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오랜 민원은 토론 통해 해결
- SNS 재개설해 콘텐츠 보강
- 국립해양박물관과 연계해
- 등대탐방·해양교실 등 계획
- BPA와 합동 워크숍도 예정

지난달 28일 러시아 선박이 부산 광안대교를 들이받는 초유의 사건이 발생했다. 부산해양수산청은 지난 21일 ‘부산항 선박 운항사고 예방 종합대책’을 세우고 용호부두 화물기능을 오는 6월 4일부터 완전히 중단한다고 밝혔다. 해양수산업계는 사고가 난 후 한 달도 안 돼 부산해수청이 발 빠른 대책을 세웠다고 평가하고 있다. 또 부산해수청이 연안화물선 유류세보조금 부정수급 의심사례를 대거 적발하면서 해양수산부가 한국석유관리원과 오는 5월 말까지 이에 대한 합동점검을 전국적으로 벌이고 있다.

부산해양수산청 김준석 청장은 “부산항의 운영 효율화를 꾀하고 항만 근로자들의 복지에 관심을 기울이겠다”고 말했다. 서정빈 기자

김준석(49) 해수청장이 지난해 12월 취임한 후 굵직한 사건을 잇따라 처리하면서 부산해수청이 달라졌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취임 후 큰 사건 사고가 많았던 것 같습니다. 시민과 업계의 이야기에 귀를 기울이며 사건을 해결하는 데 힘썼습니다. 이 밖에도 부산항의 오랜 민원을 토론을 통해 해결하려 노력하고 있습니다.”

김 청장은 영도구 봉래동 물양장의 예·부선 접안과 관련된 민원을 예로 들며 “부산항만공사(BPA), 관련 협회와 협의를 거쳐 60척까지 접안을 허용하되 장기 방치 선박은 이동시키는 것을 강구하고 있다”며 “근본적인 해결을 위해 동삼동 방파제(1㎞)를 새로 건설하기로 하고 본부에 항만 기본계획 반영을 요청하기로 했다”고 설명했다. 또 태풍이 지나간 후 일시에 입항선박이 몰려 선석이 부족할 경우 선사들이 북항에서 사용하지 않는 선석을 임시로 사용하도록 허가해 달라는 요구에 김 청장은 BPA와 업무협의회를 열어 해결하려 힘쓰고 있다.

그동안 항만 운영에 대한 실질적인 권한을 BPA가, 굵직한 해양정책은 해양수산부가 결정하다 보니 부산해수청의 역할이 모호하다는 말이 많았다. 하지만 김 청장이 취임 후 지역의 오래된 민원 해결과 역할 알리기에 적극적으로 나서면서 해수청을 바라보는 시선이 달라지고 있다. “부산해수청은 법적으로 BPA에 지도감독권을 행사하는 기관이지만 전문성을 인정하면서 서로 토론과 협의를 거쳐 업무를 진행하고 있습니다. 또 항만구역 내 공유수면·퇴적물 준설 및 해양보호구역·선원면허를 관리하고 항운노조 업무 등을 전반적으로 책임지고 있습니다.”

김 청장은 부산해수청 업무를 시민들이 좀 더 쉽게 이해할 수 있도록 해수청 페이스북, 블로그를 다시 개설해 콘텐츠를 보강하고 있다. 또 어린이와 시민들이 바다에 관심을 가지도록 국립해양박물관과 함께 등대탐방프로그램을 마련해 인기를 끌고 있다. “등대 탐방은 매회 20명을 뽑아 4회에 걸쳐 시행할 예정인데 올 8월까지는 이미 예약이 찼습니다. 초등 고학년을 대상으로 여름등대 해양학교를 1박2일로 2회에 걸쳐 실시할 계획이고, 초등학교 20개교를 대상으로 직원이 해양의 중요성을 설명하는 행사를 기획 중이며, 중학교 7곳을 대상으로 찾아가는 해양교실을 운영할 예정입니다.”

김 청장은 해양레저 및 관광산업 활성화를 위해 국제보트쇼, 부산항 축제 등 다양한 해양레저 체험 기회를 시민들에게 제공할 뿐만 아니라 이를 좀 더 확대하기 위해 부산시, BPA, 부산관광공사, 해양레저·관광업체가 참여한 ‘마리나네트워크’(가칭)를 다음 달 중 발족할 계획이다. 또 항만에서 일하는 노동자들의 안전사고를 줄이기 위해서 BPA와 협의회를 구성해 작업 안전 매뉴얼, 항만노동자 작업안전구역설치, 합동 워크숍 등 다양한 활동을 진행하고 있다.

김 청장은 부산해수청에서 일하는 동안 항만물류서비스 일원화, 벙커링·선박수리업·선용품공급업 등 항만부대사업을 활성화해 부산항의 부가가치를 획기적으로 높이는 데 기여하겠다고 포부를 밝혔다. 이은정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