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광역시 중 부산 주거환경 열악
- 생애주기별 특성 맞춰
- 저소득층 등에 주택급여 확대
- 사회 안정망 강화에도 최선

부산의 전체 주택 면적 가운데 30년 이상 된 노후 주택의 면적 비율은 22%로 7대 광역시 가운데 가장 높다. 전국 평균은 17%이며, 광역시 중에서는 부산에 이어 대구가 16% 수준을 보이고 있다. 다시 말해서, 낡은 주택이 많은 부산은 주거 환경이 전국에서 가장 열악하다는 이야기다. 지난 1월 취임한 허정문(55) 한국토지주택공사(LH) 부산울산지역본부장은 “노후 주거지 개선이 가장 시급하다. 도시재생 사업이 중요한 이유”라고 강조했다.

허정문 LH 부산울산지역본부장은 부산의 도시재생 모델 구축과 개발 사업을 성공시키기 위해 시는 물론 16개 구·군과 협업을 강화하겠다고 밝혔다. 전민철 기자

허 본부장은 부산 영도구와 부산 진구에서 나고 자랐다. 부산의 열악한 주거 환경은 허 본부장에게 책임감을 안겼다. “과거 부산이 국가 경제를 이끌던 시절을 보낸 후 중년의 나이에 고향으로 돌아왔지만, 남은 것은 인구 정체와 고령화로 성장 동력을 잃은 상황뿐”이라며 “고향의 옛 모습을 되찾기 위해 최선을 다할 것”이라고 밝혔다.

부산의 도시재생 사업의 가능성은 충분하다. LH가 추진 중인 다양한 임대주택을 활용하면 장기적으로 도시재생의 선순환 구조를 정착시킬 수 있다는 게 허 본부장의 판단이다. 산복도로의 노후 주택을 매입해 저층 주택을 만드는 방식으로, 주민은 사업 대상지 주변에 일시적으로 정착했다가 임대주택으로 다시 돌아올 수 있도록 만든다는 것이다. 특히 LH는 저소득층을 위한 국민임대 주택은 물론 청년을 위한 행복주택 사업, 전세 임대주택 사업 등 연령별, 생애주기별 특성에 맞춘 주택 공급으로 부산형 도시재생 모델을 찾을 계획이다.

노후 주택 개·보수와 주거 급여 사업도 확대할 방침이다. 올해 계획된 주택 개·보수 사업은 총 1306호다. 주거급여 대상자는 15만2309호로 조사됐다. 주택 개·보수가 필요하거나, 주거급여 사업의 대상자는 대부분 홀몸노인이나 소년소녀 가장, 또는 질병을 앓고 있는 시민이다. 대부분은 지원을 받기 위해 자발적으로 LH를 찾지 않아 발굴이 중요하다. 허 본부장은 지원 대상자를 최대한 많이 발굴해 적극적인 지원을 할 방침이다. 그는 “사업 예산을 늘리면 추진 실적도 올라야 해 직원들이 업무에 부담감을 느낄 수도 있다. 실적보다는 사회 안전망 강화 차원에서 더욱 많은 예산을 끌어들일 것”이라고 강조했다.

올해 부산에 배정된 사업비 집행 규모는 4570억 원에 달한다. 최근 개발 계획 승인이 난 명지신도시 2단계 사업이 가장 크다. 강서구 대저동에는 2025년까지 조성 예정인 연구개발특구 사업 계획안이 연내 확정된다. 울산에는 공공주택 사업인 다운2지구 사업이 이달 보상을 시작으로 본격적으로 사업이 시작된다. 특히 명지신도시 개발 이익을 부산시에 환원한다는 방침이 정해지며 부산시와의 협업도 강화할 방침이다. 개발 이익은 도시철도 조성 비용 분담, 국제학교 유치, 국회 도서관 조성, 문화시설 지원 등에 이용된다.

허 본부장은 “도시재생 모델 구축과 개발사업을 성공적으로 추진하기 위해 부산시는 물론 16개 기초자치단체와의 협업이 가장 중요하다”며 “국가 예산을 많이 확보할수록 지역 발전에 크게 기여할 수 있으므로 지역 사회와 연계해 다양한 지원 방안을 만들어 나가겠다”고 밝혔다.

허 본부장은 부산 중앙고와 동아대를 졸업했다. 서울시립대 도시계획학 석사 과정을 마쳤다. LH 신도시계획처와 사업계획실을 거쳐 금융사업기획처장을 맡으며 도시재생 분야에서 전문성을 키웠다. 민건태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