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해운대구 스펀지 철거 업체
- 지역 최초 시스템 비계 적용
- 강관 간 클립 대신 고리 연결
- 무게 골고루 분산시켜 안전
- 도시재생 확대로 사업성 높아

부산 해운대구 스펀지는 현재 철거 공사가 한창 진행 중이다. 해운대를 대표했던 복합쇼핑몰이 주상복합건물로 탈바꿈하는 것이다. 도심 속에서 진행되는 철거 공사에는 ‘비밀’이 숨겨져 있다. 바로 철거 공법. 이른바 ‘시스템 비계’라는 공법으로, 부산지역 전문건설업체인 ㈜웅진이엔씨가 지역에서는 최초로 적용했다. 웅진이엔씨 이한규(42) 대표는 “도심 한가운데 진행하는 공사이므로, 안전이 무엇보다 중요하다”며 “비용이 많이 드는 시스템 비계 공법을 추진한 이유다”고 밝혔다.

이한규 웅진이엔씨 대표는 “도심 한가운데서 진행하는 철거 공사는 안전이 중요하므로 무게 분산이 잘되는 시스템 비계 공법을 쓰고 있다”고 말했다. 서정빈 기자

시스템 비계는 철거 대상 건물 외곽에 철근 구조물을 견고히 쌓아 분진을 막는 역할을 한다. 일반 강관 비계와의 차이점은 철근 구조물을 설치하는 과정에 있다. 일반적으로 사용되는 강관 비계 공정의 경우 강관 직경은 3.6㎝, 길이는 6ｍ가량이다. 강관 사이를 클립으로 연결하는 구조다.

반면 시스템 비계는 일반 강관보다 직경은 2~3㎝ 더 두껍고 길이는 4ｍ로 더 짧다. 강관 사이에는 클립 대신 고리를 체결해 더욱 안전하다. 특히 강관이 짧으므로, 고리를 체결하는 간격이 50㎝로 크게 줄어들어 무게 분산이 더 잘된다는 장점이 있다.

단점은 비용이다. 강관 비계보다 공사 비용이 3배나 더 들어 쉽게 선택하기 어려운 공정이다. 이 대표는 “철거 공사 현장에서 강관 비계가 무너져 내리는 일은 흔하게 벌어진다”며 “시스템 비계는 매우 안전하므로 유동인구가 많은 도심 속 철거 공사 현장에서 적용하기에 적합하다”고 설명했다.

2002년 사용승인을 받아 올해 철거되는 해운대 스펀지는 지하 2층, 지상 8층 규모다. 철거 면적은 3만6000㎡에 달한다. 시스템 비계 공정을 적용해 건물 외곽 철거 공사의 안전을 잡았다면, 내부에는 층마다 수백 개에 달하는 ‘잭 샤프트’로 건물 기둥 사이를 채워 안전에 신중을 기했다. ‘잭 샤프트’는 일종의 철근 구조물로, 건물의 무게 중심을 분산하는 역할을 한다. 최근에 일어난 인천의 공사 현장 안전사고에 대해 이 대표는 “사고 뉴스를 접하며 해당 건설사가 비용을 줄이기 위해 잭 샤프트를 제대로 설치하지 않았을 것이라고 생각했는데, 맞아 떨어졌다”며 “안전사고가 발생하면 중소 건설사 입장에서는 매우 치명적이므로, 최대한 사고가 발생하지 않는 방향으로 공사를 진행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업력 4년에 불과한 웅진이엔씨가 해운대 스펀지 공사를 맡은 것은 그동안의 철거 경험을 인정받았기 때문이다. 웅진이엔씨는 2016년 경남 창원의 한국일보 사옥을 철거한 경험이 있다. 이외에도 5~10층에 이르는 다양한 건물을 철거하며 올해 매출 60억 원을 바라보고 있다.

건설 경기가 전반적으로 침체했지만, 이 대표는 앞으로의 사업도 긍정적으로 내다보고 있다. 정부 차원에서 도시재생 사업을 강화하고 있으며, 이는 원도심권에 노후화된 단독주택이 많은 부산지역 특성상 새로운 기회가 될 수도 있기 때문이다. 특히 소규모 주택 정비사업과 가로주택 정비사업 등 민간 차원에서 추진되는 사업도 늘 전망이다. 이 대표는 “‘안전’이 최우선이다”며 “현재 사업이 안정적인 단계에 접어들어 앞으로 수주는 물론 지역사회 공헌활동 등에 적극적으로 나설 계획”이라고 말했다.

이 대표는 경남 거창군 소재 대성고를 거쳐 동아대 경영학부를 졸업했다. 철거 관련 건설사에서 일한 경험을 살려 2014년 웅진이엔씨를 설립했다.

민건태 기자 fastmkt@kookj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