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1960·70년대 경제 성장 초석
- 관련기관 홍보·관심 부족으로
- 아직 제대로 조명안돼 아쉬움
- 해수부, 업계 소통 원한다면
- 현장서 선원 직접 마주해야

“원양어업 진출 60주년을 맞아 많은 분이 관심을 가져주셨지만 사실 변한 것은 크게 없습니다.”

전국원양산업노동조합 이봉철 위원장은 “선원 주택공제제도 등 복지정책 개발과 개선에 힘쓰겠다”고 강조했다. 서정빈 기자

전국원양산업노동조합(이하 원양노조) 이봉철(56) 위원장은 국내 언론들이 최근 원양어업에 많은 관심을 보였지만 선원들의 피부에 와닿을 만한 변화는 없어 안타까워했다.

우리나라 원양어업은 1957년 6월 29일 지남호가 인도양 참치연승 시험조업을 위해 부산항을 출항한 것이 시작이었다.

1960, 1970년대 당시 원양어선들이 벌어들인 외화는 19억9289만 달러로 파독 근로자(광부, 간호사) 송금액 1억150만 달러보다 20배가량 많아 경제 성장의 초석을 다질 수 있었다.

이 위원장은 “파독 광부와 간호사들이 영화 ‘국제시장’으로 집중적으로 조명됐다. 우리 노조, 전국해상산업노동조합연맹, 원양업계, 부산시, 해양수산부 등도 여러 노력을 기울이고 있지만 아직 부족한 부분이 많다”며 “각 기관이 따로 움직일 뿐 아니라 협업하더라도 홍보에 대한 비용이나 관심 부족으로 일반인의 적극적 참여 유도가 빠져 있다”고 지적했다.

원양노조는 지난 21일 한국원양산업협회와 함께 ‘원양어업종사자 및 가족축제’를 선원, 가족, 외국인 근로자, 은퇴 선원 등 800여 명이 참석한 가운데 부산 해사고에서 개최했다. 어선, 상선, 선박 관련 업종 종사자들이 펼치는 축제 중 전국 최대 규모이다.

이 위원장은 “바다에 고립돼 문화적 불모지와 다름없는 환경 속에서 선원들이 보내온 글, 그림, 사진 등을 살펴보면 넘치는 감성과 끼를 발견할 수 있고 오래 떨어져 있던 가족들이 함께 웃을 수 있는 장”이라며 “우리 삶의 방식을 문화로 승화시켜보자고 시작했던 것이 올해로 15회째를 맞았다”고 설명했다.

이어 그는 “지난해부터 노사가 함께 주최하며 원양업계 종사자 모두 함께 즐기는 화합의 장으로 거듭난 것도 더욱 뜻깊다”고 덧붙였다.

원양노조의 연중 가장 큰 업무는 사측과의 임금 교섭이다. 최근 2017년도 임금 교섭을 통해 월 고정급을 10만 원씩 올리고 대학생 자녀 장학금을 60만 원 인상(연간 400만 원)하는 등 임금협정서와 업종별 추가협정서 등에 한국원양산업협회와 서명했다.

그는 “특히 올해 협상에서는 노사가 함께 ‘선원 주택공제제도’ 같은 복지 정책을 개발하기로 합의하는 등 복지개선을 확보하려고 노력했다”고 덧붙였다.

이 위원장은 1982년 처음 원양어선에 승선해 1998년까지 전 세계의 바다를 누볐다. 원양노조가 처음 만들어진 1985년 태평양지부 홍보부장으로 노조에 몸을 담아 33년째 노조 활동을 이어 왔다.

늦은 나이에 선원 복지와 산업 발전을 위해 공부해 2006년 부산 경상대학 사회복지행정학과, 2015년 한국해양대 경제학과를 졸업하고 지난 2월 17일 원양노조 14대 위원장으로 선출됐다.

그는 해수부가 새로 개정을 추진하는 ‘원양산업발전법’에 선원에 관한 정책이 없다고 아쉬워했다.

이 위원장은 “60주년을 맞아 해수부가 업계와의 협력과 소통을 강화한다며 관련 회의를 여러 차례 했다. 진짜 협력과 소통을 위해선 부산의 원양부두에서 선원들과 직접 마주하는 스킨십이 간절하다”고 말했다.

이수환 기자 leesoo@kookj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