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다복동 사업 순항 책임질 것"
- 올해 52→192개 동 확대시행
- 통·반장 활용 안전망 구축도
- 중산층 치매가정에 지원 계획

"다복동(다가서는 복지 동(洞)) 사업을 구체화하겠습니다. 전임 원장들이 제시한 복지 제도를 부산에 제대로 안착시키는 것을 임기 중 최대 과제로 삼겠습니다."

부산복지개발원 김종윤 원장은 10일 "관성적인 복지 행정을 탈피해 중산층을 위한 복지제도 시행을 구상하고 있다"고 밝혔다. 임경호 프리랜서

신임 김종윤(60) 부산복지개발원장의 취임 포부다. 김 원장은 지난 2월 사임한 초의수 전 원장에게 바통을 넘겨받아 부산시 복지 분야 싱크탱크인 복지개발원의 새 수장으로 지난달 20일 임명됐다.

그는 1986년 총무처 국가직 7급 공무원에 임용돼 공직을 시작했다. 부산시 장애인복지팀장과 건강증진과장, 장애인복지과장 등 복지 관련 부서장을 두루 거쳤다. 2015년 12월 서구 부구청장을 끝으로 공직에서 물러섰으며, 이후 1년간 동명대 사회복지학과 교수로 강단에 섰다. 이런 경력 덕분에 복지에 관한 실무와 이론을 두루 갖췄다는 평을 받았다. 김 원장은 전임 초 원장의 잔여 임기인 내년 7월 말까지 복지개발원을 총괄 운영한다.

김 원장은 1시간을 넘는 인터뷰 시간의 절반을 할애해 '다복동 사업 순항'에 대해 강조했다. 30년의 공직 생활 중 18년을 복지 업무를 맡으며 쌓은 노하우를 활용해 지금보다 발전된 형태의 다복동 사업을 추진하겠다는 의지가 강하게 배어 나왔다.

기존 다복동은 기초생활수급제나 부산형 기초보장제 등 제도 시행 자체를 몰라 복지 혜택을 받지 못하는 이들을 발굴해 지원하는 것이 핵심이다. 지난해 52개 동이 시작한 데 이어 올해 192개 동으로 확대 시행될 예정이다.

김 원장은 "지금은 방문간호사와 사회복지사 등 직원 4, 5명이 동 전체 복지 향상을 위해 뛴다. 사회복지직 공무원이 1명뿐이었던 옛날보다는 개선됐지만, 이들 직원이 동 전체의 복지 수요를 전담하는 것은 무리"라고 말했다. 김 원장은 대안으로 "동마다 수십 명 있는 통장을 활용하면 더 촘촘한 복지를 벌일 수 있다"며 구상을 밝혔다.

김 원장은 서구 부구청장 시절 벌였던 '촘촘한 지역사회 안전망 사업(희망나래단)'을 사례로 들었다. "관내 통·반장 900명을 복지위원으로 위촉했어요. 이들이 홀몸노인과 소외가정을 찾아 말벗이 되어 주고, 반찬 나눔 등을 주도하게 했더니 전 동네가 건강해졌습니다. 일부 공무원이 복지 수혜를 주는 것이 아니라, 이웃이 서로 관심을 가지며 살게 하는 것이 다복동의 새로운 지향점입니다." 그가 제안했던 이 사업은 보건복지부의 '2015 복지행정상'에서 대상을 수상해 3000만 원의 포상금을 받았다.

그는 공직에 있는 동안 번뜩이는 복지 아이디어를 사업화해 호평을 받았다. 국내 처음으로 대형경기장인 아시아드 주경기장에 장애인 편의시설(휠체어석과 장애인화장실 등)을 도입했다. 부산지역 육교에 장애인용 리프트 설치도 그의 아이디어 덕분이다.

'중산층을 위한 복지제도 시행'은 그가 새로 구상하는 대표적인 사업 중 하나다. 기초수급자 등 제도권 안에 진입한 이들만 집중적으로 혜택을 줬던 관성적인 복지 행정을 탈피해보겠다는 것이다. 김 원장은 "일정 수준의 소득이 되더라도 치매를 앓는 부모와 함께 사는 가정 등은 굉장히 어려운 현실에 처해 있다. 지역사회가 이들 삶의 무게를 덜어줄 수 있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부산대 사회사업학과(현 사회복지학과)를 졸업하고 행정직 공무원으로 임용된 뒤에도 주로 복지 분야 업무를 맡으면서 사회복지학 박사학위까지 딴 전문가가 펼칠 부산판 복지사업이 기대된다.

김화영 기자 hongdam@kookj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