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학 총장이 삼겹살 파티를 열거나 직접 붓글씨를 가르치는 등 재학생과 소통하려는 이색 스킨십을 펼쳐 눈길을 끌고 있다.

	고깃집에서 재학생과 삼겹살 파티 중인 동의과학대 김영도 총장. 각 대학 제공

동의과학대학교 김영도 총장은 지난 18일 오후 대학 인근 식당에서 재학생 100명과 삼겹살 파티를 열고 함께 술잔을 부딪치며 소통의 시간을 가졌다. 2011년부터 시작한 이 행사는 그해 취임한 김 총장이 재학생의 목소리에 귀 기울이기 위해 직접 제안하면서 마련된 간담회이다. 학생들의 반응이 좋아 올해로 8년째 이어지면서 이 대학만의 대표적인 연례행사로 자리 잡고 있다.

재학생 간담회는 학기마다 한 차례 열리는데, 매년 300여 명의 재학생이 참가 신청을 하는 등 열의와 관심이 매우 뜨겁다. 이에 지난해 10월에는 중간고사를 치느라 수고한 대학 기숙사생 100여 명과 ‘치맥데이’를 열고 응원과 격려의 시간을 갖기도 했다.

이날 삼겹살 파티에 참가한 재학생들은 김 총장과 고기를 구워 먹으며 그간 학교를 다니면서 속에 쌓아두었던 이야기를 하나둘씩 자연스럽게 풀어냈다. 작게는 ‘대학 내 시설물 보수’에 대한 건의사항부터 ‘수시전형 개편’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얘기가 쏟아져 나왔으며, 김 총장은 이런 학생들의 건의 및 애로사항에 직접 답하고 빠른 시일 내로 개선해 나가겠다고 약속했다.

김 총장은 “교육환경에서부터 학생 복지에 이르기까지 재학생 여러분의 다양한 고충을 진솔하게 들어볼 수 있는 소중한 시간이었다”며 “여러분의 의견을 적극 반영해 ‘학생 만족도’를 최우선 가치로 두는 대학으로 거듭나겠다”고 말했다.

	외국인 학생을 대상으로 붓글씨 특강을 하는 부산대 전호환 총장. 각 대학 제공

학교생활 적응에 다소 어려움이 있는 외국인 구성원을 위한 특강을 열고 소통에 나서는 총장도 있다. 부산대학교 전호환 총장은 교내 외국인 교수와 학생을 초청해 지난 17일 대학문화원 누마루에서 ‘붓글씨 쓰기 특강’을 가졌다. 이번 행사는 부산대 대학문화원에서 진행하는 외국인(교수·학생)을 위한 ‘아라리 아라리요’ 한국 전통문화 특강의 일환으로 개최됐다.

전 총장은 직접 서예 시연에 나서 붓글씨 쓰기 기본법을 설명하고, 참가자의 자세를 교정해주는 등 열강을 펼쳤다. 초등학교 시절 은사의 권유로 서예를 처음 접한 전 총장은 대회에 나가 특선을 할 만큼의 실력자이다. 이날 전 총장과 함께 붓글씨 쓰기 체험에 참가한 이들은 자신의 이름 등을 서툰 손동작으로 써내려가며 연신 유쾌한 웃음을 자아냈다.

전 총장은 체험 참가자에게 “많이 쓰고(多書), 많이 보고(多見), 많이 듣고(多聞) 바른 마음을 가져야 바른 글씨가 된다(正心正筆)”는 스승의 가르침을 전하며 “직접 보고 만지고 겪는 체험활동을 통해 한국과 한국문화를 이해하고 나아가 동서양이 문화융합으로 새로운 가치를 창출하는 계기가 되길 바란다”고 말했다.

최승희 기자 shchoi@kookj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