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병원 건립부터 장비 확충까지
- 부울경 대표병원 만들기 헌신

- 치료·후학양성 기능은 기본
- 데이터 분석 맞춤형 처방으로
- 의료계 4차 산업혁명 선도

“인생에서 가장 활동적 시기인 40대 말과 50대 전부를 양산부산대병원에 쏟아부었으니 병원이 곧 나였던 셈이에요. 2011년 진료처장 보직에서 물러났을 때 발치한 치아가 8개나 됐으니 말 다 했죠.”

양산부산대병원 노환중 병원장이 개원 10년을 맞은 소감과 앞으로의 병원 운영 방향을 설명하고 있다. 전민철 기자 jmc@kookje.co.kr

지난 24일로 개원 10주년을 맞은 양산부산대병원의 노환중(59) 병원장은 개인적으로도 감회가 새롭다. 개원준비단 때부터 활동한 ‘창립 멤버’로, 지난 10년간 양산부산대병원이 부산 울산 경남지역을 대표하는 상급종합병원으로 확실히 자리 잡는데 그의 공을 빼놓을 수 없다. 초대 기획실장을 맡아 3400억 원에 달하는 병원 건립과 공간 조정을 계획, 2000억 원에 육박하는 의료장비를 포함한 모든 물품을 세팅했다. 2010년에는 진료처장을 맡아 개원 2년 만에 JCI(국제의료기관평가위원회) 인증을 얻었다. 신생병원으로서 세계적 병원임을 인정받는 국제 인증을 얻어내기란 쉽지 않은 일이었다.

2015년 병원장에 취임하고 지난해 연임하면서 그가 가장 신경 쓴 것은 부산대병원 본원과 양산부산대병원 분원 간 대립과 갈등을 끝내고, 분원의 정체성을 확립하는 일이었다. 노 병원장은 “양산부산대병원 운영위원회를 만들어 책임경영을 시행하고, 이사회 승인으로 양산부산대병원이 소유한 23만여 ㎡ 부지에서 마스터플랜을 추진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판단했다”며 “이 두 가지가 해결되지 않으면 우리 병원은 한낱 지방국립대병원분원일 뿐이며, 더는 도약하기 힘들다고 생각했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특유의 추진력으로 이 문제를 풀고 나니 다른 어려운 과제가 닥쳤다. 지난 10년간의 성과를 바탕으로 앞으로 다가올 10년을 대비하는 일이다.

그는 “지난 10년간 1297병상의 상급종합병원으로 규모를 키운 것은 물론 질적으로도 질환의 난이도 면에서 부울경 대학병원을 넘어 수도권 빅 5 대형병원 수준으로 단기간 내 폭풍 성장을 했다”며 “특히 간(현재까지 420례)뿐 아니라 폐(52례) 췌장(41례) 심장(33례) 등 고난도의 장기이식과 로봇·내시경을 이용한 미세침습술, 최첨단 장비를 활용한 혈관수술, 신생아 수술 등 외과 분야에서 두각을 나타냈는데, 수술에 강점을 보인다는 건 내과가 더 높은 수준으로 받쳐준다는 의미”라고 강조했다.

진료 부문 성적을 바탕으로 앞으로는 연구에 초점을 두겠다는 게 노 병원장의 큰 그림이다. 그는 “대학병원의 3요소인 교육 진료 연구 중 그간은 병원이 자리 잡는 데 몰두해 연구 부문을 키우지 못 한 건 사실”이라며 “의생명 연구를 주도하는 연구중심병원이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내년 3월 의생명연구동을 완공하고, 문재인 대통령의 지역 공약인 ‘동남권 의생명 특화단지’ 건립을 추진 중이다. 정부가 시행하려는 연구개발특구 및 규제자유특구 유치에도 나선다. 이러한 인프라를 바탕으로 양산부산대병원은 대표 미래먹거리인 헬스케어 산업을 주도하겠다는 비전을 밝혔다.

노 병원장은 “치료와 후학양성은 기본이고, 고령화에 대비한 헬스케어 산업을 이끌 연구중심병원으로 나아가고자 한다”며 “또한 ‘치료’에서 ‘예방과 관리’로 의료 패러다임 변화하는 데 대비해 환자 정보를 인공지능으로 분석하고, 환자별 맞춤형 관리를 할 수 있는 도구인 ‘개방형 클라우드 플랫폼’ 개발에 참여해 의료 분야 4차 산업혁명을 선도해갈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지금까지는 비상하기 위해 활주로를 달리는 시기였고, 이제는 선도하는 병원으로 날아오를 때”라며 “지역을 대표하는 공공의료기관으로서 기본 역할을 다하면서 더 큰 꿈을 꾸겠다”고 밝혔다.

노 병원장은 부산 대동고와 부산대 의대를 졸업하고 부산대병원에서 이비인후과 전문의를 취득했으며 1994년부터 부산대병원 교수로 재직했다. 삼남비과포럼 회장, 대한이비인후과학회 이사장 등을 역임했다.

이선정 기자 sjlee@kookj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