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KTX부산역 지하화 통해
- 철도·북항 통합개발이 대안
- 화물중심 항만경제 실익 없어
- 해양관광 육성 적극 나서야

“지방의 모든 행정사무 권한과 예산의 80%를 중앙정부 부처가 움켜쥐고 있으면서 예산을 중앙정부의 입맛에 맞는 사업에는 먼저 배정하고 나머지 사업은 ‘떡고물 나누어 주기’식으로 처리하는 무늬만 지방분권인 상황에서는 제대로 된 지방자치 구현은 어렵습니다. 특히 부산은 오랜 목표였던 글로벌 해양수도 건설을 구체화시키지 못하면서 도시 위상과 각종 지표가 추락하고 있습니다.”

최도석 부산시 의원은 “부산의 경제구조상 지역의 특성을 살린 해양관광의 활성화가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서순용 선임기자 seosy@kookje.co.kr

부산시의회 최도석(부산 서구2) 시의원은 부산의 발전 방향에 대해 이같이 진단했다. 최 의원은 지난 6·13지방선거에서 더불어민주당의 거센 당선 바람 속에서도 살아남은 자유한국당 선출직 시의원 5명 중 1명으로 초선이다. 대학과 연구소, 부산시공무원, 부산발전연구원(BDI)으로 정책 개발 파트를 두루 거친 해양개발 분야 전문가다.

최 의원은 부산이 글로벌 해양도시로 나아가기 위해서는 해양을 중심으로 한 개발과 관광이 유기적으로 이뤄져야 한다는 주장을 펴고 있다. 그는 “북항재개발 사업은 KTX부산역 지하화를 통한 철도와 항구 통합개발이 상식적인 대안임에도 철도 역세권과 항구 재개발이 따로 가고 있다”면서 “거대한 육교 하나로 철도와 항구를 통합하겠다는 주먹구구식 개발 방식에 몰두하는 것도 모자라 관광기능이 핵심인 북항재개발 사업에 석유시추 관련 공업기능인 해양플랜트를 비롯한 제조업을 유치하는 해양산업 클러스트의 구축을 추진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철도와 항만을따로 개발하는 이상한 구조로 마리나 관련 외국 투자자는 철수했고 국내 대기업들도 공업기능과 관광기능이 뒤섞인 북항재개발에 투자의사를 보이지 않고 있다”고 진단했다.

최 의원은 또 “부산항에서 형성된 수출입 컨테이너 화물 처리와 관련된 항만경제 대부분이 외국계 터미널 운영사 또는 서울의 본사로 역류되어 지역경제에 기여도가 높지 않다. 컨테이너 화물 중심의 항만경제는 지역발전과 반비례해 성장했다. 장소만 제공하고 고용 창출 등 실익은 없는 ‘빈 깡통’ 같은 항만물류 중심도시가 부산이었다”면서 “앞으로 의정활동을 통해 부가가치 창출이 높은 해양관광을 비롯한 해양산업을 외면하고 컨테이너 화물 처리를 중심으로 한 도시 육성을 고집하는 민선 7기의 해양정책을 진단하고 대안을 제시할 생각”이라고 강조했다.

최 의원은 3차 서비스산업이 약 80%를 차지하는 부산의 경제구조상 지역의 특성을 살린 해양관광의 활성화가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그는 “현재 부산의 관광 경쟁력은 낮다. 특히 지구촌 관광 트렌드가 해양관광으로 바뀐 지 오래전임에도 해양도시를 추구하는 부산은 해양관광에 뒷전이다. 벡스코 컨벤션과 마이스 관광과 같은 내륙 관광에 집착하는 현실”이라며 “오거돈 부산시장의 공약에서도 고용 창출 효과가 화물·물류산업보다 수십 배에 달하는 해양관광의 정책이 너무나 빈약하고, 취임사에서도 관광이라는 두 글자는 없었다. 시정이 거꾸로 가는 것은 아닌가”라고 반문했다.

최 의원은 최근 화두가 되고 있는 시의회와 시의 협치에 대해서도 쓴 소리를 했다. 그는 “시의회의 바람직한 협치는 ‘부산발전’이라는 시민을 위한 공동목표에 두고 지혜를 모으는 것이지 협치를 주도해야 할 주체가 정치적 이해관계 득실을 토대로 하거나 보여주기식의 협치를 앞세우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면서 “부산시도 주요 정책 사업이나 예산 책정의 추진 단계에서 시의회를 배제한 채 모든 것을 확정 짓고 난 이후 시의회와 사후 협의를 할 것이 아니라 정책추진 과정에서 사전협의를 하는 것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윤정길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