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교육 질 향상·학군배정 위해
- 적정 규모 학교 육성 급선무
- 40억~ 120억 인센티브 받아
- 교육환경 개선사업도 가능
- 교육청이 적극 나서야 할 때

"적정규모학교(학교 신설 및 통폐합) 문제는 더는 미룰 수 없는 중차대한 사안입니다. 이제는 부산시교육청이 적극적으로 이 문제를 풀기 위해 팔을 걷어붙여야 할 때입니다. 시교육청이 지역 여건과 여론을 수렴해 부산만의 모델을 만들어야 합니다."

박중묵 부산시의회 교육위원장은 "학교 통폐합에 차질을 빚어 인구 유입이 많은 지역의 신설학교 인가가 지연되고있다"고 설명했다. 김종진 기자

부산시의회 박중묵(자유한국당·동래1) 교육위원장은 적정규모학교 육성의 시급성에 대해 이렇게 강조했다.

박 위원장은 지난달 30일 시의회에서 적정규모학교 육성을 위한 토론회를 개최하며 학교 구조조정에 시동을 걸었다. 박 위원장은 적정규모학교 육성을 '고양이 목에 방울 달기'라고 표현했다. 교육의 질 향상과 원활한 학군 배정을 위한 신설 학교 설립 등을 위해 필요한 작업이지만 그동안 통폐합 대상이 되는 학교의 학부모와 동문 등의 반발, 통폐합으로 관리직(교장·교감) 자리가 줄어드는 교육계 내부의 반대 등으로 시교육청도 소극적으로 대응했다.

박 위원장은 "사정이 이렇다 보니 지역 국회의원이나 시의원을 통한 학교 신설 민원이 잇따르고, 시교육청은 교육부의 불허 방침 핑계만 대면서 악순환이 발생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그는 "교육부는 신도시나 재개발 지역의 학교 신설을 위해 기존 소규모 학교의 통폐합을 전제 조건으로 내걸고 있다. 학령인구 감소에 따라 학생 수가 교육부의 권고기준에 못 미치는 소규모 학교는 늘어나는 추세지만 일선 시·도에서 학부모 반발 등으로 학교 통폐합에 소극적인 태도를 보인다"고 지적했다. '선 통폐합, 후 신설 학교 인가'라는 교육부 조처가 나온 배경이라는 것이다. 또 박 위원장은 "부산에서도 정작 인구 유입이 많아 신설 학교가 필요한 지역은 기존 학교 통폐합이 차질을 빚으면서 설립 인가가 지연되고 있다"며 적정규모학교 육성의 필요성을 거듭 강조했다.

교육부의 적정규모학교 육성 권고기준을 보면, 도시 지역은 ▷초등 240명 이하 ▷중등 300명 이하의 학교는 통폐합 대상이다. 부산은 초등 70개교, 중학교 15개교, 고교 8개교 등 총 93개교가 대상이지만, 실제 추진 대상으로 선정된 학교는 36개교에 불과하다.

박 위원장은 소규모 학교 통폐합을 통해 학부모와 지역이 '윈-윈' 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그는 "소규모 학교를 통폐합하면 교육부로부터 학생 수 등에 따라 40억~120억 원의 인센티브를 받는다. 이 재원을 흡수되는 학교의 학생들을 위한 통학버스 운영이나 통합하는 학교의 체육관 건립 등 교육환경 개선 사업에 투입할 수 있다"고 말했다. 이와 함께 박 위원장은 "시교육청 역시 연간 50억 원에 달하는 학교 운영비를 절감해 교육 서비스 질 향상에 투입할 수 있다"고 덧붙였다. 특히 일선 기초자치단체가 통폐합으로 발생하는 폐교를 지역 주민을 위한 커뮤니티시설로 적극적으로 활용하겠다는 의사를 보인다면서 학교 통폐합에 따른 지역사회의 '소득'도 적지 않다고 강조했다.

박 위원장은 적정규모학교 육성을 위해 시교육청이 의지를 갖고 나서야 한다고 주문했다. 박 위원장의 제안으로 지난 3월 시교육청에는 적정규모학교 육성 추진단이라는 조직이 생겼다. 그는 "이제는 시교육청이 주도적으로 나서서 적정규모학교 육성에 관한 필요성과 이익을 학부모들에게 설명하고 설득해야 한다. 또 교육 당국과 학부모, 학생, 지역사회가 모두 윈-윈할 수 있는 부산형 학교 통폐합 모델에 대한 집중적인 연구도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윤정길 기자 yjkes@kookj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