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단원들과 일주일 2회 연습
- 월드비전 합창단 지휘 이력

- “하나의 목소리 내는 과정 속
- 함께 살아가는 방법 터득해”

- 오는 31일 취임연주회 앞둬

“청소년 단원과 합창하는 것은 특히 재미있어요. 순수하고, 받아들이는 속도가 놀랍거든요. 일주일에 두 번씩 모여서 클래식, 뮤지컬, 한국음악, 팝 등 다양한 레퍼토리를 다루고 있습니다. 무한한 가능성을 가진 단원들이 앞으로 보여줄 화합이 더욱 기대됩니다.”

	지난 3월 취임한 부산시립소년소녀합창단 김수현 지휘자는 “아이들이 기본을 다지고 좋은 음악을 공부할 수 있도록 이끌겠다”고 목표를 밝혔다. 김성효 전문기자

지난 3월 부산시립소년소녀합창단 제5대 수석지휘자로 취임한 김수현(40) 지휘자는 합창단과 보낸 지난 두 달간 “즐거움의 연속이었다”고 말했다. 부담과 책임감보다 앞선 즐거움은 어릴 때 합창단 생활을 해 본 자신의 경험 덕분이기도 하다. 초등학교 3학년부터 고등학교 2학년까지 10년 동안 대구시립소년소녀합창단에서 노래했던 김 지휘자는 “그 시절로 돌아간 듯한 느낌도 받는다. 언니, 동생들과 자유롭게 음악을 즐겼던 분위기가 이곳에도 있다. 감회가 새롭다”고 웃었다.

“합창 지휘자 꿈도 합창단 생활을 하며 시작됐죠. 당시 대구시립소년소녀합창단 권영우 지휘자님을 따라 ‘한국합창심포지엄’을 다니며 국내외 훌륭한 지휘자들을 만났거든요. 그분들을 동경했고, 지휘의 꿈을 가진 주위 선배들을 보며 지휘자가 돼야 겠다는 꿈이 더 커졌던 것 같아요. 외길이었어요, 오직 지휘자!(웃음)”

당시 여성 지휘자의 무대가 적었음에도 김 지휘자는 국내 합창음악의 대부로 꼽히는 윤학원 교수가 있던 중앙대 작곡과에 진학했다. 윤학원 교수를 사사하고 졸업 후 미국 인디애나주립대학에서 합창지휘로 석사 학위, 일리노이주립대학에서 합창지휘로 박사 학위를 받았다. 2014년 5월 귀국 후 월드비전 합창단에서 3년간 지휘를 맡았다.

그는 “좋은 음악과 합창을 통해 아이들이 긍정적으로 자랐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꿈을 갖기 힘든 현실에서 자신과 다른 이가 어울려 만드는 목소리는 그 자체로 큰 힘이 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이어 “때론 자신을 낮추며 하나가 되기 위해 협력하고 배려하는 것이 합창 매력이다. 이 또한 함께 살아가는 법을 익히는 과정이다. 아이들이 올바르게 성장하는 데 힘이 되고 싶다”는 바람을 전했다.

김 지휘자는 오는 31일 취임연주회로 부산 관객에게 정식으로 인사한다. 부산 바다의 파도를 담아 ‘New Wave’로 부제를 정했다. 절제되고 힘 있는 곡과 경쾌하고 대중적인 곡을 고루 배치했다. ‘1st Wave’에는 미사곡으로 가브리엘 포레 모테트와 리투아니아 출신 작곡가인 미슈키니스의 ‘Missa Sancti Martini’를 노래한다. 오르가니스트 조현우도 함께해 평소 듣기 힘든 무대를 선보인다. 이와 함께 자장가, 가고파 등 우리 가곡을 ‘2nd Wave’에, 이집트 왕자와 올슉업 등 유명 뮤지컬 넘버를 ‘3rd Wave’에 담았다.

김 지휘자는 “아이들이 하기에 다소 힘든 곡도 일부러 넣었다. 공부가 될 수 있는 전통합창음악과 대중적으로 친숙한 음악이 밸런스를 맞춰 단원과 관객 모두에게 만족스러운 무대가 되길 기대한다”며 “부산시립소년소녀합창단이 올해로 46주년을 맞았다. 긴 전통과 경험을 가진 국내 최고 시립소년소녀합창단이 앞으로 더욱 활발히 활동해 다른 단체의 본보기로 자리 잡을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포부를 밝혔다.

안세희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