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낮은 인지도와 올드한 느낌
- 상품기획·마케팅으로 극복
- 젊은층 공략으로 안정화되면
- 세컨드 브랜드 론칭 계획
- 가성비 등 트렌드도 반영

“40년을 이어온 브랜드의 명성을 더욱 높이고, 재도약하는 계기를 마련하는 데 힘을 보태고 싶습니다.”

그린조이 김건희 상품기획 상무는 “앞으로 젊은 감각과 합리적인 가격대의 골프웨어가 대세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김종진 기자 kjj1761@kookje.co.kr

부산에 본사를 둔 골프웨어 제조업체 그린조이는 창사 41년 만인 올해 대대적인 변화를 시도했다. 그린조이는 ‘연산동시대’를 접고 기장군 명례산업단지로 본사와 물류센터를 이전했다. 기업의 ‘하드웨어’를 확충해 재도약을 하기 위해서다. 그린조이는 또 다른 성장동력을 갖췄다. 브랜드 디자인의 성장을 이끌기 위해 김건희(46) 씨를 상품기획 총괄 상무로 영입한 것이다.

김 상무는 국내 골프웨어업계에서는 꽤나 알려진 인물이다. 골프웨어 업계에서 23년 동안 일한 김 상무는 ‘팬텀’ ‘핑’ ‘파리게이츠’ 등의 브랜드를 잇따라 히트시키며 실력을 인정받았다. 무엇보다 그의 경력에서 빼놓을 수 없는 브랜드가 ‘와이드앵글’이다. 아웃도어 전문기업 K2코리아의 골프웨어 브랜드인 와이드앵글의 론칭부터 성공까지 모두 김 상무의 손을 거쳤다. 그는 “아웃도어 회사가 골프웨어를 만든다고 했을 때 주위의 우려가 많았다. 하지만 결국 좋은 브랜드는 소비자들이 알아본다는 생각으로 자신감을 갖고 브랜드를 탄생시켰다”고 말했다. 와이드앵글은 론칭 2년 반 만에 매출 1000억 원을 달성하는 ‘신화’를 썼다.

이처럼 화려한 경력을 자랑하는 김 상무가 지역기업인 그린조이를 택한 까닭이 궁금했다. 그는 “최순환 회장님을 직접 뵙고 난 후 함께 일해야겠다는 결심을 굳혔다. 적지 않은 연세에도 열정이 넘치고 브랜드를 자식처럼 아끼는 모습에 큰 감명을 받았다”고 설명했다.

이유는 또 있다. 그는 “지금까지 주로 신규 브랜드를 론칭해 성공시키는 역할을 맡았다. 이제는 오랜 전통을 갖고 있지만 정체된 브랜드를 재도약으로 이끌고 싶은 욕심이 생겼다. 그린조이는 나의 도전정신을 자극하기에 충분한 브랜드”라면서 “성장가도를 달리던 패션 브랜드 ‘구찌’가 한때 정체를 겪다가 새로운 인재 영입으로 재도약에 성공했듯이 나도 그린조이에서 그런 역할을 맡고 싶다”고 강조했다.

김 상무가 꼽은 그린조이의 약점은 낮은 인지도와 정체된 이미지이다. 그는 “부산 경남지역을 기반으로 한 브랜드이다 보니 서울과 수도권에는 매장 수도 적고 인지도가 낮은 편이다. 게다가 이미지 자체가 ‘올드’한 느낌이 강하다”면서 “다양한 마케팅과 상품 기획을 통해 인지도를 높이고 이미지 개선에 주력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김 상무는 이를 위해 그린조이를 젊은 층까지 아우를 수 있는 브랜드로 안착시킨 뒤 세컨드 브랜드(second brand)를 론칭할 계획도 갖고 있다.

김 상무는 향후 골프웨어 시장은 소위 ‘가성비’ 높은 브랜드가 지배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그는 “기존 골프웨어는 워낙 고품질에다 고가라는 인식이 강했고, 판로 역시 백화점 위주였다. 그러나 앞으로는 젊은 감각의 합리적인 가격대의 골프웨어가 대세가 되고 주요 판매처도 쇼핑몰로 옮겨갈 것”이라며 “그린조이도 이 같은 트렌드에 맞춰 상품 기획과 마케팅 전략을 짜야 한다”고 강조했다.

김 상무는 “지난 40년 동안 최 회장이 좋은 ‘밭’을 기름지게 잘 일구어 놓았고, 좋은 ‘도구’도 마련해 놓았다. 그 밭에서 좋은 수확을 거두는 것이 내 역할이다. 그린조이의 재도약을 이끄는 데 최선을 다하겠다”고 힘줘 말했다.

1971년 서울 출생인 김 상무는 연세대 대학원에서 패션디자인산업정보학을 전공하고 1996년 가나레포츠에 입사하면서 패션업계에 발을 내디뎠다. 이후 크리스패션 실장과 총괄 부장, K2코리아 이사를 거쳐 지난달 그린조이 상품기획총괄 상무에 부임했다. 이병욱 기자 junny97@kookje.co.k