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민·관협력 리모델링 폐공장에
- 중고서점 맥줏집 원예점 등
- 재생 중점 점포들 입점 완료

- ‘사운드 아트전’ 첫 소개 이어
- 내년 초 새 프로그램 선뵐 것

“이제 아름다운 가을을 맞을 수 있겠어요.”

최근 F1963 복합문화공간에 입점한 중고서점 예스24에서 강재영 총괄기획자가 새 문화 프로그램 운영 계획을 이야기하고 있다. 서순용 선임기자

복합문화공간 F1963(부산 수영구 망미동) 강재영 총괄기획자는 눈코 뜰 새 없이 바쁘지만 웃음이 끊이질 않는다. 고려제강 폐공장을 리모델링한 복합문화공간 F1963을 모두 채우고 시민에게 선보일 일만 남았기 때문이다. 고려제강이 망미동 폐공장을 리모델링한 F1963은 지난해 부산비엔날레 전시를 선보여 화제가 됐다. 그 이후 부산시, 부산문화재단, 고려제강이 정부의 ‘폐산업시설 문화재생사업’에 응모해 국·시비 32억 원을 확보하고 F1963 공간 일부(2000㎡)를 전시·공연장으로 조성하는 한편, 다양한 문화 프로그램을 진행하기로 했다. F1963 조성 단계부터 참여한 강 기획자는 지난 5월 F1963사업단 총괄기획자로 선임됐다.

“지난달 중고서점 예스24가 입점하면서 F1963 공간이 완성됐어요. 각 분야에서 인지도가 높은 테라로사(카페), 프라하993(맥줏집), 복순도가(막걸릿집), 뜰과숲 원예점(원예), 예스24(서점) 등이 자리 잡았습니다. 이곳들은 ‘재생’이란 키워드로 통합니다. 폐공장을 문화공간으로 재생한 공간에서 무언가를 재생하거나 원재료를 생산해 판매하는 곳만 모았거든요.”

공간뿐 아니라 F1963 문화 프로그램도 시작했다. F1963 전시·공연홀을 조성하고 지난달 29일 사운드 아트 전시 ‘사운드 아트-투명한 소리를 보다(Listening To Transparency)’를 시작했다. F1963사업단은 공간에 걸맞은 문화예술 프로그램을 차례로 선보인다. 지난달 중정(야외공간)에서 춤 마임 연극 등의 공연을 선보이는 ‘오픈 스퀘어’를 시작했고, 1차 파일럿 프로그램으로 사운드 아트 전시를 했다.

“시간이 촉박하고 예산이 충분치 않은 가운데, 부산에서 보기 드문 전시를 고르다 ‘사운드 아트’를 택했습니다. 신선하고 어려워 보여도, 이해할 수 있는 전시거든요. 다행히 프랑스 리옹 국립음향멀티미디어창작센터 작가들이 중국에서 전시한 덕택에 부산 초청이 원활했고, 부산을 기반으로 활동하는 사운드 아트 작가 4명도 초대했습니다. 몇 년 쉬다가 예전처럼 직접 발로 뛰며 모든 것을 조율하고 준비하자니 쓰러지기 직전이었지만, 작가들의 놀라운 작품에 에너지를 얻는 저를 보며 어쩔 수 없구나 싶었어요.”

1차 파일럿 프로그램 외에 어떤 것을 준비하고 있는지 궁금해졌다.

“새롭고, 부산다우며, 문화 품격을 높일 콘텐츠를 선보일 거예요. 저는 F1963이 부산의 문화 품격을 높이는 데 일조하길 바랍니다. 지금도 부산다운 문화 공간이 많지요. 그러나 좀 더 새롭고 눈길을 오래 잡는 프로그램을 쉽게 접할 기회가 많지 않았던 것 같아요. 여기서 시민들이 새로움을 접하고, 그것을 발판 삼아 또 다른 문화를 접한다면 문화 역량이 더 올라가지 않을까요? 지난 7년여간 부산을 드나들면서 느낀 것은 이곳만의 특징이 뚜렷하다는 거예요. 사람의 기질, 자연환경, 문화의 특징을 잘 끄집어내 표현하고, 보여주고 싶어요. 내년 초 2차 파일럿 프로그램으로 부산의 작가, 기획자들과 함께 ‘부산 리턴즈’를 준비하고 있는데 벌써 기대됩니다.”

강 기획자는 홍익대 미대 예술학과와 대학원을 졸업하고 환기미술관 큐레이터, (재)세계도자기엑스포 전시팀장, 중국 난징트리엔날레 공동 큐레이터 등으로 활동했다. 그는 2011년 고려제강 와이어뮤지엄 기획을 맡으면서 인연을 맺어 F1963 전체 기획까지 하게 됐다.

“F1963은 민간(고려제강)이 투자하고 공공기관(부산시, 부산문화재단)이 참여해 만드는 민·관 협력 문화공간이에요. 새 모델을 만드는 것이라 과정이 쉽지만은 않지만 양쪽을 조율하며 최선의 결과를 얻고자 합니다. 양쪽 모두 F1963의 성공에 의지가 강한 만큼 좋은 공간을 잘 만들겠습니다. 그리고 시민이 이 공간을 더 자주 찾아주셨으면 좋겠어요. 이렇게 좋은데, 안 오시면 후회하실 거예요!”

김현주 기자 kimhju@kookj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