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산업도시 울산 노사분쟁 상당
- 지노위 공정한 조정 책임 커
- 근로자 차별 면밀히 살피고
- 노사 공익위원 워크숍으로
- 심판 신뢰성·공정성 올릴 것

울산지방노동위원회(이하 지노위)가 지난달 30일 자로 정식 출범했다. 지노위는 산업 도시이자 노동자 도시인 울산에서 노사의 이익과 권리 분쟁을 신속하고 공정하게 조정 및 판정하는 업무를 수행하게 된다. 즉, 고용노동지청이 검찰이라면 지노위는 법원 역할을 하는 곳이다. 초대 이철우(57) 위원장을 11일 울산지노위(남구 신정동)에서 만나 소감과 업무 방침 등을 들어 보았다.

이철우 울산지방노동위원회 위원장이 울산지방노동위의 설립 의미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먼저 부임 소감을 묻자 이 위원장은 "울산은 그 어느 지역보다 노사 간 분쟁이 많다. 이를 공정하고 안정적으로 조정하고 지도해야 하는 만큼 지노위의 책임이 크고 역할이 많은 곳이다. 그래서 어깨가 더 무겁다고 느낀다"고 말했다.

울산은 산업도시 특성상 노사 분쟁이 많은 곳임에도 불구하고 전국 광역시·도 가운데 유일하게 지노위가 없었다. 분쟁이 생기면 먼 부산지노위까지 가야 하는 시간적, 경제적 불편과 손실을 감수해야 했다. 또 대기업, 중소협력업체가 혼재해 있기 때문에 지역 실정에 맞는 맞춤형 갈등 조정과 노사 관계 설정이 필요했으나 이를 해소하기엔 역부족이었다. 사정이 이렇다 보니 제때 제대로 된 업무처리가 불가능했다. 부산지노위 조정 및 심판사건 중 울산 사건이 전체의 50%를 넘을 정도였다. 이것이 바로 울산지노위가 설립된 이유다.

이에 대해 이 위원장은 "울산지노위의 출범으로 이젠 울산 노사만의 니즈에 맞춘 커스터 마이징 서비스가 가능하게 됐다. 교섭 결렬 시 조정, 부당해고 및 비정규직 차별 등 현장에서 많이 발생하는 분쟁 심판 등에 특화된 서비스를 제공하게 될 것"이라며 "특히 올해부터 현장에서 부당한 차별이 있는지 면밀히 살펴 엄격하고 공정하게 심판하겠다"고 공언했다. 이어 "노사 공익위원 대상 워크숍 등을 열어 전국과 지역 현안, 주요 노동판례 등을 논의하고 연구해 전문성을 높이는 등 조정·심판의 신뢰성과 공정성을 끌어올릴 계획"이라고 덧붙였다.

이 위원장은 울산고용노동지청장을 역임한 바 있다. 2015년 9월 취임해 지난 3월 지노위원장으로 자리를 옮기기 전까지 1년6개월 동안 울산의 고용 안정과 노동 환경 개선을 위해 노력했다. 이런 경력 때문에 지역 사회와 노동계가 그에게 거는 기대가 큰 것도 사실이다.

이 위원장은 "분쟁 발생 시 치우침 없이 당사자 모두 만족할 수 있는 중재안을 도출해 내겠지만 그보다 먼저 조정 신청 전 쟁의 상태에서 선제적 조정을 하는 데 더욱 노력하겠다. 그러려면 평소 노사를 자주 만나 많은 대화를 해야 한다고 본다. 그래서 근로자와 사용자 위원 간담회를 수시로 열어 다양한 목소리를 듣고 해결 방안을 모색하도록 하겠다"며 "부당해고 등 불이익을 받는 근로자들이 제대로 권리를 구제받고 비정규직이 정당한 대우를 받도록 차별을 개선하는 데도 힘쓰겠다"는 말로 업무 방침을 피력했다.

울산지노위는 정식 출범한 지는 불과 열흘밖에 되지 않았지만 업무는 지난 5월 25일부터 이미 시작했다. 하지만 지금까지 불과 한 달 보름여 만에 40건이 넘는 조정신청이 접수됐다. 이 가운데 시내버스 노조의 조정신청 건은 울산시와 시민들의 이목을 집중시켰다. 자칫 파업으로 시민들의 발이 묶이는 극단적 사태가 오지 않을까 하는 우려가 고조됐다. 하지만 이 위원장이 이끄는 지노위의 적극적인 중재 노력으로 순조롭게 마무리됐다. 첫 관문을 무난히 잘 돌파해 시민들에게 눈도장을 받은 셈이다.

경기 수원 출신인 이 지원장은 아주대와 고려대 노동대학원을 졸업했다. 1985년 노동부 7급 공무원으로 공직에 첫발을 내디뎠다. 그 이후 노동정책실 건설산재예방과장과 인력수급정책국 사회적기업과장, 안양지청장, 울산지청장 등 요직을 두루 거쳤다. 방종근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