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30년 공직 해안방재 전문가
- 실무 현장 20년 데이터 모아
- 국내 지진·해일 가능성 경고
- “기초단체 10곳 연안 접해
- 재해 교육과 훈련 일상화를”

우리나라의 해안선 길이는 1만4962㎞, 연안은 9만1000㎢이며, 전국 226개 기초지방자치단체 중 3분의 1인 74개 지자체가 연안에 자리 잡고 있다. 하지만 지구온난화 등 기후변화로 해수면이 상승하면서 해일, 해안·항만 구조물 설치 등에 따른 연안침식이 심화되고 연안재해 피해도 증가하고 있다.

윤덕영 영도구 도시안전국장은 “연안재해 방재교육 및 대비 훈련을 일상화해 재해에 대한 개념을 확실히 가져야 한다”고 강조했다. 전민철 기자 jmc@kookje.co.kr

우리나라도 최근 수년 새 포항, 경주지역에 발생한 강력한 지진으로 큰 피해를 입은 데 이어 지난 10일 낮 경북 포항 앞바다에서 리히터 규모 4.1 지진이 발생, 다시 한번 간담을 서늘하게 했다.

전문가들은 불가항력으로 보이는 자연재해도 제대로 알고, 대응하면 피해를 줄일 수 있다고 입을 모은다. 30년 부산시 공직생활 동안 해안·항만 및 방재에 대한 실무를 담당해 온 부산 영도구 윤덕영 도시안전국장(전 부산시 연안개발팀장)은 최근 ‘연안재해’ 서적을 발간해 방재교육과 훈련의 필요성을 강조했다. 부산대학교 토목공학과 학사·석사·박사 출신인 그는 항만 및 해안기술사이다.

그는 책을 낸 계기에 대해 “지구온난화에 따른 해수면 상승을 다루는 전문서적이 없다는 사실이 안타까웠다. 시민들의 안전교육과 관련한 해일, 쓰나미 등 연안재해를 기술한 책도 없어 20년 동안 자료준비를 하고 2년 동안 글을 썼다”고 말했다.

윤 국장에 따르면 우리나라는 지진해일, 폭풍해일의 안전지대가 아니다. 폭풍해일로는 2016년 태풍 차바를 비롯해 2002년 루사, 2003년 매미 등으로 많은 인명과 재산 피해를 봤다. 수차례 겪어 온 폭풍해일은 그렇다 쳐도, 지진해일은 동남아지역에서 주로 일어나지 않느냐는 질문에 그는 “1983년과 1993년 일본에서 발생한 규모 7.7과 7.8의 지진으로 동해안 항만·어항에서 지진해일이 일어났다. 5명의 인명피해와 당시 금액으로 7억6000만 원 상당의 손실을 입었다”고 설명했다. 이어 그는 “2004년에는 인도양 대지진해일로 30여만 명이 죽거나 행방불명됐다. 동남아지역의 지진해일이 더는 남의 이야기가 아닌 것이 해마다 이곳으로여행을 떠나는 한국인 관광객이 엄청나게 많기 때문이다. 당시 지진해일이 일어난 해안은 유명 리조트가 있던 곳으로 독일 스웨덴 영국 이탈리아 등지의 관광객 수천 명이 인명피해를 봤다”고 덧붙였다.

이 같은 위험에 빠졌을 때 대처하는 다양한 매뉴얼이 있다. 쓰나미의 경우 땅 흔들림이나 굉음, 물이 빠지는 전조현상이 있으면 무조건 높은 곳으로, 바다를 등지고 뛰는 방법 등이다. “2011년 동일본 대지진해일로 2만여 명의 사상자가 났습니다. 당시 가마이시에서도 인구의 8.5%인 1000명이 희생됐지만 그 지역 14개 초등·중학교 학생은 3244명 중 5명이 희생됐습니다. 생존율이 99.8%였죠. 학교가 평상시 재난대응 훈련을 반복한 결과로 평가되면서 ‘가마이시의 기적’이라고 불립니다. 그만큼 평소의 지진 및 쓰나미 대비 재해교육이 필요합니다.”

책은 전체 8장으로 구성됐다. 제1장은 지구온난화에 따른 해수면 상승과 연안재해, 우리나라의 연안방재 대책 수립 관련 사항 및 항만의 연안재해 대책을 알아보고 2장에서는 폭퐁해일의 발생 전파, 경험적 예측식과 수치계산 및 국내외 실태, 4장에서는 우리나라 동해안 등지에서 발생할 수 있는 지진해일에 관한 사항으로 발생원인, 수심변화에 따른 지진해일 변화 및 대책에 관해 서술했다.

윤 국장은 “부산은 16개 구·군 중 10곳이 연안과 접해 폭풍해일 등으로 피해 우려가 항상 있고 앞으로 더 늘어날 것으로 예상된다. 초중고교에서 연안재해에 대한 방재교육 및 훈련을 상시적으로 실시해 어릴 때부터 재해에 대한 개념을 확실히 가져야 할 것이다”며 “이 책이 지자체의 연안재해 EAP(비상대처계획) 수립에 참고가 되길 바란다”고 말했다.

임은정 기자 iej09@kookj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