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구청장 등에 출마 권유에도
- 의정활동 아쉬움 채워줄
- 대학원 석·박사 진학 결정

- 국가전략학 전공으로
- ‘사람 살리는’ 정책 공부

“6대와 7대 부산시의회 의정활동을 하면서 스스로 부족하다는 것을 느낄 때가 많았습니다. ‘좀 더 공부를 하고 의정활동에 임했더라면’ 하는 생각이 자주 들었습니다. 그래서 이번에 제가 관심이 있는 분야에 대해 좀 더 공부를 해보자고 결정했습니다.”

부산시의회 이상호 의원이 내년 지방선거 출마 대신 성균관대학교 국가전략대학원에 진학한 배경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곽재훈 전문기자 kwakjh@kookje.co.kr

내년 6·13지방선거 불출마를 결심하고 성균관대 국가전략대학원 진학을 결정한 이상호(자유한국당·영도2) 시의원은 ‘잠정적인’ 정치 은퇴에 대해 이같이 밝혔다.

현재 시의원 47명 중 비례대표(5명)를 제외한 지역구 의원 42명은 모두 내년 지방선거에 기초단체장과 광역의원에 출사표를 던진 상황이다. 이들 가운데 자발적으로 내년 지방선거 불출마를 선언한 이는 이 의원이 유일하다.

이 의원은 “대학(동아대)에서 정치외교학을 전공했다. 의정활동을 하면서도 국가 경영과 국가 전략 분야에 관심이 많았다. 하지만 이런 부분을 8년간의 의정활동을 통해 구현하는 데 한계가 있었다”면서 “이번 기회에 내가 관심을 갖고 좋아하는 분야를 좀 더 깊이 공부해 보자는 생각이 들어 내년 선거 출마를 접고 대학원 진학을 선택했다”고 말했다.

그는 “국가전략학은 대한민국 정부가 나아가야 할 정책 방향, 일종의 국가 경영을 공부하는 학문”이라면서 “정부의 정책이 결정되거나 집행되는 과정에서 희비가 엇갈리는 국민이 있다. 정책 집행의 사각지대에서 구제받지 못하거나 소외되는 사람이 나오기 마련이다. 이 때문에 정책의 방향성은 ‘사람을 살리는 길’이 돼야 한다”고 설명했다.

이 의원은 45세 때 6대 시의원에 당선돼 7대까지 재선을 했다. 예산결산특별위원회 위원장을 거쳐 현재 상임위원회인 도시안전위원회 위원장을 맡고 있다. 그동안 지역에서 쌓아온 정치적 기반이 아까울 법도 하지만 그의 말은 간명했다. 이 의원은 “주변에서 내년 선거에 영도구청장 출마를 권유하는 이가 많았다. 짧은 경력이지만 예결위원장과 상임위원장까지 맡으면서 시의회에서 할 수 있는 경험은 다 했다고 판단했다”면서 “구청장이나 3선 시의원에 도전하는 것보다는 내가 하고 싶은 공부를 하면서 내실을 다지는 게 낫다고 생각했다”고 설명했다.

이 의원은 내년 신학기부터 5학기(2년6개월) 동안 대학원에서 공부할 계획이다. 그는 “박사학위 수료까지 합쳐 5, 6년 정도를 공부할 계획이다. 이후 정치를 다시 시작할지는 아직 생각해 본 바 없다”면서 “다만 공부하는 동안 틈틈이 지역사회를 위한 봉사활동을 하고 싶다”고 밝혔다.

이 의원은 8년이라는 길다면 길고, 짧다면 짧은 의정활동에 대해 “국민권익위원회와 관계기관에 민원을 제기해도 해결이 안 되는 지역 현안을 해결했을 때 가장 큰 보람을 느꼈다”면서 “영도구 전역의 재래식 공동화장실을 예산 확보로 현대화한 점이라든지, 영도 롯데 낙천대아파트에 인도가 개설되지 않아 주민이 불편을 겪었는데 덱(deck)을 다는 방식으로 인도를 만들었던 일이 가장 기억에 남는다”고 말했다.

이 의원은 공직사회가 좀 더 주민과 적극적으로 소통할 것을 주문했다. 그는 “의정활동을 경험하면서 가장 개선됐으면 하는 점은 공무원들이 주민과의 소통에 더욱 적극적으로 나서줬으면 한다는 것이다. 물론 공무원도 그 나름의 입장이 있겠지만 문제 해결을 위해 수십 번이라도 주민을 만나 설득하고 소통하려는 자세를 가졌으면 좋겠다”고 당부했다.

윤정길 기자 yjkes@kookj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