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황토방과 허브 가든 짓는 등
- 팜스테이 마을 조성 선구자
- 토속특산물 판매로 수익 증대
- 관광객 유치할 이벤트도 열어
- 도농교류의 날 대통령 표창도

“경남 밀양시 꽃새미마을 주민을 대표해서 받은 상인 만큼 더 행복한 마을을 만들겠다는 각오를 새롭게 다지게 됩니다.”

밀양 꽃새미마을 손정태 마을운영위원장이 “농업과 농촌에 대한 도시민의 애정어린 관심이 필요하다”고 강조하고 있다. 이민용 기자

2일 경남 밀양시 초동면 꽃새미마을에서 만난 손정태(58) 마을운영위원장은 여전히 마을 가꾸기에 여념이 없다. 꽃새미마을은 2002년 처음으로 팜스테이를 시작한 이후 경남은 물론 전국에서도 손꼽히는 팜스테이 대표마을이 됐다. 이런 꽃새미마을의 명성 뒤에는 손 씨의 땀과 노력이 고스란히 배어 있다. 이런 공로로 손 씨는 최근 농림식품부가 주관하는 ‘도농 교류의 날’에 마을 리더부문 대통령 표창을 받았다. 밀양의 촌부를 자처하는 손 씨지만 팜스테이에 관한 한 선구자로 불릴 정도다.

마을 토박이인 그가 팜스테이에 눈을 돌린 것은 20년 전이다. “갈수록 침체되는 농업의 현실을 극복하는 길은 결국 도시민의 구매력을 높이는 방법밖에 없었다”는 그는 소비자인 도시민을 농촌으로 끌어와야 한다는 결론을 내렸다. 하지만 이름조차 생소했던 팜스테이 마을을 조성하는 과정은 쉽지 않았다.

그는 “열심히 농사 짓고 농산물을 제값에 파는 것만 전부라고 여기는 농민 입장에서 서비스업인 팜스테이는 회의적이었다”며 먼저 자신의 땅에 황토방을 짓고 허브와 야생화를 심는 등 도시민 농촌 체험 공간을 만들었다. 이렇게 만든 곳이 꽃새미마을에서도 대표적인 체험공간인 ‘참샘허브나라’다. 3만3000㎡ 규모에 황토방 펜션, 허브 가든과 온실, 식당과 허브 찻집 등이 들어선 이곳은 한 해 5만 명이 다녀가는 명소가 됐다.

“처음에는 반신반의했던 주민들도 참샘허브나라를 찾는 도시민의 발길이 늘어나자 생각이 달라졌다”는 손 씨는 주민을 상대로 팜스테이 확장에 팔을 걷어붙였다. 집마다 손두부 만들기, 고구마 수확 체험, 전통 된장·고추장 만들기, 떡 만들기 체험 등 특색 있는 체험을 하게 하면서 지금은 마을 내 25개 농가가 참여하는 팜스테이로 확장됐다.

전국 농촌에 팜스테이가 늘어나면서 손 씨는 차별화로 또 한 번 돌파구를 마련했다. 팜스테이의 부가가치를 올리기 위해 마을 주민이 직접 재배하고 만든 친환경 단감, 청정 미나리, 청양고추, 두부콩, 장아찌 등 토속 특산물 판매를 시작하면서 마을의 또 다른 수익원이 됐다.

꽃새미마을의 또 다른 성공 비결은 도시민 고객을 겨냥한 마을 가꾸기다. 손 씨는 “팜스테이가 한 번 정도 다녀올 만한 곳이 되게 해서는 안 된다고 생각했다”며 도시민을 단골로 만들기 위해 끊임없이 볼거리 체험 거리를 만들었다. 마을 곳곳에 사람 키 높이의 돌탑 108개를 쌓고 마을 입구에는 장승과 솟대, 물레방아, 포토존 등 다양한 공간을 배치했다.

관광객의 발길이 줄어드는 겨울에는 ‘얼음꽃 축제’ 등 계절별 이벤트를 열고 있다. 최근에는 둘레길이 인기를 끌자 마을 입구에서부터 마을 뒷산을 도는 14㎞ 구간을 정비해 농촌진흥청의 ‘가볼 만한 그린로드’에 선정됐다.

“농업 경쟁력이니, 6차 산업이니 어렵게들 얘기하지만, 실상은 농촌과 도시의 공생관계를 이해하고 조금만 관심을 가진다면 도시와 농촌 모두 행복할 수 있다”는 그는 “농민의 의식변화도 필요하지만 농업과 농촌에 대한 도시민의 애정 어린 관심도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이민용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