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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연화장품 수익 절반은 원료산지 기니 주민 지원”

카리테연구소 김창열 대표

  • 국제신문
  • 박정민 기자
  •  |  입력 : 2019-01-01 20:17:14
  •  |  본지 27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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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5년 전 기니 찾아 사업 인연
- 글로벌기업 현지인 착취 목도
- 직접 화장품 생산 나선 계기

- 아프리카에 복지법인 설립해
- 의료·음식봉사 및 학교 건립

부산 부산진구 롯데백화점 부산본점 7층에 체험형 스트리트 마켓 ‘빌리지 7(Village 7)’이 있다. 플리마켓에서나 볼 수 있던 젊은 작가와 창업가의 브랜드를 유치해 젊은 고객의 감성을 자극하는 마케팅을 펼친다. 시어버터 천연 화장품을 출시한 ‘카리테 연구소’는 빌리지 7에 입점한 브랜드 중 가장 성공을 거뒀다고 손꼽힌다. 부산본점에서 시작해 롯데백화점 울산점, 롯데몰 진주점에 매장을 냈다. 불과 1년여 전까지 인터넷과 플리마켓이 주 유통경로였던 걸 생각하면 커다란 발전이다.

   
부산 부산진구 롯데백화점 부산본점 7층 ‘카리테 연구소’ 매장에서 김창열 대표가 아프리카 봉사활동에 나서게 된 계기를 설명하고 있다. 서정빈 기자
카리테 연구소가 특별한 건 단지 짧은 시간에 급속한 성장을 이뤘기 때문은 아니다. 카리테 연구소는 수익금의 절반 이상을 제품 주원료인 시어버터를 생산한 주민을 위해 쓴다. 바로 아프리카 기니 주민이다. 기니에 복지법인을 세우고 수익금을 기부해 현지인에게 의료·의류·음식을 지원하고 학교를 설립했다. 롯데백화점 부산본점 카리테 연구소 매장에서 김창열(56) 대표를 만나 아프리카 봉사활동에 그토록 열정적인 이유를 물었다.

“걷지도 못할 정도로 몸이 망가졌다가 겨우 회복한 적이 있어요. 15년 전 일입니다. 건강을 회복하자 한 지인이 ‘서부 아프리카에서 보크사이트를 채굴해 배로 들여오면 수익이 많이 남는다’고 제안했어요. 실제로 기니로 가 현지인들과 먹고 자며 사업을 했어요. 그런데 기니 사람들 사는 게 말이 아니었어요. 어느 날 쓰레기를 모아놓은 데 가보니 한 아이가 죽은 채 굳어 있더라고요.” 김 대표는 당시가 생각난 듯 몸서리를 치며 말을 잇지 못했다. “전 죽다 살아난 사람이었어요. 예전과 생각하는 게 180도 바뀌었죠. 한국에 들어가면 어디 가서도 밥은 먹고 살아요. 그런데 기니 아이들은 축구를 하다 발을 다치면 그 치료를 제대로 못 해 다리를 절단하죠. 제가 도와줘야겠다는 사명감이 들었어요.”

처음엔 한국에서 약을 사서 간 그는 기니 아이들이 피부병을 치료하도록 도움을 줬다. 현지에서 지내는 시간이 길어지자 경제적 착취 구조가 눈에 보였다. 유럽 명품 화장품 회사는 시어버터를 추출하는 카리테 열매를 상상 이상으로 싼 가격에 사 갔다. 현지인에게 주는 임금도 형편없었다. 아프리카에서만 생산되는 귀한 원료가 싼값에 대량으로 팔려나가는 걸 보고 김 대표는 “차라리 내가 비싸게 사서 팔아보자”고 결심했다. 고용을 통한 경제적 자립이 장기적으로 기니를 위한 길이라는 판단도 있었다. 한국에 판로가 마땅히 없자 스스로 시어버터 화장품을 개발하기 시작했다.

“화장품에 문외한이던 제가 아프리카 친구들을 돕겠다는 일념 하나로 2006년 카리테 연구소를 세운 뒤 8, 9년 동안 연구만 했습니다. 2016년에야 특허를 냈죠. 100% 수작업으로 제품을 만듭니다. 손이 많이 가고 예민한 과정이라 기계화하려야 할 수가 없어요. 더 많은 수익을 내 더 많은 아프리카 친구를 돕고 싶지만 한계가 있어요.”

카리테 연구소는 시어버터 베이비크림, 풋크림, 핸드크림, 립밤을 비롯해 아프리카 화산재와 약초를 결합한 ‘화산재 비누’를 판매한다. 천연 성분을 강조하다 보니 아이 건강을 걱정하는 부모에게 특히 인기가 많다.
김 대표는 “화학 성분을 첨가하지 않고 아프리카에서 전통 방식 그대로 시어버터를 추출해 한국으로 가져온 뒤 화장품을 만든다. 이를 ‘비정제 시어버터’라 부르는데 시어버터 본연의 풍부한 영양분이 살아 있다”고 강조했다.

그는 아프리카 친구들이 경제적으로 윤택해지는 걸 볼 때 가장 기쁘다고 했다. “현지 회사 직원이 아이들을 학교에 보내고 집을 사고, 제게 시어버터를 공급하는 아주머니가 가게를 차렸어요. 힘들어도 아프리카 봉사활동을 그만둘 수 없는 이유죠. 새해에도 그동안 얻은 수익금을 들고 아프리카에 갈 겁니다.” 박정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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