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외국공무원 연수 프로그램
- 독일 파나마 필리핀서 참여
- 부산과 출신 도시 협력업무

- 역동성·친절함 등 인상적
- 6·13선거도 신선한 체험

부산시에 파견근무 중인 외국인 공무원 3인방이 한자리에 모였다. 독일 함부르크에서 온 슈테피 오베르트(31) 씨, 파나마 파나마시티의 아니카 마들렌 포레로 푸엔테스(28) 씨, 필리핀 세부의 리아호나 레솔(25) 씨가 그 주인공이다.

부산시에 파견근무 중인 외국인 공무원 3인방 슈테피 오베르트, 리아호나 레솔, 아니카 포레로(왼쪽부터) 씨가 부산시청 1층 국제협력관 앞에서 파이팅을 외치고 있다. 박수현 선임기자 parksh@kookje.co.kr

모두 ‘K2H’ 프로그램을 통해 부산에 와 지난 4월부터 오는 10월까지 6개월간 부산시청에서 근무 중이다. K2H(Korea Heart to Heart) 프로그램이란 외국지방공무원 초청 연수 사업으로, 대한민국시도지사협의회가 외국 지자체와 국제협력 및 우호를 강화한다는 취지로 1999년 시작해 올해로 20회째를 맞는다. 지금까지 전국적으로 27개국 638명의 연수생을 배출했으며, 부산시만 해도 지난 20년간 11개국 13개 도시에서 25명이 연수를 마쳤다. 각 지자체가 우호협력을 원하는 국외 도시에 공문을 보내 파견근무를 요구하는 방식이다. 부산시는 자매도시인 세부와 우호협력도시인 파나마시티, 교류 확대 대상도시인 함부르크에 각각 공무원을 보내 달라고 요청해 이들의 파견근무가 성사됐다.

이들은 매일 부산항 신항 등 부산의 주요 행정현장을 시찰하고, 한국어를 배우며, 충렬사 제향 등 각종 행사에 참관한다. 무엇보다도 주 업무는 부산과 출신 도시 간 협력 지원이다. 함부르크 시정부 공무원인 슈테피 씨는 “함부르크에 있을 때부터 부산과의 국제협력을 담당하는 업무를 해서 여기서의 일이 낯설지 않다”며 “각자가 일하는 방식을 심도 있게 이해해 두 도시 간의 협업을 더욱 원활히 하는 데 부산 근무 경험은 큰 도움이 될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세부 주정부 홍보부에서 온라인 미디어를 담당했던 리아호나 씨는 “부산시가 대중과 미디어와 어떻게 관계 형성을 하고 유지하는지를 특별히 알고 싶다”고 밝혔다. 파나마시티 시정부에서 폐기물 업무를 담당했던 아니카 씨는 “2016년부터 지속돼온 두 도시 간의 우호협력 관계를 더욱 공고히 하는 데 기여할 수 있으면 좋겠다”고 바랐다.

이번이 첫 부산 방문이라는 이들에게 부산을 평가해달라고 주문했다. 모두 부산의 대중교통 시스템을 극찬했다. 이들은 “도시철도, 버스의 충전식 교통카드 등 대중교통 시스템은 우리나라에 통째로 가져가고 싶을 정도로 놀랍다. 쾌적하고 안전하며, 부산에 처음 온 외국인들도 안내판을 보면 불편함을 전혀 느끼지 못할 정도”라며 “부산 사하구 다대포 낙조분수쇼를 보러 갔는데 꽤 먼 거리인데도 가기에 전혀 불편함이 없었다”고 입을 모았다.

부산의 역동성도 칭찬했다. 슈테피 씨는 “축제와 볼거리가 많고, 해수욕장 산 등 가볼 곳이 많아 부산에 온 두 달여간 지루할 틈이 없었다. 굉장히 다이나믹한 도시임에 틀림없다”며 “특히 부산은 외국인에게 매우 친절하고 협조적인 도시로, 길을 잃거나 어려움에 처했을 때 문제를 해결하기까지 시간이 그리 오래 걸리지 않았다”고 강조했다.

부산에서 배워갔으면 하는 게 있느냐는 질문에 아니카 씨는 “얼마 전 생곡쓰레기매립장을 견학했는데 분리부터 처리까지 쓰레기 관리 정책 전반을 공부하고 싶어졌다. 이와 관련해 서로 기술 협력이 이뤄지면 좋겠다”고 희망했다. 리아호나 씨는 시간을 엄수하는 시민의식, 쓰레기 분리 배출제도, 무료 와이파이 공공서비스, 한국인들의 공손함을 꼽았고, 슈테피 씨는 부산 내에서의 독일인 네트워크와 이들과 연계한 두 도시 간 우호협력 확대에 관심을 가졌다.

지난 6·13지방선거는 이방인에게도 신선한 체험이었다. 이들은 “지난해 중앙정부의 정권을 교체했고 올해는 지방정부가 바뀌는 격변기인데 매우 평화롭다는 점이 감탄스럽다. 이런 선거 과정과 결과는 한국 국내뿐 아니라 국외에도 영향을 끼친다는 점에서 큰 의미가 있다”고 한목소리를 냈다. 이선정 기자 sjlee@kookj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