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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피플&피플] 일·생활균형재단 송미란 이사장

“워라밸 정책 대부분 우리 손 거쳤죠”

  • 국제신문
  • 최정현 기자 cjh@kookje.co.kr
  •  |  입력 : 2019-02-21 20:30:37
  •  |  본지 30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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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4억 사비 들여 재단 설립
- 한부모 가정 위한 캠페인 등
- 협약 기업만 250개 넘어
- 유연근무제 등 매뉴얼 만들어
- 주 52시간 획일 적용은 문제

일·생활 균형. 영어로는 워라밸(work & life balance)인 일과 생활 사이의 균형 찾기는 이제 웬만한 사람들에게 익숙한 표현이 됐다. 효율적으로 일하고 퇴근 후 더 많은 여가 시간을 확보함으로써 삶의 질을 높인다는 의미의 일·생활 균형은 누구나 누려야 할 공통의 가치로 자리 잡아가고 있다. 일·생활 균형이란 표현을 가장 먼저 쓴 곳은 부산 해운대구에 본부를 둔 공익재단인 일·생활균형재단이다. 9년 전인 2010년 일·가정 양립재단이란 이름으로 서울에서 설립됐다. 2014년 현재의 이름으로 바꾸고, 자체 연구소를 제외한 본부를 부산으로 옮겼다.

일·생활 균형재단 송미란 이사장은 “기업을 비롯한 조직의 일·생활균형 관련 제도는 각자의 여건에 맞게 유연하게 적용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일·생활 균형재단 송미란(56) 이사장을 그가 운영하는 중소기업인 ㈜바이저 본사(경남 김해시 한림면) 집무실에서 만났다. 일·생활 균형재단은 송 이사장이 24억 원의 사재를 출연해 세웠다. “기업을 경영하면서 사회적으로 기여해야 한다는 생각을 했습니다. 적은 돈은 아니었지만 망설임 없이 재단 설립에 나섰습니다.”

송 이사장은 부산대에서 지질학(학사) 경영학(석사) 기술사업정책학(박사)을 두루 전공했다. 1991년부터 시작한 직장생활을 바탕으로 2005년 판형 열교환기 개스킷을 제조하는 현재의 바이저를 설립했다. 이 분야 원천기술을 확보하고 있고, 생산 품목 다양화 등 사업 다각화에도 성공하면서 탄탄한 성장세를 이어가고 있다. 2014년에는 바이저시스템이라는 자회사도 별도로 설립했다.

송 이사장은 집무실 서재에 꽂혀 있던 여러 권의 책을 내밀었다. 제목을 보니 ‘일하는 방식 문화개선 매뉴얼’ ‘한국형 파더링 개발’ 등으로 일·생활 균형 재단 연구소에서 정부의 의뢰를 받아 제작한 보고서다. “정부가 그간 추진해 온 일·생활 균형 관련 정책이나 기업의 유연근무제 시간차근무제 등 상당 부분은 저희 재단의 손을 거쳐갔다고 보면 됩니다. 처음부터 일·생활 균형 정책의 교과서에 해당하는 이른바 ‘에센셜북’을 만들고 싶었습니다. 재단의 설립 목적이기도 합니다.”

재단은 중소기업인이나 소상공인들을 위한 일·생활 균형 경영 컨설팅도 시행하고 있다. 또 아빠와 함께 소풍 가기 등 남성육아 활성화, 한부모 가정을 위한 프로그램 등 다양한 캠페인도 펼치고 있다. 재단이 진행하는 부산시 일생활 균형 캠페인에 협약한 지역 기업 수만 250개가 넘는다. 2016년부터는 부산시 부산고용노동청 등과 함께 매년 일·생활 균형 우수기업 경진대회도 열고 있다. 그동안 주로 부산시나 서울시 등과 함께해오던 일·생활 균형 관련 릴레이 토론회도 올해는 경남도 창원시 김해시 등으로 확대해나갈 계획이다.

바이저의 실제 일·생활 균형 경영이 궁금했다. 회사는 작은 규모에도 직원을 위한 카페가 있다. 직원 식당에는 언제든 쉴 수 있는 남녀 수면실도 있다. 매주 수요일은 야근을 불허한다. 송 이사장은 매일 아침 첫 일정을 현장 근로자에게 따뜻한 음료를 직접 건네는 것으로 시작한다. “일과 생활에 균형을 찾는 데 정답이 있는 것은 아니라고 생각합니다. 주어진 여건에서 소속원들이 합의점을 찾으면 된다고 봅니다.” 이 대목에서 송 이사장은 정부에 아쉬움도 피력했다. “주 52시간 근무나 최저임금 인상 등은 사회 모든 구성원 행복해지기 위한 것이죠. 하지만 획일적 적용으로 중소 제조업체 등 일부 현장에서는 노사 모두 불만입니다. 일·생활 균형 취지와도 맞지 않습니다.”
㈔한국여성벤처협회 부산경남지회장을 역임한 송 이사장에게 여성 기업인을 꿈꾸는 후배들에게 하고 싶은 말을 부탁했다. “(기업인으로서) 여성이 가진 강점이 더 많습니다. 두려워 말고 당당하게 도전하세요.”

최정현 기자 cjh@kookj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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