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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연 그림에 매료…전시회 찾아 마음의 평온 얻기를”

서동창작공간서 개인전 여는 조영재 화가

  • 국제신문
  • 정홍주 기자 hjeyes@kookje.co.kr
  •  |  입력 : 2019-06-13 20:21:59
  •  |  본지 27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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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0년 전 동서미술상 수상
- 전업 작가 되기로 결심
- 사슴·바위·은하수가 소재
- 풍경들 몽환적으로 묘사
- “해외 진출해 견문 넓힐 것”

그림 작업에 매진하려고 미술학원 운영을 접었다. 지금으로부터 10년 전이다. 전업 작가가 겪는 고민은 경제적인 문제에만 국한되지는 않았다. 경제적인 어려움에서 어느 정도 벗어난 뒤에도, ‘작가라는 존재 자체의 불안’은 사라지지 않았다. 그는 생계형 작가로서 경험과 삶의 태도를 바탕으로 현실과 다른 몽환적이고 초현실적인 모습의 풍경을 그려낸다.

조영재 작가가 부산 금정구 서동예술창작공간 전시장에서 자신의 작품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박수현 선임기자 parksh@kookje.co.kr
“작업에만 몰두하다 보니 그림이 좋아졌어요.” 최근 부산 금정구 서동예술창작공간 1층 전시장에서 만난 조영재(53) 작가가 웃으며 말했다. 그는 “생계형 작가를 거쳐 드디어 가장 평화롭고, 행복한 전업 작가가 됐다”고 표현했다.

조 작가는 서동예술창작공간 내 갤러리에서 오는 22일까지 개인전 ‘時空의 확장’을 연다. 벌써 22번째 개인전이다. 고래 모양의 커다란 바위 위에 서 있는 사슴을 그린 ‘사슴과 고래’, 숲의 밑그림에 환상적 색을 입혀 경이로운 느낌을 주는 ‘바위숲’, 자연물 고유의 색채를 배제하고 작가의 기억과 인식을 사물에 담은 ‘은하수’ 시리즈, 금정구 산성마을 작업실 인근 골목 풍경을 생경하고 신비롭게 표현한 ‘공작’ 시리즈, 에너지 덩어리를 상징하는 달을 소재로 한 ‘달과 선인장’ 등 최근 작품 36점을 선보인다. 그의 작품은 다양한 색의 물감을 수십 차례 층층이 올려 빛에 따라 겹쳐진 색이 드러나면서 환상적인 색감을 선보인다. 조 작가는 “빛이 있어야 완성되는 그림이다. 사람이 눈으로 보는 건 자기만의 풍경이지 진실이 아니다. 실제 풍경이 시간의 흐름에 따라 다르게 기억되듯 제 기억 속에 있는 세계를 우아하게 표현한 것이 이번 전시 작품” 이라고 소개했다.

경남 함양에서 태어난 조 작가는 부산대에서 서양화를 전공하고 홍익대 미술대학원(회화전공)을 졸업했다. 2008년 동서미술상 수상을 계기로 전업 작가가 됐다. 그는 “20대 때는 사회의식을 담은 그림에 몰두했다가 어느 순간 회의를 느껴 자연물을 그리기 시작했다. 사람들이 그림을 보고 마음의 평안을 얻길 바란다”고 말했다.

지금은 금정구 산성마을 작업실에서 하루 12시간 이상 작업에 몰두하고 있다. 세필로 그림을 그리는 데다 묽은 아크릴 물감을 10~30회 덧칠하는 기법이다 보니 손이 많이 간다. “타고난 재능은 없었지만 집중해서 작업하다 보니 계속해서 그림 실력이 좋아지는 것 같아요. 그림 역시 전과 달리 평화로운 느낌이 듭니다. 말하고 싶은 것은 줄이고 단순하면서도 감동을 주는 작업을 추구하고 있어요.”

그의 작품은 서양화 재료인 아크릴 물감을 사용하지만 세필을 사용한 정교하고 완성도 높은 작업으로 동양적인 느낌을 준다. 해외 아트페어에서 인기를 얻는 이유기도 하다. 그는 지난 2월 밀라노 어포더블 아트페어(AAF MILAN 2019)에 참가해 작품을 완판시킨 데 이어 다음 달 이탈리아 제노바에 위치한 Cella Art 갤러리 초대전도 성사시켰다.

그는 앞으로 해외 활동을 좀 더 확대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작가는 철학적 바탕이 중요한 것 같아요. 자신만의 작품 세계와 상상력을 잃지 않는다면 기술은 얼마든지 연마할 수 있습니다. 올해 유럽에서 좋은 성과를 거둔 만큼 이를 기반으로 해외 활동을 확대하는 게 목표입니다.” 느리더라도 세상의 평화에 이바지하는 작업을 하고 싶다는 작가의 다음 행보가 기대된다.

정홍주 기자 hjeyes@kookj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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