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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피플&피플] 에너지정의행동 정수희 씨

“탈핵 지역 여론은 공론화 과정서 묵살”

  • 국제신문
  • 김준용 기자 jykim@kookje.co.kr
  •  |  입력 : 2019-06-04 20:18:27
  •  |  본지 26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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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원전 가동으로 핵폐기물 발생
- ‘사용후핵연료’ 저장시설 필요
- 최근 재검토위 출범했지만
- 저장량·기간 등 논의 ‘깜깜이’
- 의사결정 문제 계속 지적할 것

“현 정부가 탈핵을 추진한다고 이야기하지만, 부산 바로 옆에 신고리원전 5·6호기를 짓고 있습니다. 또 연구용 원자로도 기장에 들어온다고 합니다. 오히려 핵 관련 시설이 늘어나는데 탈핵이 맞습니까?”

에너지정의행동 정수희 활동가는 사용후핵연료 관리 정책에 지역의 목소리가 담겨야 한다고 밝혔다.
에너지정의행동 정수희(41) 활동가는 부산 탈핵 진영의 상징적인 인물이다. 그는 부산에서 열리는 탈핵 관련 집회·기자회견 등에 빠짐없이 모습을 드러낸다. 2017년 기장군 한국수력원자력 고리원자력본부 고리 1호기 영구정지 선포식에는 지역 탈핵 인사를 대표해 문재인 대통령과 함께 단상에 오르기도 했다.

정 활동가는 지난달 29일 산업통상자원부가 출범한 ‘사용후핵연료 관리정책 재검토위원회(이하 재검토위)’의 문제에 집중하고 있다. 사용후핵연료는 원전에서 발전한 뒤 발생하는 일종의 핵폐기물이다. 강한 열과 방사선을 내뿜기 때문에 별도의 저장시설이 필요하다. 하지만 우리나라에서는 사용후핵연료가 원자로 내부 수조에 보관되고 있다. 경주 월성원전의 경우 2021년 포화할 것으로 예상된다. 고리 원전의 저장 포화 시점은 2024년이다. 포화 시점까지 저장시설이 만들어지지 않으면 국내 원전은 가동을 멈춘다.

정 활동가는 최근 잇따른 탈핵 관련 공론화 과정에서 지역 여론이 전혀 반영되지 않고 있다고 주장한다. 2017년 신고리 5·6호기 공론화에 이어 이번 재검토위에서까지 지역 여론이 묵살됐고, 결국 지역 여론은 공론화라는 이름에 짓눌려 사라진다는 것이다. “공론화 절차가 진행되는 과정에서 지역 주민의 목소리는 찾아볼 수 없는 현실입니다. 공론화와 별개로 핵발전소가 유치됐거나 만들어질 지역에 ‘거부권’을 행사할 권리는 줘야 합니다. 현재의 공론화는 ‘다수’라는 명분에 ‘소수’의 지역 의견을 뭉개버리는 부작용을 낳고 있습니다.”

그는 최근 출범한 재검토위가 지난 신고리 5·6호기 공론화 때보다 더 많은 문제를 갖고 있다고 본다. 재검토위가 꾸려지는 동안 일부 시민단체가 참여해 목소리를 냈는데, 실제 재검토위에서 어떠한 내용을 반영했는지 알 수 없다. 재검토위 준비단 단계에서 의사결정의 방식과 순서 등을 정한 뒤 사용후핵연료 저장시설과 관련된 논의를 진행해야 한다고 그는 주장했다. 예를 들어 현재 고리원전 부지 안에 들어설 가능성이 큰 사용후핵연료 임시저장시설의 경우 얼마나 많은 양을 저장할 것인지, 얼마나 오랫동안 보관할 것인지를 미리 정한 뒤 부지 선정 논의가 진행돼야 한다는 지적이다. “재검토위 준비 단계에서 만들어진 보고서는 아예 공개도 안 되고 있습니다. 정부는 사용후핵연료 시설을 지을 수 있다는 점을 국민에게 적극적으로 알리고 있지 않습니다.”

정 활동가는 재검토위 문제를 계속 지적해 나갈 생각이다. 4일 벡스코 앞에서 진행된 플래시몹 이벤트 ‘대한민국 방방곡곡 핵폐기물 가져가라’가 대표적이다. 정 활동가는 부산탈핵시민연대와 함께 부산 16개 구·군을 돌면서 플래시몹 행사를 진행한다. 국민이 원전과 사용후핵연료에 둘러싸여 살고 있는 지역 주민의 고통과 아픔을 알아야 한다는 취지다. “이번 재검토위는 애초에 잘못 구성됐습니다. 10만 년(사용후핵연료 반감기)의 책임을 위한 논의를 다시 시작해야 합니다. 처음부터 모든 과정을 다시 시작해야 합니다.”

부산대 사회학과를 졸업한 정 활동가는 대학생이던 1998년 환경 현장활동에 참가한 것을 계기로 탈원전 활동을 시작했고, 원전 소재지인 기장군 고리 지역 주민의 탈원전 운동을 주제로 석사 학위를 받았다.

김준용 기자 jykim@kookj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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