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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대저항의 상징 ‘6월항쟁도’ 복원 대학이 나서야”

6월항쟁도 복원 추진 박경효 작가

  • 국제신문
  • 이준영 기자 ljy@kookje.co.kr
  •  |  입력 : 2018-04-11 20:15:21
  •  |  본지 29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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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동아대 이태춘 열사 추모
- 1988년 벽화작업 주도 인연
- 방치된 그림 복원사업 참여

- 촛불집회·세월호 추모 등
- 그간의 투쟁도 담을 계획

“반드시 복원이 이뤄져야죠. 6월항쟁도는 학교와 학생들의 자부심입니다.”

11일 오전 부산문화재단 작업실에서 만난 박경효(56) 작가는 6월항쟁도 복원 시안을 그리고 있었다. 그는 1988년 동아대 승학캠퍼스 담벼락에 6월항쟁도를 직접 그린 사람 중 한 명이다. 당시 ‘열린그림마당’이라는 중앙동아리 소속으로 전국에서 가장 먼저 6월민주항쟁 벽화를 그렸다.

   
6월항쟁도 복원을 추진하는 박경효 작가가 대학 측의 항쟁도 복원 의지를 촉구하고 있다. 서정빈 기자 photobin@kookje.co.kr
박 작가는 “동문인 이태춘 열사(무역학과 81학번)가 민주화운동 과정에서 불의의 사고로 사망하면서 그를 추모하는 벽화를 그리자고 총학생회에서 제안이 왔었다”며 “그때 동아리 구성원 모두 정권에 대한 문제의식을 갖고 있었기에 회화과 소속이었던 저를 비롯한 예술대 학생 주도로 그림을 그렸다”고 말했다.

하지만 6월항쟁도는 어느 순간부터 학생들 기억에서 사라졌다. 6월항쟁도가 그려진 담벼락 위에 십여 년 전부터 담쟁이 넝쿨이 자라나 벽화 전부를 가렸고 그림 자체도 형태를 알아볼 수 없을 만큼 바래져 있었다. 이 때문에 동아대 민주동문회를 주축으로 하는 ‘6월항쟁도 벽화복원사업 추진위원회’가 꾸려졌고, 박경효 작가가 대표로 6월항쟁도 복원 그림을 그리게 됐다.

그는 “6월항쟁도가 넝쿨에 뒤덮인 모습을 봤을 때 가슴이 아팠다. 이를 계속 방치한 학교가 야속하기도 했지만 벽화의 뜻을 이어가지 못한 우리 동문과 학생들의 책임도 있을 것이라 생각해 미안했다”며 “이번에 복원 시안을 맡아달라 했을 때 흔쾌히 수락한 것도 이 때문”이라고 밝혔다.

6월항쟁도 복원 시안은 원본보다 한층 진화했다. 벽화 중심에 있는 이태춘 열사의 모습을 실제 얼굴과 비슷하게 다시 그렸다. 더불어 촛불집회와 세월호 추모 등의 내용도 담았다. 박 작가는 “당시에는 대학생으로서 서툴게 그리다 보니 미진한 부분이 많았다”며 “1987년 이후 30년이 흐르는 동안 그 과정에서 민주화를 위해 투쟁했던 새로운 사건들도 6월항쟁도의 뜻과 맞닿아 있어 추가하게 됐다”고 설명했다.
박 작가는 대학 졸업 후 줄곧 민중미술 작품을 그려오고 있다. 1997년 6월항쟁 10주년 때는 ‘6월의 탄생’이라는 제목의 그림을 그렸고, 최근에는 울산노동미술전에 부마항쟁을 주제로 한 그림을 출품했다. 사회적 문제를 안고 있는 시국 상황을 미술로 표현하고 싶은 욕구와 신념 때문이었다.

그는 “1986년 휴학 후 이듬해 학교에 복학하니 시국이 굉장히 혼란스러웠다. 그때 선배들과 자주 토론도 하며 민주화운동에 관심을 갖게 됐다”며 “내가 깨달은 것을 민중미술로 표현하고 싶었다. 예술은 늘 현실의 문제에서 출발하는 법이다”고 강조했다.

동아대는 그동안 방치됐던 6월항쟁도를 복원하는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상반기 내 학술심포지엄을 열 예정이다. 여기서 6월항쟁도 복원이 필요하다는 의견이 모아지면 본격적으로 추진한다는 입장이다. 박 작가는 6월항쟁도가 더 늦기 전에 복원이 이뤄져야 한다고 힘주어 말했다.

그는 “6월항쟁도는 단순한 벽화가 아니다. 넝쿨에 가려져야 하는 부끄러운 역사가 아닌 지역의 대학이 우울했던 사회에 저항을 표시했던 상징적인 그림이다”며 “대학 당국은 학교의 위상을 다시 높이기 위해서라도 복원에 앞장서야 한다. 그것이 민주화를 위해 희생했던 모든 분을 위한 길이다”고 말했다.

이준영 기자 ljy@kookj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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