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전국 회장단 대표 수행 때
- 대형마트 월 2회 휴무 성과

- “최저임금 인상 등으로 고충
- 수의계약·우선 구매 등
- 행정적 배려 부족해 아쉬워”

“올해 들어 근로시간 단축과 최저임금 인상으로 중소기업들이 큰 어려움을 겪고 있습니다. 이럴 때일수록 지자체에서 지역 우수 제품을 우선 구매하는 등 선도적인 조처가 필요합니다. 하지만 현실은 그렇지 못해 안타까울 때가 많습니다.”

이한욱 울산·경남기계공업협동조합 이사장은 지역 우수제품에 대한 지자체의 관심을 특히 강조했다.

울산·경남기계공업협동조합(기계조합) 이한욱 이사장(62·㈜월드이노텍 대표)은 최근 최저임금 인상 등에 따른 지역 중소업체의 고충이 커지고 있는 것과 관련해 지자체 역할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이 이사장은 “울산회야하수처리장 증설 사업의 경우 막대한 사업비가 투입되는 큰 공사인데, 울산 등 지역 업체의 참여는 거의 막혀 불만의 목소리가 아주 높다”며 “지역에 관련 우수업체가 있을 땐 당연히 기회를 주는 행정적 배려가 아쉽다”고 지적했다.

“자본력이 취약한 지역 영세업체의 경우 한 번 돈을 떼이면 큰 타격을 입습니다. 이런 점에서 비교적 안전한 지자체 관급사업 참여는 지역 업체들에 큰 힘이 됩니다. 공개입찰도 필요하지만 수의계약 등을 통해 지역 업체들에 회생의 숨통을 틔워주는 등 융통성 발휘가 절실합니다.”

그가 이사장을 맡은 기계조합은 중소벤처기업부의 중소기업중앙회 산하단체로 300여 개 업체가 회원사로 가입돼 있다. 창립한 지 54년 된 전통 있는 기업단체다. 3선 연임인 이 이사장은 10년째 조합을 이끌고 있으며 전국 13개 협의회 회장단 전국 대표를 맡기도 했다.

그는 “전국 회장단 대표로 있을 때 중기중앙회 회장과 함께 골목상권 보호 차원에서 정부를 설득해 대형마트 등의 월 2회 휴무를 끌어낸 것을 큰 보람으로 느낀다”며 “국내 경제를 떠받치는 것은 중소기업이다. 정부도 중소기업을 귀하게 여겨 중점 육성하는 정책이 절실하다”고 말했다.

이 이사장이 운영하는 ㈜월드이노텍은 경남 양산시 덕계동 웅상농공단지에 있다. 정수장과 하수처리장, 배수펌프장 등에 사용되는 환경 관련 처리시설과 기계를 생산하는 업체다. 생산품은 중소벤처기업부 등 정부당국으로부터 우수제품 지정서 및 성능인증서, 조달우수품 지정을 받아 제품의 신뢰도가 높다. 그 덕분에 이 제품은 전국의 하수처리장과 배수 펌프장 등 환경 관련 시설 500여 곳에 납품된다. 이 가운데 주력품인 슬러지 처리기기인 원심탈수기 및 원심농축기와 협잡물 수거기인 로타리 제진기는 뛰어난 성능으로 전국에서 주문이 쇄도하고 있다. 지난해에는 인도네시아에도 수출하는 등 해외시장 개척에도 눈을 돌리고 있다.

이 이사장은 기업이윤의 사회 환원을 실천하는 기업가이기도 하다. 그는 오래전부터 고향인 경남 하동에 장학금을 전달하고 있다. 2014년 하동군 화개장터에서 큰불이 났을 땐 2000만 원 상당의 구호품과 구호금을 기탁했다. 최근에는 3000만 원 상당을 양산시 인재육성장학재단과 양산시 복지재단에 전달했다. 웅상지역의 한 사회적기업의 제품도 솔선수범해 구입하는 등 어려운 이웃에 대한 지원의 끈도 놓지 않고 있다. 그는 동아대 양산동문회 회장과 검찰 등 공공기관의 민간위원을 맡는 등 봉사활동도 활발히 하고 있다.

이 이사장은 “회사 성장 과정에서 고통을 참고 견뎌준 지역 주민에 대한 보답은 기업의 책무다. 기업이윤의 사회환원은 일자리 창출과 더불어 선진사회로 도약하는 단계에서 아무리 강조해도 지나치지 않다”고 역설했다.

1992년 경남 양산 어곡동에서 출발한 ㈜월드이노텍은 1997년 IMF 경제위기에 지금의 장소로 이전해 한 해 100억 원의 매출을 올리는 탄탄한 회사로 성장했다.

김성룡 기자 srkim@kookj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