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부산 ‘극단 어니언킹’ 대표
- 소극장열전 제안, 매년 참여
- 올해는 6개 팀 9월까지 공연
- ‘in 부산’은 오는 15일까지
- 남천·대연 테마거리 제안도

“다른 지역 소극장 연극을 부산에서 보는 좋은 기회입니다. 부산 연극과 닮은 점도, 다른 점도 있죠. 소극장의 아날로그 감성을 느껴보셨으면 좋겠어요. 큰 극장에서 대형 뮤지컬 보는 것과 소극장에서 연극을 보는 느낌, 정말 다르거든요. 무대와 객석이 진실되고 꽉 찬 소통을 주고받다 보면 어느새 서로 위로받고 있는 걸 느끼죠.”

대한민국소극장열전 협동조합 전상배 이사장은 “소극장은 연극 문화의 토대다. 고정 관객과 후원자 확보 방안을 고민하고 있다”고 밝혔다. 서순용 선임기자

지난달 26일부터 ‘2018 대한민국 소극장 열전 in 부산(이하 소극장 열전)’을 진행 중인 ‘대한민국 소극장 열전 협동조합’ 전상배(47) 이사장의 말이다. 그는 여러 지역 소극장이 모여 공연하는 ‘대한민국 소극장 열전’ 운영에서 이사장 직책으로 부산 지역 기획을 맡고 있다. 자신이 대표인 ‘극단 어니언킹’은 해마다 이 페스티벌에 작품을 올린다.

‘소극장 열전’은 ‘국내 소극장들의 축제’로 설명할 수 있다. 소극장을 갖고 있는 극단이 각자의 작품을 갖고 서로의 극장을 돌며 그 지역 관객을 만난다. 같은 프로그램이 시기만 달리해 지역을 순회하며 펼쳐지는 식이다. 올해는 지난달 14일부터 나흘간 구미에서 열린 ‘in 구미’로 시작을 알렸다. ‘in 부산’은 오는 15일까지 전 이사장이 운영하는 ‘공간 소극장’(부산 수영구 남천동)에서 펼쳐지고 ‘in 춘천’ ‘in 광주’ 등이 올해 9월까지 이어진다. 구미 ‘극단 공터_다’, 대구 ‘극단 한울림’, 부산 ‘극단 어니언킹’, 춘천 ‘극단 도모’, 광주 ‘푸른연극마을’, 대전 ‘극단 놀자’ 등 6개 팀이 참가했다.

전 이사장은 소극장 열전을 제안한 이였다. ‘연극 보는 관객이 줄어 연극계가 힘든데, 연극인이 관객을 유치하기 위해 적극 노력한 적이 있는지, 자생력에 대해 진지하게 생각했는지’ 고민하던 차였다. 그는 “연극하며 집도 팔아보고, 빚도 져봤다. 으레 연극을 하면 그런 경험이 당연하다는데 정말 그런가. 관객이 오는 연극을 만들고 자생력을 갖추려 노력해야 한다고 생각했다”며 “일단 우리를 알리고 소극장을 편하게 찾는 문화가 필요했다. 연극을 만들고 홍보하는, 반복 작업에서 벗어나 소극장 연극 문화 부흥을 일으키고 싶었다. 중요한 건 실천. 힘을 합쳐 전국적인 분위기로 번지도록 하면 좋겠다 판단했다”고 말했다.

이에 2011년 친분이 있던 구미, 춘천, 전주, 대구의 소극장 대표를 부산으로 불러 모았다. 횟집에 모여 고민을 나누며 소극장 열전을 기획했다. 서로의 극장을 무상으로 내어주고 교류하자고 약속했다. 이듬해인 2012년 첫 행사를 열었고, 2014년에 행사 사무국 역할을 할 협동조합을 만들었다. 이어 2015년에 연합작품 ‘별어곡’을 제작·공연했다. 현재 7개 극단이 협동조합에 들어온 상태고, 행사에는 지원금과 예산 규모에 맞춰 매년 7~12개 팀이 참여했다. 전 이사장은 “축제 관객이 늘어나는 것도 좋지만, 소극장 연극의 가치와 저력을 보여준 기회가 된 것 같아 보람을 느꼈다”고 말했다.

전 이사장은 공간으로서 소극장의 재발견과 부산의 소극장 문화거리에 대한 기대를 밝혔다. 그는 “소극장은 단지 연극만 보고 떠나는 곳이 아니다. 삶과 삶이 만나는 푸근한 공간으로 거듭날 수 있다. 우리 극장도 열린 공간이 될 수 있도록 만남의 자리를 자주 만드는 편이다. 많은 분이 소극장을 낯설어하지만 편하게 와 주셨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이어 “수영구 남천동과 인근 남구 대연동에 소극장이 밀집해 있다. 소극장 거리문화를 조성하면 어떨까. 대구의 경우 소극장 공연을 홍보하고 지원하는 시설이 따로 마련되어 있다. 부산에 불어올 소극장 부흥을 기대한다”고 덧붙였다.

안세희 기자 ahnsh@kookj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