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YWCA 어린이집 등 참여
- 녹색 제품 홍보 파급력 기대

- 윤리적인 이유로는 설득 한계
- 품질·디자인 경쟁력 갖춰야
- ‘올해 상품’ 선정해 소통 강화

생활을 지탱하는 여러 요소 중 소비는 큰 역할을 차지한다. 필요한 것을 다 만들어 쓸 수 없으니 현대사회에선 물품과 서비스를 구매해서 쓰는 소비는 필수적인 일이다. 그런 만큼 어떤 상품을 소비하는지가 사회와 내 생활에 큰 영향을 끼친다.

강동규 부산녹색소비네트워크 공동대표가 “윤리적으로 정당한 소비를 하면 생산자와 소비자 모두에게 이롭다”며 발족 배경을 설명하고 있다. 곽재훈 전문기자

29일 부산녹색소비네트워크가 발족식을 열고 녹색소비 활성화에 팔을 걷어붙였다. 녹색소비네트워크의 강동규(56) 공동 대표는 “건강한 소비, 윤리적으로 정당한 소비, 친환경적인 소비를 하면 생산자와 소비자 모두에게 이롭다는 인식이 필요하다”며 네트워크 발족 배경에 관해 이야기했다.

강 공동대표는 녹색소비네트워크가 꾸려진 배경부터 설명했다. “주요 참여 대상이 부산 YWCA, 그린오피스캠페인 참여기관 44곳, 녹색어린이집만들기 참여기관 53곳, 부산사회적기업협의회 등으로 실제 녹색 제품의 구매력이 있는 곳입니다. 녹색 제품을 이미 많이 사용하고 있으므로 주변으로 파급력이 있고 녹색 소비에 대한 인식을 퍼트리는 데도 효과적이죠.” 그는 “특히 미래세대인 아이들이 생활하는 어린이집에서 참여하는 것은 아주 환영할 만한 일”이라고 했다. 어릴 때부터 녹색 제품을 접하고, 녹색 소비가 어떤 것인지에 대한 설명을 듣고 자란 아이가 성인이 되면 당연히 녹색 제품에 대한 인식을 하게 마련이기 때문이다. 그리고 “여성들의 활동이 두드러지는 기관들이 참여하므로 기관뿐 아니라 각 가정의 소비 패턴을 바꿀 기회가 될 것”이라고 기대했다.

그는 “일정한 크기의 대형 마트에는 반드시 녹색 제품만을 모은 상품 매대를 마련해 두어야 하는 법 규정이 있다. 하지만 10명 중 1명이라도 전용 매대가 있다는 것을 아는 사람이 있을지”라며 기자에게 되물었다. 강 공동대표는 “이전에 다른 상품과 섞여 있던 것과 비교하면 나아졌지만 녹색 제품이 자리 잡은 곳은 사람들의 시선이 잘 가지 않는 곳”이라며 더 많은 홍보와 관심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녹색 제품의 생산자에게도 제품의 패키지나 디자인 등을 참신하게 만들어 소비자의 눈길을 끌도록 해야한다고 덧붙였다. “사람들이 돈을 내고 물건을 살 때 윤리적인 부분으로만 설득하는 데는 한계가 있습니다. 녹색 제품이 친환경적으로 필요하지만 상품의 질이 떨어진다거나 외관이 전혀 매력적이지 않다면 아예 선택조차 받을 수 없습니다.” 강 공동대표는 “결국 네트워크의 지속적인 활동을 위해선 예산 지원과 함께 녹색 제품을 생산하는 기업에 세제 혜택을 주는 등 제도적인 뒷받침이 필요하다. 생산자와 소비자 모두에게 도움이 되는 일이 녹색 소비라는 인식을 키워나갈 수 있는 노력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그래서 네트워크에선 ‘올해의 녹색상품’이라는 이벤트로 생산자와 소비자 간의 커뮤니케이션을 활성화할 방안을 세우고 있다. 강 공동대표는 “소비자가 만족했던 녹색 상품을 선정하면 선정된 생산자는 자부심을 느낄 수 있다. 소비자가 상품의 아쉬운 점을 건의하면 생산자가 받아들여 더 좋은 상품을 만들어내고, 소비가 촉진되는 긍정적인 효과가 이어지게 된다”며 기대감을 표시했다.

강 공동대표는 법무법인 신성의 대표 변호사라는 본업과 함께 녹색소비운동에도 오래 몸담아 왔다. “1993년 변호사 사무실을 부산에서 개업할 때부터 환경 쪽에 관심이 많았다”는 그는 “낙동강 페놀 사태나 위천공단 사건 등 지역에서 굵직한 환경 관련 이슈가 있을 때 활발하게 참여해 왔다. 환경 보호나 보존은 공공활동으로 사회인으로서 책무를 다하는 것이 당연하다고 생각한다”고 했다.

최영지 기자 jadore@kookj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