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연근해서 잡은 신선 수산물
- 푸짐한 제공으로 생존 모색

- 상인대학·웃음치료 사업 등
- 교육 통한 인식 개선 노력
- 고객과 다투면 영업정지도

“삼천포 용궁수산시장이 서울 노량진과 부산 자갈치 다음으로 규모가 큰 수산물 전문시장으로 성장하게 된 것은 시민과 외래 관광객이 많이 찾아준 덕분입니다. 우수한 수산물을 값싸게 판매하고 친절하게 손님을 맞이하는 수산시장을 만드는 데 최선을 다하겠습니다.”

삼천포 용궁수산시장 권정모 상인회장이 3일 상인회사무실에서 문화와 관광, 체험이 있는 감성 있는 수산시장을 만들겠다는 포부를 밝히고 있다.

경남 사천시 동동에 위치한 삼천포 용궁수산시장의 제4대 상인회장에 당선된 권정모(68) 회장. 지난 1일부터 2년 임기를 시작했다. 권 회장은 지난달 상인회장 선거에서 유효투표의 절반 이상의 지지를 얻어 연임에 성공했다. 회원 수로 보면 320여 명의 작은 조직이지만 하루 평균 3700여 명(연간 135만 명)이 방문하고 1억1800여만 원(연간 430여억 원)의 매출을 올려 업계에서는 ‘규모는 작지만 알찬 수산시장’이라는 말을 듣는다.

용궁수산시장은 1965년 삼천포수협 가까이 있는 삼천포 구항 물양장에 난전 형태의 어시장이 자연발생적으로 형성되면서 시작됐다. 그 뒤 삼천포 서부시장과 삼천포 수산시장으로 불리다 2013년 7월 현대식 시설을 갖춘 지금의 삼천포 용궁 수산시장이 됐다. 처음에는 삼천포수협 위판장에서 나오는 경매 물량이나 경매되지 못한 수산물을 받아와 즉석에서 판매하는 ‘뒤판장’ 수준이었으나 지금은 7288㎡ 부지에 4283㎡ 규모의 현대식 건물을 지어 활어와 선어, 건어, 패류 등을 취급하고 있다. 시장 입구와 시장 건물 옥상 등에 모두 96면의 주차공간을 확보했고 옥상 주차장과 1층의 판매장에는 3대의 엘리베이터도 갖췄다.

권 회장은 “우리 시장을 믿고 다시 찾아오는 소비자가 있었기에 지금과 같은 성장을 할 수 있었다”며 “인근 바다에서 잡은 신선 수산물을 도시 소비자에게 저렴하고 푸짐하게 제공하는 방법 외에는 시장이 살아남을 수 없다는 생각으로 소비자 모시기를 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친절하고 웃음 있는 시장을 만들기 위해 상인교육에도 많은 공을 들이고 있다. 140여 명의 졸업생을 배출한 상인대학을 통해 가격 및 원산지 표시를 제대로 지켜줄 것을 늘 강조한다. 바가지요금이나 비위생적인 수산물은 소비자가 더 잘 알기 때문이다.

이곳에는 회원 징계 규칙이 있다. 수산물 판매를 위해 회원끼리 다투면 최고 3일간 영업정지를 한다. 영업정지 기간도 매출이 많은 금·토·일요일이다. 회원과 손님이 다퉈도 1, 2차는 경고를 하지만 잦으면 영업정지를 한다. 이런 규정이 있어 시장에서의 다툼은 거의 일어나지 않는다. 상인대학 외에도 정보화 교육이나 웃음치료, 건강교실, 노래교실 등을 수시로 열어 재래식 상업에 익숙한 회원들의 생각과 행동을 바꾸고 있다.

그는 “전통시장도 이제 친근하고 감성이 있는 공간으로 변해야 한다”며 매월 연주회나 농악, 퍼포먼스, 노래자랑 등을 개최해 소비자에게 색다른 볼거리를 제공하고 있다. 앞으로 5년간 300억 원을 투입해 추진할 도시재생사업에 포함된 만큼 이를 계기로 문화와 체험이 살아 있는 시장으로 만들겠다는 생각도 다지고 있다.

권 회장은 “바다케이블카가 개통한 후 침체했던 수산시장이 활기를 띠고 있고 이를 지속시키기 위해서는 회원들의 노력이 필요하다”며 “밝고 친절한 얼굴로 손님을 맞이하고 즐겁게 쇼핑하는 관광어시장을 만들겠다”고 말했다.

20여 년 전 삼천포수협 66번 경매인으로 시작해 지금도 부인과 함께 활어를 판매하는 권 회장은 전국우수시장박람회에서 장관상을 받는 등 2년간 5개의 크고 작은 상을 받았다.

이완용 기자 wylee@kookj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