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새로운 재정기여자 선정
- 1학기 내 마무리 지을 것
- 미래사회가 원하는 학과
- 빠르게 찾아 선제적 대응

얼마 전, 법인 직원의 공금 횡령으로 존폐 위기에 처한 동부산대가 새로운 도약을 준비하고 있다는 소식이 전해졌다. 교직원들이 스스로 임금 30%를 삭감하고 새로운 재정기여자 선정 작업에 돌입한 것이다. 지역 사회가 성공 여부를 주목하는 동부산대의 이 같은 움직임 중심에는 안홍배(65) 신임 총장이 있다. 안 총장은 학교가 한창 전열을 재정비하던 지난 4월 신임 총장에 선임돼 3년 임기를 시작했다.

동부산대학의 구원 투수로 나선 안홍배 신임 총장은 “학교가 위기에 처하면 교수들이 뭉치니 오히려 살아나는 기회가 될 것”이라고 자신했다. 서정빈 기자

“사실 대학이 어려운 환경에 처한 것을 알고 총장을 맡았습니다. 평생 교육자로서 살아왔는데, 구성원들의 뼈를 깎는 자구노력을 외면할 수 없더라고요. 제가 부산대 총장 직무대리 시절 부산대가 당면한 위기를 잘 해결했다고 평가해 구성원들도 저를 받아준 것이 아닌가 합니다.”

동부산대가 자구책을 만드는 등 위기를 탈출하기 위해 노력하고는 있지만 아직은 터널 속에 있는 것 또한 사실이다. 재정기여자가 나서긴 했으나 아직 교육부의 승인이 나지 않았기 때문이다. 이에 대해 안 총장은 “과부하가 걸릴 정도이지만 이를 해결하는 즐거움도 있지 않겠느냐”며 “학교가 위기에 처하면 교수들이 뭉치니 오히려 살아나는 기회가 될 것”이라며 웃었다.

안 총장은 지난 2월까지만 해도 부산대 사범대 과학교육과 교수였다. 서울대 천문학과를 졸업하고 동대학원에서 석·박사학위를 취득한 후 1982년부터 부산대 교수로 재직해왔다. 2013~2016년에는 교육 부총장 겸 대학원장을 지냈고, 보직을 맡던 중 고현철 교수 사망 사건이 벌어져 총장이 급작스럽게 사퇴하면서 이후 약 10개월 동안 총장 직무대리도 맡았다.

그는 국립대 교수로 수십 년 동안 재직했지만 평소에도 전문대 운영에 관심이 많았다고 했다. 특히 4차 산업혁명이 시대의 화두로 대두되고 있는 지금, 전문대가 도약할 수 있는 절호의 기회라는 것이 그의 생각이다.

“4차 산업혁명이 본격적으로 시작되면 어떤 직업군이 주목을 받을지 오래전부터 고민해왔습니다. 전문대의 장점은 지역사회가 원하는 직업군의 인력을 즉각적으로 양성할 수 있다는 것이지 않습니까. 지역사회가 원하는 학과를 빠르게 찾아 선제적으로 대응하려고 합니다.”

안 총장은 우리나라가 발전하려면 강소기업이 많아져야 하고, 전문대와 특성화고가 제 역할을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전문대가 안고 있는 문제를 파악해 국가 정책을 통해 전문대를 키울 수 있는 방법을 고민해볼 것”이라고 덧붙였다.

이와 함께 현재 있는 학과 중에서도 장례행정복지과 등 다른 대학에서는 보기 힘든 학과나 고령화 등 미래 사회에 주목을 받을 만한 학과를 롤 모델로 키워나갈 생각이다. “자동차학과는 현재 존립의 기로에 서 있지만 최근 튜닝이 각광을 받으면서 경쟁력은 아직 있다고 봅니다. 최근 관련 단체와 협약도 진행한 만큼 보완해 운영해 나가려 합니다.”

안 총장은 도약을 위한 선결과제로 임금 문제 해결을 최우선 꼽았다. 생활 안정이 우선돼야 본연의 임무에도 충실할 수 있다는 생각에서다. 그는 “학교가 정상화돼 재정이 안정되면 현재 삭감된 임금 체계부터 정상적으로 되돌려놓을 것”이라며 “교직원이 생계에 위협을 받지 않아야 학생들을 더 잘 가르칠 수 있기 때문”이라고 밝혔다.

그는 동부산대의 이미지를 개선해 학생들이 자긍심을 가지고 교육받을 수 있는 대학으로 만들겠다는 각오도 밝혔다. “최근 5,6년 사이에 동부산대에 대한 이미지가 나빠졌습니다. 1학기 중 재정기여자 선정 작업을 마무리하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는데, 재정문제가 해소되면 평소 가지고 있던 교육 철학을 바탕으로 지역사회에 봉사하는 대학을 만들겠습니다.”

하송이 기자 songya@kookj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