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지방 최초 암센터 개소 40년
- 수술·진료 평가서 1등급 획득
- 최첨단 치료에 ‘트루빔’ 도입
- 지역환자 수도권 유출 줄 것

고신대복음병원이 1978년 지방 최초로, 전국에서 두 번째로 암센터를 개소한 지 올해로 40년이 됐다. 이 병원은 이를 기념해 100억 원이 넘는 고가의 4차원 방사선치료기 ‘트루빔(TRUE BEAM STx)’을 최근 가동했다. 임학(57) 병원장을 만나 ‘꿈의 암 치료기’로 불리는 트루빔을 도입한 배경과 개소 40주년을 맞은 암센터의 경쟁력 강화방안을 들어봤다.

임학 고신대복음병원장은 최근 도입한 100억 원대의 4차원 방사선치료기 ‘트루빔’ 앞에서 암센터 개소 40주년을 맞는 소감을 말하고 있다.

임 병원장은 16일 “최첨단 고가 장비를 도입한 까닭은 부산지역 환자의 서울 유출을 막기 위해서”라고 밝혔다. “트루빔은 방사선 치료의 요소인 영상 획득, 환자의 자세 변화에 따른 오차 보정, 종양 움직임, 방사선 전달 과정을 체계적으로 연동하는 혁신적인 장비로 꼽힙니다. 움직이는 장기 속 종양을 실시간으로 확인할 수 있고, 정상세포에 방사선이 노출되는 것은 막아 꼭 필요한 부위에 최적의 방사선량으로 치료할 수 있죠.” 그는 “트루빔은 종전 방사선 치료 시간과 비교해 최고 3배 빠르게 치료할 수 있다는 것도 장점”이라고 덧붙였다. 트루빔은 1분에 최대 2400모니터유닛 방사선을 조사(照射)한다.

그는 트루빔 도입이 더 나은 치료를 받고자 무작정 서울 대형병원으로 가려는 지역 환자에게 선택지를 넓혀줄 것으로 내다봤다.

“요즘 암 치료에서 주목받는 장비가 있다면 단연 트루빔과 중입자가속기예요. 중입자가속기는 부산 기장군 동남권원자력의학원과 연세대 세브란스병원이 도입을 추진 중일 뿐 국내에 설치된 곳이 아직 없어요. 트루빔은 국내 병원이 현재 중증 환자에게 가장 최신 치료를 제공한다는 의미예요. 수도권과 지역의 치료 격차를 줄이는 겁니다.”

영남지역에는 현재 트루빔 3대가 가동되고 있다. 동남권원자력의학원이 2007년부터 중입자가속기 도입을 추진했지만 본원인 한국원자력의학원 예산난으로 차질을 빚으면서 서울대병원이 운영에 뛰어든 상태다.

그는 고신대복음병원 암센터의 경쟁력에 대해 “1978년 지방 최초로 암센터를 개소한 이래 끊임없이 연구하고 최신 장비를 도입하며 암 치료를 선도해 왔다. 그 덕분에 우리 병원은 위암, 폐암, 유방암, 갑상선암, 대장암 등 주요 암과 뇌졸중 치료를 포함한 중증 질환에 강점을 보인다”고 설명했다. 이 병원은 40년간 쌓아온 수술과 진료 노하우를 바탕으로 건강보험심사평가원이 해마다 하는 암 적정성 평가에서 상급종합병원 평균점수를 웃도는 점수로 1등급을 획득했다. 그는 또 “암 환자에게 최상의 의료 서비스를 제공하기 위해 2013년 신축 건물에 장기려기념암센터를 개원했고, 다학제 진료센터를 중심으로 암 환자 상태에 맞는 맞춤진료체계를 구축했다. 앞으로도 최신 장비 도입에 투자를 아끼지 않겠다”고 밝혔다.

표류하던 기장 중입자가속기사업에 서울대병원이 참여하면서 지역 의료계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 궁금했다. 그는 “부산에 중입자 치료가 가능하다면 지역 환자의 서울 유출을 줄일 수 있다. 환자들이 지역 병원에서 치료받음으로써 수도권과 지역 간 환자 유치 격차를 줄이는 데 긍정적 효과를 낼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도 “국비 지원을 통해 서울대병원과 부산지역 대학병원이 공동운영해 상생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강조했다.

신장내과 전문의인 임 병원장은 서울 출신으로 1981년 고신대 의대 1기로 입학해 2015년 고신대 의대 출신 첫 병원장으로 선임됐다. 1951년 6·25전쟁 중 고(故) 장기려 박사의 무료 천막 진료소가 모태가 된 고신대복음병원의 설립 이념을 계승해 봉사활동을 몸소 실천하고 있다. 그는 월드비전에 1000만 원 이상을 기부한 개인 고액후원클럽인 ‘비전소사이어티’ 회원으로 활동하고 있다.

오상준 기자 letitbe@kookj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