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외국 프로팀과 친선대회 등
- 관광상품화로 지역경제 기여
- 올해 1부리그 승격도 과제

- 한일월드컵 반짝열기 아쉬움
- 질타보다는 관심과 사랑을

“급변하는 세계 축구의 흐름을 잘 분석해야 합니다. K리그가 살면 A매치 성적도 자연히 따라올 겁니다.”

최만희 부산 아이파크 대표는 국가대표팀의 수준이 높아지려면 우선 K리그가 활성화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서순용 선임기자 seosy@kookje.co.kr

프로축구 부산 아이파크 최만희(62) 대표가 2018 러시아월드컵을 관전하고 최근 귀국했다. 1994 미국월드컵부터 올해까지 7번째 월드컵 직관이다.

국제신문 해설위원인 최 대표는 9일 “축구도 ‘유행’을 탄다. 스페인의 ‘티키타카’에 이어 독일의 ‘게겐프레싱’이 득세하더니 러시아에선 새 흐름이 보였다”고 말했다.

최 대표가 분석한 최근 세계 축구의 대세는 ‘선수비 후역습’ 전략이다. “과거에는 약팀이 강팀을 잡기 위해 수비벽을 두껍게 쌓고 역습을 노렸습니다. 러시아월드컵에선 32개 본선 진출국 대부분이 골을 넣는 것보다 실점하지 않는 걸 우선시하는 전략을 구사했어요.”

우리나라도 스웨덴과의 첫 경기에서 수비 위주의 플레이를 했다. 역습 때 패스의 정확도가 떨어져 득점 기회를 살리지 못했다. 최 대표는 “신태용 국가대표팀 감독의 전술 자체는 나쁘지 않았다”면서도 “선수 개개인의 볼 컨트롤 능력이나 패스 정확도가 세계적인 수준에 이르지 못했다. 세밀함을 보강해야 보다 나은 모습을 보여줄 수 있다”고 지적했다.

최 대표는 우리나라와 멕시코의 경기가 열린 로스토프 아레나를 찾았을 때 깜짝 놀랐다고 했다. 4만5000명을 수용하는 관중석에 멕시코 팬이 3만 명 이상 들어찼기 때문이다. ‘붉은 악마’는 1000명이 채 되지 않았다.

그는 “열정적인 멕시코 관중의 응원에 완전히 기가 죽었다. 태극전사들도 상당히 위축된 것 같았다. 멕시코 선수들이 굉장히 부러웠다”고 당시를 떠올렸다. 이어 “우리나라는 2002 한일월드컵에서 엄청난 저력을 보여줬다. 응원문화 역시 세계의 이목을 사로잡았다. 아쉬운 건 ‘반짝’ 열기에 그쳤다는 것”이라면서 “성적에 대한 질타에 앞서 관심과 사랑을 담아 격려한다면 우리 선수들이 훨씬 좋은 기량을 선보일 것 같다”고 덧붙였다.

최 대표는 한국 축구가 발전하기 위해서는 우선 K리그가 활성화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프로 구단의 대표로서 ‘무한 책임’도 느낀다고 했다. 그는 “독일 분데스리가도 관중 감소로 오랜 기간 침체를 겪다 유소년 육성 프로그램 활성화와 다양한 마케팅을 통해 되살아났다. 독일 대표팀 역시 세계 최강의 전력을 갖췄다. K리그가 더욱 발전한다면 제2의 조현우가 계속 나올 것”이라고 말했다.

최 대표는 부산 아이파크에 몸 담은 2016년부터 줄곧 축구 인프라 구축에 매달렸다. 그 중 가장 신경을 쓰는 부분이 축구전용구장 건립이다. 그는 “인구 350만 명의 대도시에 축구전용구장이 하나도 없다는 건 말이 안 된다. 전용구장 건립을 위한 부산시의 관심이 절실하다”고 강조했다. 또 “비시즌 기간 외국 프로팀을 초청해 전용구장에서 친선대회를 하면 많은 관광객을 불러모을 수 있다. 지역경제 활성화에도 큰 도움이 된다”고 덧붙였다.

당장 최 대표에게 주어진 지상과제는 부산의 1부리그 승격이다.

“지난 시즌 예기치 못한 일이 겹치면서 승격에 실패했다. 팬들의 실망이 크다는 걸 잘 알고 있다”면서 “최윤겸 감독이나 저 모두 올해 승격하지 못하면 옷을 벗겠다는 각오다. 경기장을 많이 찾아 응원을 보내주시면 반드시 보답하겠다”고 다짐했다.

이병욱 기자 junny97@kookj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