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2011년부터 조직 이끌며

- 수출상담회·세미나 개최

- 시장 발굴·이슈대응 도와

- 젊은이에겐 멘토 되고파

“트레이드(Trade) 트렌드(Trend) 테크놀로지(Technology), 바로 3T가 우리의 정신적인 기반입니다.”

부산전문무역상사협의회 이상훈(67) 회장이 지역 무역업계를 대표해 말을 꺼냈다. 18일 부산 영도구의 부산항 국제선용품유통센터에서 동광무역상사를 운영하는 이 회장을 만났다. 

그는 2011년부터 지역 전문무역상사로 구성된 부산전문무역상사협의회를 이끌고 있다. 전문무역상사는 2009년 종합무역상사 지정제도 폐지 후 중소·중견기업의 간접 수출을 촉진하기 위해 대외무역법 시행령에 의해 만들어졌다. 현재 산업통상부 지정 전문무역상사는 전국에 240개 사가 있고 부산지역에는 동광무역상사 등 29개 사가 있다.

이 회장은 2014년 대외무역법으로 전문무역상사 제도의 법적인 근거가 마련되기 전부터 회장을 맡아 지역 무역 업체와 힘을 합쳐 부산 무역의 진흥과 경제 발전 등을 위해 힘 쏟고 있다. 그는 “2011년에는 아직 법제화되기 전이었지만 한국무역협회에서 자체적으로 전문무역상사 제도를 시행했다. 당시 법제화할 때 각 기관을 돌아다니며 조언도 많이 했다”고 회상했다.

이 회장은 지난 12일 부산전문무역상사협의회 업체들과 한국무역협회가 서울에서 개최한 ‘전문무역상사의 날’ 행사에도 다녀왔다. 이 회장은 “우리의 노고를 무역협회에서 알아줘 고마웠다. 앞으로 논의해 봐야겠지만 앞으로 4월 12일이 전문무역상사의 날이 되면 좋겠다”고 말했다. 실제로 지난해 전문무역상사의 중소기업 제품 수출 대행 실적은 32억5000만 달러였고 혜택을 본 기업도 3000여 개에 달했다.

그는 부산전문무역상사협의회의 역할에 대해서 거듭 강조했다. 이 회장은 “무역협회 지역본부, 자치단체와 공동으로 수출 상담회 등을 하면서 지역 제조업·서비스업 기업들이 적합한 해외 시장을 찾을 수 있도록 돕는다. 내수기업이 수출기업으로 전환되면 회사 매출액 상승은 물론 규모도 커지게 된다”며 “이외에도 환율이나 자유무역협정 등 국제 무역·통상 이슈가 있을 때 지역 수출 업체가 대응할 수 있도록 세미나를 열기도 한다. 최근 미국과 중국의 무역 전쟁에 대비해 부산시, 무역협회 부산본부 등과 회의를 열기도 했다”고 설명했다.

부산이 고향인 그는 1992년 무역업에 뛰어들었다. 잘 다니고 있던 대기업 계열사를 박차고 나와 지금의 동광무역상사를 창업했다. 당시 미국과 소련 간 냉전이 끝나고 소련이 붕괴하자 기회를 포착한 것이다. 그는 자동차부품 무역부터 시작했다. 동아대 영어영문학과를 졸업한 그는 영어에 자신이 있었다. 마침 러시아의 바이어도 영어를 아주 잘 구사해 의사소통에는 문제가 없었다. 지금은 지역 업체로부터 직접 발주를 넣어 자동차, 선박, 산업 등에 쓰이는 윤활유를 러시아 지역으로 수출하고 있다. 이 회장은 “부산은 천혜의 항구 물류 도시다. 이곳에서 기회의 땅인 러시아로 수출하면 대박이 날 것으로 생각했다”고 이야기했다.

그는 앞으로도 무역을  활성화하고 새로운 무역 인재를 길러내 부산 경제 부흥을 이끌어 나갈 계획이다. 이 회장은 “시대가 빠르게 변하고 있는 것을 느낄 수 있다. 제조업뿐만 아니라 서비스업도 충분히 수출 생태계를 만들 수 있다”며 “중소기업과 협업해 지역의 무역 역량을 강화해 나갈 것이다. 새로 무역업에 뛰어드는 젊은이들에게도 멘토가 되고 싶다”고 밝혔다.  

김진룡 기자 jryongk@kookj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