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세계 최대 새 축제 오늘 개막
- 29개국 3만 명 방문할 것
- 도시 한복판서 철새들 군무
- 세계 어디가도 보기 어려워
- 탐조행사·심포지엄 등 다채

세계 최대 새(鳥) 축제인 제8회 아시아버드페어(ABF·Asia Bird Fair)가 17일 전야제를 시작으로 울산 태화강 일원에서 다채롭게 펼쳐진다. 오는 21일까지 5일간 열리는 이 행사는 국내 최초이면서 울산광역시로 승격된 지 20주년을 기념하는 의미도 담겨 있다. 하지만 이를 넘어서는 더 크고 숭고한 지향점도 있다. 이번 행사를 주관한 태화강생태관광협의회 이정학(57) 회장을 16일 만나 행사 안팎의 의의와 준비 상황, 콘텐츠 등에 대해 물어봤다.

태화강생태관광협의회 이정학(울산과학대학 교수) 회장이 17일부터 울산에서 열리는 제8회 아시아버드페어의 개최 의의와 프로그램 등에 관해 설명하고 있다.

먼저 울산에서 세계 최대 규모의 새 축제를 개최하는 게 어떤 의미가 있는지 궁금했다. 이에 이 회장은 울산의 자연환경 변화를 국내외에 널리 알리는 데 주안점을 두고 있다고 설명했다.

“울산은 우리나라 공해 도시의 대명사였고 그 중심으로 흐르는 태화강은 일명 ‘죽음의 강’으로 불려왔지요. 하지만 지난 10여 년간 시민들의 부단한 노력으로 지금의 태화강은 은어나 연어가 돌아오는 1급수의 생명의 강으로 탈바꿈했고, 백로와 떼까마귀 등 140여 종의 철새와 텃새가 서식하는 등 그야말로 생태계의 보고로 거듭나게 됐습니다. 이런 상전벽해의 모습을 아시아버드페어를 통해 국내외에 널리 알리는 데 목적이 있습니다.”

아시아버드페어가 세계적 행사라지만 아직 국내에는 생소한 감이 있는 듯했다. 아시아지역의 조류와 그 서식지를 보호하고 조류 탐조 및 생태관광을 목적으로 태동했지만 2009년 필리핀에서 1회 행사가 열려 이제 8회를 맞이했을 정도로 역사가 일천하다.

이에 이 회장은 아시아 국가들이 중심이 돼 태동했고 역사가 다소 일천하지만 지구촌 많은 나라의 다양한 단체가 참가하는 국제적 행사임을 강조했다. “이번 행사만 해도 아시아는 물론 유럽 아메리카 아프리카 등 29개국에서 42개 단체가 오고 국내에서도 조류 관련 40여 단체가 참가하는 등 총 3만여 명이 찾을 예정입니다.”

울산이 과연 이 같은 특화된 국제적 규모의 행사를 치를 정도로 환경적 요건을 갖추고 있는지도 의문이 갔다. 그러자 울산은 우리나라는 물론 세계 어느 지역보다 차별화되고 특화된 버드페어 개최지로서의 조건을 갖추고 있다는 자신감 넘치는 답변이 돌아왔다. “외국 버드페어는 주로 희귀종 조류를 선보이는 것이 일반적입니다. 우리나라는 철새를 중심으로 한 조류와 생태환경을 선보이기 좋은 조건을 갖고 있습니다. 특히 울산의 경우 도심 한복판에서 떼까마귀 같은 철새가 대규모 군무를 펼치는 것은 세계 어디를 가도 찾아보기 어렵죠. ABF 관계자들도 이 점에 매료돼 손쉽게 울산 개최를 결정한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행사 주요 프로그램을 보면 17일 전야제, 18일 개막식과 함께 태화강의 종 다양성을 확인하는 전국 탐조대회와 ABF 철새보존 심포지엄, 생태관광 심포지엄, 태화강 탐조투어, 공연 등이 다채롭게 펼쳐진다.

특히 철새보존 심포지엄에서는 태화강과 울산만의 철새 서식 실태와 보전 대책 등이 제시될 예정이다. 태화강 명물인 떼까마귀의 출조와 군무 등을 탐조하는 행사도 18, 19일 양일간 마련된다. 떼까마귀 수묵화전, 사진전, 태화강 물새사진전 등의 특별전시회도 개최된다.

부산 출신으로 동아대 관광경영학과 학· 석·박사학위 소유자인 그는 하얏트호텔 부산에서 10년 정도 현장 근무한 경력도 있다. 현재 울산과학대학 호텔외식조리과 교수로 재직 중이다. 10여 편의 주요 논문과 20여 권의 저서를 냈다.

태화강생태관광협의회와는 2013년 창립 당시 인연을 맺어 지난해 말 3년 임기의 협회장이 됐다.

방종근 기자 jgbang@kookj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