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지역 유일 화랑협회 주최 행사
- 시 첫 보조금 인력채용에 활용
- 드로잉 구매 등 적극 도입해야
- 지역 젊은 화가 발굴 특별전도

“아트 바젤 홍콩은 홀로 성장하지 않았어요. 홍콩의 화랑과 함께 성장했기에 짧은 시간에 큰 성과를 낼 수 있었습니다. 부산국제화랑아트페어의 목표도 지역 화랑과 ‘동반성장’하는 것입니다.”

부산 해운대구 이듬갤러리에서 이곳 대표인 강금주 부산국제화랑아트페어 운영위원장·부산화랑협회장이 올해 행사의 특징을 설명하고 있다. 김종진 기자

부산국제화랑아트페어(BAMA)는 부산화랑협회가 해마다 주최하는 미술 시장이다. 올해 7회를 맞은 이 행사는 22일부터 오는 25일까지 벡스코 제1전시관 3홀에서 열린다(국제신문 지난 19일 자 22면 보도). 국내외 화랑 102개가 참여해 3000여 점의 미술품을 선보인다. 21일 만난 강금주(62) 부산국제화랑아트페어 운영위원장·부산화랑협회장은 협회의 연간 가장 큰 행사를 앞두고 있었다. 어느 해보다 인적 자원을 많이 투자해 만든 올해 행사에 컬렉터와 관람객이 어떤 반응을 보일지 궁금하고 떨린다고 했다.

“올해는 사무국 직원을 4명이나 신규 채용했어요. 애초 한 명이 하던 일에 4명이 뛰어드니 확실히 체계가 잡히네요. 역시 돈은 사람에 쓰라는 말이 맞는 것 같아요.” 부산화랑협회는 올해 부산시 보조금을 처음 받았다. 3200만 원으로 많지 않은 금액이지만 전시, 홍보, 마케팅 분야의 인력 4명을 채용하는 데 모두 활용했다. “부산국제화랑아트페어는 수익금을 남기는 것이 목표가 아니에요. 참가 화랑, 특히 부산의 화랑을 홍보하고 시민이 미술품시장을 친근하게 접하도록 만드는 것이 목표입니다. 시 보조금도 인건비에 모두 투자했어요. 미대를 졸업한 젊은 미술인이 전문가로 성장하는 것이 미래 부산 미술계를 위해 가장 필요한 일이라고 생각했어요.”

부산에서는 한 해 동안 크고 작은 아트페어가 줄이어 열린다. 규모가 큰 아트페어 4개 중 부산국제화랑아트페어도 포함된다. 차별성은 있을까. “부산국제화랑아트페어는 유일하게 부산화랑협회가 주최하는 아트페어입니다. 이 때문에 부산 화랑의 참여도가 높아 지역 작가의 작품이 많이 소개됩니다. 전국 아트페어 가운데 부산 작가의 작품을 가장 많이 볼 수 있을 겁니다.”

장점은 곧 약점이기도 하다. 지역 화랑의 참여도가 높은 대신 해외 화랑의 참여율은 높지 않다. 협회가 알뜰살뜰 살림을 꾸리다 보니 여느 아트페어처럼 해외 화랑에 갖은 혜택을 약속하고 ‘모셔오기’가 쉽지 않다. 강 위원장은 “해외 화랑도 모두 부스비를 납부하고 참여한다. 예외는 없다”고 전했다.

부산국제화랑아트페어는 거품이 없는 대신 실속이 있다. 미술시장이 침체됐던 지난해에도 관람객과 매출액이 각각 40%, 60% 성장했다. 올해 특별전에서도 이 같은 성장세가 반영됐다. 부산·경남지역 젊은 작가를 발굴해 소개하는 ‘AGE 2030’ 특별전 에 지원하는 작가가 지난해는 10명 남짓이었지만 올해는 45명이다. 엄격한 심사로 7명만 선정해 오는 24일까지 해운대구 신세계백화점 지하 2층 중앙광장에서 출품작을 선보인다.

2016년 2월 회장에 당선된 그는 올해 행사를 마지막으로 다음 달 퇴임한다. 세 번의 아트페어 중 가장 기억에 남는 일로 2016년 일본 사다하루 호리오 작가의 드로잉 퍼포먼스를 꼽았다. 강 위원장은 “1000원에 드로잉을 구매할 수 있는 행사였는데, 관람객이 줄을 설 정도로 인기가 많았다. 비싼 작품이 아니라 저렴한 판화, 포스터부터 사는 경험을 해야 한국의 미술시장이 넓어진다. 그런 경험을 할 수 있는 이벤트여서 기억에 오래 남는다. 앞으로 부산국제화랑아트페어도 시민이 즐길 수 있는 특별전과 이벤트를 적극적으로 도입했으면 한다”고 말했다.

박정민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