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에벤에셀 칼리지로 인성 교육
- 유학생 등 해외인재 양성나서
- 선교 중심 대학 국제화 추진
- 공원 같은 캠퍼스 조성해
- 주민 북적이는 공간 만들 것

“어려운 시기에 책임을 맡게 됐습니다. 학생과 교직원 나아가 지역사회에 희망을 줄 수 있는 대학을 만들어나가겠습니다.”

고신대 안민 신임 총장은 “대학의 위기는 돈이 없음에서 오는 것이 아니라 비전의 부재에서 온다”고 강조했다. 전민철 기자 jmc@kookje.co.kr

고신대 안민(60) 신임 총장이 지난 1일 취임식을 기점으로 4년간의 임기를 시작했다. 안 총장은 경남고를 졸업하고 서울대 성악과 학사, 동 대학원 석사를 거쳐 동아대에서 교육학 박사학위를 받았다. 1984년 음악과 교수로 임용된 후 학생처장 교무처장 교학부총장 등을 역임했다. 그는 “제대로 된 인재를 배출하겠다는 비전을 갖고 작지만 강한 대학을 만들겠다”고 포부를 밝혔다.

안 총장은 ‘제대로 된 인재’는 반드시 인성을 갖춰야 한다고 설명했다. 인성이라는 기본이 탄탄하지 않으면 겉으로는 인재처럼 보이지만 실제로는 한계가 있다는 것이다. 튼튼하게 뿌리를 내리지 못한 채 잎만 무성한 나무처럼 인성을 갖추지 못한 인재는 강한 바람에 쓰러질 수밖에 없다는 것이다.

안 총장은 이를 실천하는 방안으로 ‘에벤에셀 칼리지’를 추진하겠다고 밝혔다. ‘에벤에셀 칼리지’는 입학 후 1년 동안 인문학· 신앙 수업, 문화·예술 수업 등 인성을 함양할 수 있는 과정을 집중적으로 이수하는 프로그램이다.

“우리나라의 교육열은 대단함에도 불구하고 교육은 무너졌다고들 말합니다. 결국 가치관이 문제인데 인성은 없고 출세만 지향하다 보니 허전한 거죠. 학생들이 사명감을 갖고 의미 있는 인생을 살 수 있도록 돕겠습니다.”

고신대는 국내 학생 육성만큼이나 해외 인재 양성에도 적극적이다. 총장실 한쪽 벽면이 외국인 유학생 지원 현황으로 채워져 있는 것만 봐도 그렇다. 고신대는 유학생들의 학비와 생활비의 절반을 지원하고 있으며, 나머지 절반은 교회 등 독지가들의 도움을 받고 있다.

“과거 우리나라 학생들이 외국에서 공부하고 돌아와 나라를 키우는 데 일조를 했던 것처럼 우리 대학은 2005년부터 케냐 등지의 학생들이 공부하고 돌아가 각 나라의 지도자가 될 수 있도록 지원하고 있습니다. 현재는 80~90명 수준인데 이를 200명 규모로 확대하고자 합니다.”

학령인구 감소, 등록금 동결 등으로 많은 대학이 재정적인 어려움을 호소하고 있다. 특히 정부가 각종 평가를 바탕으로 지원사업을 벌이면서 대학들이 평가에만 매달리게 되는 역효과를 낳았다는 비판도 제기됐다. 안 총장은 “대학마다 잘할 수 있는 분야가 다른데 일률적인 기준으로 제대로 평가할 수 없다”며 “대학이 제각각의 설립이념을 얼마나 제대로 이행하고 있는지를 평가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특히 그는 “대학의 위기는 돈이 없음에서 오는 것이 아니라 비전의 부재에서 온다”고 힘주어 말했다.

안 총장은 임기 동안 단기계획뿐 아니라 중·장기적 사업 계획도 세워뒀다. 단기계획으로 ‘에벤에셀 칼리지’를 운영하는 것을 비롯해 중기계획으로는 선교 중심의 대학으로 국제화를 이루어내겠다고 했다. 그리고 장기적으로 캠퍼스를 스토리가 있는 공원화하는 것이 그의 목표다.

“우리 캠퍼스는 바다를 훤히 내려다보는 천혜의 자연조건을 갖추고 있습니다. 이를 활용해 캠퍼스 전체를 이야기가 있는 명소로 만들고자 합니다. 교육과정을 충실히 이행하는 것도 중요하지만 공원 같은 캠퍼스를 조성해 지역민들이 북적이는 공간을 만들고 싶습니다.”

안 총장은 “평범한 사람이 고신대에 와서 인생의 소명을 발견하고, 사명에 따라 탁월한 인생을 살아갈 수 있도록 하겠다”고 강조하며 인터뷰를 마쳤다.

하송이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