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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폭력은 모두의 문제…성 평등 강의 필수 지정해야”

김영 부산대 여성연구소장

  • 국제신문
  • 김해정 기자 call@kookje.co.kr
  •  |  입력 : 2018-04-16 19:52:46
  •  |  본지 29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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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학내 잇따른 성추문에
- 실태조사·신고센터 설치 등
- 예방책 제시로 피해자 위로

- 미투운동 응원 마음 담아 
- 내달 세 차례 강연 진행

“먼저 학생들이 느꼈을 인간적인 모멸감과 고통에 대해 사과드립니다.”

   
김영 부산대 여성연구소장은 “성폭력 사건이 우리 모두의 문제라는 점을 널리 알리기 위해서는 성 평등 교육이 필수”라고 강조했다. 전민철 기자 jmc@kookje.co.kr
부산대학교 산하 여성연구소 김영(사회학과 교수) 소장은 최근 학내에서 벌어진 잇단 성 추문에 대해 미안함을 전했다. 그의 사과는 부산대 교수로서는 첫 번째다. 김 소장은 “학내 충격적인 성 추문이 불거졌지만 그 누구도 용서를 빌지 않았다. 같은 학교의 교수 집단을 대표해 사과부터 하고 싶었다”고 조심스레 밝혔다.

김 소장이 이끄는 여성연구소는 지난 8일 학내의 잇따른 성 추문에 대해 의견문을 발표했다. 여기에는 여성연구소 운영위원, 전임연구원 46명이 함께했다. 김 소장은 “말뿐인 위로에 그치고 싶지 않았다. 학내 성폭행 문제를 근본적으로 막을 수 있는 대안을 제시하는 것이 제대로 된 위로라고 생각했다”고 말했다. 이 의견문에는 ▷교양필수 과목으로 성 평등 교육 지정 ▷강의평가에 성희롱, 성차별 발언 조사 문항 포함 ▷대학 구성원 전원 대상 성폭력 실태조사 시행 ▷성폭력 신고특별센터 설치 등의 요구가 담겨있다.

김 소장은 성폭력 사건을 예방하기 위해선 ‘성 평등 강의의 필수 교육과목 지정’을 제1의 과제로 강조했다. 김 소장은 “미투 운동이 남녀 간 성 대결로 번져가고 있다. 연구소가 의견문을 발표한 이후 해당 대자보에 ‘군대 가라’는 내용으로 페미니스트를 비하하는 말이 씌어 있었다”며 “성폭력 사건이 우리 모두의 문제라는 점을 널리 알리기 위해서는 성 평등 교육이 필수다”고 설명했다. 실제 지난해 여성연구소가 부산대 학생을 대상으로 벌인 성 평등 의식 및 실태조사를 보면 응답자 중 18.1%만 성희롱 예방 교육을 받았다고 답했다.

여성학에 대한 학생들의 관심은 커지고 있다. 김 소장이 강의하는 ‘젠더 사회학’이 이런 관심을 방증한다. 이번엔 19명의 수강 정원을 지정하지 않았더니 46명의 학생이 수강을 신청했다고 한다. 김 소장은 “여성학에 대한 관심에 비해 관련 수업이 부족하지만 여성연구소에서 개설되는 강좌도 1년에 7개 과목에 불과하다”며 “당장 성 평등 교육을 필수 교과목으로 지정할 수 없다면 여성학 강의 개설을 늘리는 것도 대안”이라고 말했다.

부산대 내 첫 미투 고백은 지난달 12일 처음 나왔다. 서지현 검사가 조직 내 성추행을 고백한 지난 1월 이후 문화계 등 다양한 영역에서 미투 운동이 불거진 걸 미뤄볼 때 늦게 터져 나온 셈이다. 김 소장은 “학교 내 성폭력은 일반 기업과 달리 교육자에 대한 인격적인 신뢰를 토대로 이뤄져 있다. 이 때문에 교사의 성추행을 ‘친밀한’ 행동으로 헷갈리는 경우가 많다”며 “이런 이유 등으로 교육계 내 미투 운동이 뒤늦게 불거진 것 같다”고 분석했다.

“미투 운동은 한국의 민주주의를 발전시키는 중요한 계기가 될 것”이라고 말하는 김 소장. 그는 “자기 목소리를 내기 힘들었던 사람들이 자신의 아픈 경험들을 말할 수 있게 됐다. 이러한 아픔들이 다른 사람들에게 전해져 사회 전체가 문제의식을 공유할 수 있게 됐다는 점에서 민주주의의 확장이라고 본다”고 말했다.

여성연구소는 미투 운동이 지속해서 일어나기를 바라는 마음에서 강연에 나선다. 미투 운동의 의미를 되짚는 것부터 미투 고백을 했을 때 피해자가 겪게 될 명예훼손 등에 대한 법률적 자문까지 그 주제는 다양하다. 김 소장은 “지방선거가 시작되면 미투 운동이 사그라들 수도 있다. 미투 운동의 불씨를 이어가기 위해 강의를 마련했다”고 말했다. ‘미투 운동의 현황과 과제’ 강의는 다음 달 3일, 18일, 31일 세 차례에 걸쳐 진행된다. 부산대 사회관 208호에서 열리며 참가를 원하는 사람들은 별도의 신청 없이 현장에 방문하면 강연을 들을 수 있다.  

김해정 기자 call@kookj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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