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본지 공동개최 3년 안돼 성공
- 보건소 홈페이지·SNS 활용
- 다양한 채널로 회원 관리
- 강의 전 1시간 노래교실도
- 지자체 건강증진 우수사례

지난 10일 오후 3시 부산 사하구청 4층 대강당은 300여 명의 시민으로 북적였다. 고신대복음병원, 사하구, 국제신문이 2016년 3월부터 매달 첫째 주 수요일 공동 개최하는 ‘시민건강교실’이 만 3년이 채 되기도 전에 무료 건강강좌의 성공 사례로 자리 잡은 것이다. 고신대복음병원의 계절에 맞는 수준 높은 강의와 국제신문의 언론 보도는 물론 사하구보건소의 적극적인 홍보가 한몫했다는 평가가 나온다.

홍상기 부산사하구보건소장이 고신대복음병원, 국제신문과 공동 주최하는 시민건강교실의 성공 비결을 말하고 있다.

홍상기(59) 사하구보건소장은 시민건강교실이 있는 날이면 어김없이 행사가 끝날 때까지 자리를 지키며 참석한 어르신에게 깍듯이 인사하고 불편한 점이 없는지 살핀다. 지난 10일에는 건강교실에 앞서 열리는 노래교실이 예정보다 일찍 끝나자 “보건소장! 노래해! 노래해!”라는 어르신의 요청을 받고 홍 소장은 바니걸스의 ‘그 사람 데려다주오’와 진시몬의 ‘보약 같은 친구’를 불렀다. 박수가 터져 나왔다. 그가 건강교실에서 노래를 부른 것은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지난해 3월 노래교실이 끝나고 건강교실이 시작될 무렵 노트북에 든 강의 내용을 대형 화면에 띄우는 데 문제가 생겼다. 순간 객석에서 “고장 난 것 아니냐”는 웅성거림이 나오기도 했다. 노래교실의 여흥이 채 가시기 전이라 시민들이 “노래해”라고 외치자 그는 순발력 있게 마이크를 들고 이미자의 ‘섬마을 선생님’을 불렀다. 덕분에 그사이 직원들이 문제를 원만하게 해결할 수 있었다.

그는 “고신대복음병원, 국제신문, 사하구가 함께하는 건강교실을 조기 안착하기 위해 사하구청·보건소 홈페이지 구보 전자게시판 등 다양한 홍보 채널을 활용해 건강교실 강의 내용을 알리고, 전단을 만들어 동사무소와 아파트 관리사무소를 통해 아파트 입주민에게 세대별로 배포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뿐 아니라 밴드, 단문 문자서비스 같은 SNS도 적극 활용하고 있다. “건강교실 현장이나 보건소 등지에서 시민건강교실 회원신청을 받아 회원에게 강의 내용을 문자로 알려줍니다. 문자를 보고 유익한 내용의 강의를 혼자 듣기 아까워서 다른 구에 사는 친구와 같이 오는 경우가 많아요. 요즘 어르신 상당수가 스마트폰을 사용한다는 점에 착안해 밴드까지 만들어 회원을 관리하고 있어요.”

그는 “고령사회를 맞아 시민건강교실이 어르신에게 건강 내비게이션 역할을 한다”고 강조했다. “‘건강을 잃으면 다 잃는다’는 말이 있듯이 나이가 들수록 건강에 대한 관심이 커지고 있습니다. 최고의 전문가로부터 질환 치료 및 예방법에 관한 질 높은 강의를 무료로 들을 수 있으니 얼마나 좋습니까? 안 들으면 손해죠. 덤으로 건강교실 전에 1시간 동안 노래를 따라 부르며 스트레스도 풀 수 있죠.” 이날 고신대복음병원 안과 남기엽 교수가 ‘망막에 생기는 혈관 질환’을 주제로 강연했다.

그는 시민건강교실과 연계해 다양한 건강증진 사업을 꿩 먹고 알 먹기식으로 홍보하고 있다. “오늘 강의 자료와 경품 응모권을 나눠주는 곳 앞에 독감예방접종, 결핵 예방, 암 검진 안내판을 세워 놓고 홍보했으니 1석 4조의 효과를 거둔 셈이에요. 300명이 넘는 시민에게 홍보하려면 적지 않은 시간과 발품이 필요한데 건강교실과 연계하면 한 방에 해결할 수 있으니 얼마나 효과적입니까.”

사하구보건소 직원들은 홍 소장의 리더십 아래 한마음으로 ‘신건강취약계층, 혼자서도 fun fun 하게’ 사업을 추진해 지난 5월 보건복지부의 ‘제10회 지방자치단체 건강증진사업 성과대회’에서 지역사회 통합건강증진사업 우수사례로 선정됐다. 전국 255개 보건소 가운데 부산 1위, 전국 6위에 포함됐다는 뜻이다.

그는 “이 사업은 1인가구, 이른바 혼밥족을 위한 세대 맞춤형 건강돌봄시스템”이라고 설명했다. 홍 소장은 경남 산청 출신으로 부산 동성고를 졸업하고 인제대에서 보건학 석사학위를 취득했다.

오상준 기자 letitbe@kookj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