈔국제금융포럼 공동 위원장을 맡고 있다. 조민희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