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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독사 방지 조례 제정해, 외롭지 않은 사회 만들 것”

박민성 더불어민주당 부산시의원

  • 국제신문
  • 김미희 기자 maha@kookje.co.kr
  •  |  입력 : 2019-04-11 20:24:47
  •  |  본지 27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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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7년간 시민단체서 활동이력
- 국제신문 시리즈 기사가 계기

- 형제복지원 조례 지난달 통과
- 부랑인 취급 명백한 인권유린
- 정부 명예회복 뒷짐 직무유기

‘한국판 아우슈비츠’로 불리는 부산 형제복지원에서 자행된 인권 유린 사건의 피해자 명예회복 및 지원에 관한 조례안이 지난달 열린 제276회 부산시의회 임시회에서 원안 가결됐다. 형제복지원 피해자에 대한 실질적인 지원이 공식적으로 이뤄지는 최초의 조례다.
   
박민성 부산시의원은 “사회적 약자를 시정의 중심으로 끌어올리는 게 목표”라고 밝혔다. 박수현 선임기자 parksh@kookje.co.kr
시의회 복지환경위원회 소속 더불어민주당 박민성(동래1·45) 의원이 대표 발의한 이번 조례에는 ▷형제복지원 사건 진상 규명을 위한 부산시 책무 ▷피해자 명예 회복 지원사업 ▷사건 피해신고센터 설치 ▷사건 진상규명 추진위원회 구성 등을 담고 있다. 지난해 9월 오거돈 부산시장이 30년 만에 형제복지원 피해자에 사과한 데 이어 지원 조례가 제정됨에 따라 진실 규명과 피해자 인권회복을 돕기 위한 노력이 공식화된 셈이다. 부산참여자치시민연대, 부산사회복지연대 등 지역 시민단체에서 17년간 일한 그는 활동가 시절 경험을 바탕으로 의정 활동을 펼치고 있다.

11일 만난 박 의원은 사건 피해자의 ‘명예 회복’을 강조했다. 그는 “형제복지원 피해자에 대한 명예 회복과 지원은 기본적으로 국가가 해야 할 일”이라며 “사과를 넘어 피해자의 명예 회복이 중요하기 때문에 조례안 명칭에 명예 회복을 넣었다”고 설명했다. 박 의원은 “피해자들은 부랑인이 아니었다. 우리 사회가 부랑인 취급을 하면서 인권을 유린했다”며 “당시 상황을 묵인했던 부산시민이 다 같이 고민해봐야 할 부분”이라고 안타까움을 표했다. 1970년부터 1987년까지 운영된 형제복지원에서 지옥 같은 생활을 보낸 원생은 수천 명에 이른다.

형제복지원 사건 피해신고센터인 ‘뚜벅뚜벅’은 지난해 12월 26일 부산도시철도 2호선 전포역 상가에 문을 열었다. 박 의원은 “만약 형제복지원 진상규명 특별법이 국회에서 통과됐다면 피해신고센터 같은 공간이 필요했겠는가”라고 되물었다. 그는 “정부가 제 기능을 하지 못하니 지방자치단체가 책임을 지고 피해자 지원 활동을 하는 게 아이러니한 현실”이라고 지적했다. 뚜벅뚜벅은 부산에 흩어져 있는 피해자의 목소리를 들을 수 있는 공간이다. 현재 형제복지원 진상규명 대책위원회와 연락이 닿는 피해자는 270명가량에 불과하다. 센터는 평일 오전 10시부터 오후 6시까지 운영된다. 신고나 문의는 센터 전화(051-888-1987, 8)로 하면 된다.

박 의원은 형제복지원 조례안에 이어 의미 있는 조례안을 준비하고 있다. 바로 ‘부산시민 외로움 치유와 행복 증진을 위한 조례안’. 가칭 ‘부산시민 외로움 방지 조례’라고도 부른다. 이 조례안은 국제신문과도 인연이 깊다. 국제신문은 2013년 ‘인연이 끊긴 사회’라는 제목으로 고독사 기획 시리즈를 보도했다. 박 의원은 “당시 기획시리즈를 함께 준비하면서 지역 고독사 통계를 최초로 분석했다”며 “고독사의 근본적인 원인은 외로움이었다”고 설명했다. 고독사 기획 기사가 이 조례안의 출발이었다. 그는 “외로움을 우리 사회의 문제로 인식해야 한다”며 “삶의 여유가 있어야 외로움을 즐길 수 있다. 현재는 외로움을 낭만으로 느끼기엔 사회가 각박하다”고 말했다. 이 조례안 자체가 하나의 사회적 메시지다. 박 의원은 “외로움의 근본 원인은 신자유주의 경쟁 사회”이라며 “경쟁에서 도태되면 외로울 수밖에 없고, 남을 이겨야 내가 살아남는 구조의 사회”라고 말했다. 이어 “조례 하나가 큰 힘이 될 순 없겠지만, 사회에 희망의 메시지를 던질 순 있다”고 강조했다. 박 의원은 이 조례안을 다음 달 발의할 예정이다.

김미희 기자 maha@kookj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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