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주요 12개 선급연합체 수장
- 세계 선복량 95% 안전 관리
- “자율운항선박·빅데이터 분석
- 4차 산업혁명이슈 중점 두고
- 선박사이버보안 기술 개발도”

부산 강서구 명지동에 본사를 둔 한국선급(KR)은 한국을 대표하는 유일한 선박검사기관이다. 이어지는 해운·조선 불황과 프랑스선급 개방 등 어려운 시장 환경 속에서도 경쟁력을 강화해 국제적 명성을 유지하고 있다.

	최근 국제선급연합회(IACS) 의장직을 맡은 이정기 한국선급 회장은 “회원 선급들과 국제 현안에 대해 유기적으로 협의해 나가도록 노력하고 있다”고 밝혔다.

한국선급 이정기(63) 회장은 지난 7월부터 세계적인 선급 연합체인 국제선급연합회(IACS)의 의장직을 맡아 모든 의사결정을 총괄하고 있다. IACS는 전 세계 선복량의 95%에 해당하는 선박의 안전을 관리하고 국제해사기구(IMO)에 기술자문 등을 수행하는 세계 주요 12개 선급의 연합체다. 해상안전과 해양환경 등을 개선하고 다른 국제단체와의 협력을 도모하기 위해 1968년 10월 설립돼 올해로 50주년을 맞이했다. 전 세계 선복량의 95%의 안전을 관리하는 IACS의 의장은 임기가 1년으로 세계 조선·해운 관련 업계에 큰 영향력을 행사한다.

“세계 해사업계가 변화의 기로에 서 있는 중요한 시기에 의장직을 수행하게 돼 막중한 책임감을 느끼고 있습니다. 회원 선급들과 국제 현안에 대해 유기적으로 협의해 나가도록 노력하고 있습니다.”

이 회장은 상호 경쟁 관계인 타 회원 선급 간의 이해관계를 잘 조정하고 세계 해사안전과 환경보호라는 조직의 목적을 잘 수행하도록 힘쓰겠다고 13일 밝혔다. 그는 의장직을 수행하는 동안 사이버 보안과 자율운항선박, 빅데이터 분석 등 4차 산업혁명 관련 이슈와 IMO의 연료유 황 함유량 규제 강화로 대표되는 환경 이슈 등에 중점을 둘 계획이다. “해사업계가 오는 2020년 시행되는 IMO의 황 함유량 규제 강화, 연료사용량 보고체계 등 다양한 환경 규제로 어려움을 겪어 이에 대한 혼란을 최소화할 수 있도록 IACS 차원에서 정확한 정보를 적시에 제공해 대응력을 높일 수 있도록 도울 방침입니다.”

그는 선급의 고유 업무영역인 선박 과 해양구조물의 건조 기준 개발 및 해사안전 향상을 비롯해 디지털시대에 해사업계가 선급에 요구하고 있는 새로운 역할 재정립에도 집중할 방침이다. IACS 회원 선급들과 긴밀한 공조를 통해 자율운항선박과 원거리 검사 기술, 사이버 보안 등 4차 산업혁명 관련 이슈에 해사업계가 효과적으로 대응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는 것이다.

“전 세계 화두인 4차 산업혁명 기술이 조선·해운 분야에도 접목돼 선박 운항 효율성이 크게 증대되고 있는 반면 선박이 사이버 공격에 취약해지는 등 위험 요소가 늘고 있습니다. 사이버 보안과 관련된 각종 기준을 제시하고 안전 가이드라인 적립에 역점을 두고 추진할 계획입니다.”

이 회장은 IACS 의장직 수행과 함께 한국선급의 경쟁력 강화를 위해서는 인재양성과 미래기술 확보를 통한 디지털 선급 등 다양한 방안을 모색하고 있다. “동반산업인 해운·조선업계가 깊은 침체를 겪으면서 한국선급의 수입도 감소하고 있습니다. 다른 해외 선급은 대규모 구조조정을 감행했지만 우리는 고급인력 양성에 시간이 오래 걸리는 만큼 다른 비용을 절약하는 방향으로 위기를 극복하고 있습니다.”

한국선급은 이외에도 선박 사이버 보안과 관련된 기술지침을 개발하고 국내외 유수 선사들을 대상으로 인증 서비스를 개시했다. 특히 노르웨이에 본사를 둔 세계적인 선박 관리사인 송가(SONGA SHIP MANAGEMENT)사에서 32척에 대한 선박사이버 보안 컨설팅 업무를 한국선급에 의뢰할 정도로 기술력을 인정받고 있다. 이 회장은 “한국선급이 디지털 선급으로 도약할 수 있도록 하고 IACS 의장으로서 중요 업무를 수행해 한국선급의 위상을 높이는 데 일조하겠다”며 인터뷰를 마쳤다.

경남 통영 출신인 그는 경남고와 부산대 조선공학과를 졸업했다. 대한조선공사 품질관리실과 대우조선해양 품질기획부를 거쳐 1987년 한국선급에 입사했다. 이 회장은 여수지부장 등록선업무팀 울산지부장 등을 역임하고, 검사본부와 정부대행검사본부장을 지냈다.

이은정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