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각국 바텐더 130여 명 제치고
- 지난달 파나마 결승서 우승
- 전 세계에 자신 칵테일 출시
- "美 본사 진출해 역량 펼칠 것"

"칵테일은 각각의 재료가 모여 조화를 이뤄야 하고 누가 만드냐에 따라 맛이 달라지는 팔색조같은 음료입니다. 그동안 갈고닦은 실력을 인정받아 보람 있게 생각합니다."

송성민 하드록카페 부산 해운대점 바 매니저는 "이번 바로커대회 우승을 계기로 국내에 바텐더 교육 과정이 개설될 예정"이라며 관심을 당부했다.

해외 유수의 바텐더 대회에서 한국인 최초로 우승한 하드록카페 부산 해운대점 송성민(36) 바 매니저는 23일 칵테일의 매력에 대해 이같이 설명했다.

송 매니저는 글로벌기업인 하드록인터내셔널(이하 HRI)이 최근 진행한 제4회 바로커(Barocker) 대회에서 글로벌 챔피언에 등극했다.

HRI는 해외 74개국에 177개 칵테일 카페(하드록 카페)를 보유하며 호텔 카지노 라이브 공연장을 운영하는 주류 판매 및 외식 전문 기업이다.

바로커 대회는 전 세계 하드록카페 소속 바텐더들이 기술을 겨루는 경연이다. 각국 도시의 우승자 130여 명이 권역별 예선을 거쳐 최종 13명이 결승을 치르는 방식으로 진행된다. 올해 결승전은 남미 파나마에서 지난달 15일부터 17일까지 열렸는데 각국의 바텐더가 ▷칵테일 제조법을 외우는 레시피 테스트 ▷일정량의 칵테일을 만드는 정확도 테스트 ▷과제로 주어진 칵테일을 제한된 시간 안에 만드는 스피드 라운드 ▷관객에게 공연을 보여주는 쇼맨십 라운드 등 4개 종목에서 기량을 겨뤘다.

그 결과 송 씨가 쇼맨십 부문 우승을 하고, 전 부문 우승자 중 가장 높은 점수를 받아 글로벌 챔피언 트로피를 거머쥐었다.

글로벌 챔피언 트로피 수상은 전 세계 170여 개 칵테일 매장을 갖고 있는 HRI의 규모와 브랜드 인지도를 고려할 때 세계 최고의 실력을 증명하는 것이나 다름없다는 게 주류업계의 평가다.

송 씨는 우승 특전으로 전 세계 HRI 리조트에서 2주간 여행할 수 있는 경비 일체(1000만 원 상당)를 지원받고, 자신이 개발한 칵테일을 전 세계 하드록카페 매장 메뉴에 올릴 수 있다. 그는 열대과일을 활용해 해운대의 정취가 느껴지는 칵테일을 개발해 부산의 이미지가 떠오르는 명칭을 붙이겠다는 계획이다.

송 씨의 이번 대회 우승은 수차례 도전 끝에 쟁취한 성과다. 16년 전 바텐더였던 친구의 모습을 보고 멋있다는 생각이 들어 같은 길에 접어든 이후 수많은 해외 대회에 도전했지만, 번번이 탈락의 고배를 마셔야 했다. 그러던 중 그는 3년 전 하드록카페에 입사했고, 그해 시작된 HRI 바로커 대회를 계기로 해외 대회 우승의 꿈을 다시 꾸게 됐다. 송 씨는 "매니저 일까지 하다 보니 준비 시간이 부족했는데, 막상 우승하니 얼떨떨하다"면서도 "꾸준히 노력해 제너럴 매니저를 거쳐 미국 하드록 본사의 글로벌 비버리지 디렉터로까지 커나갈 것"이라고 포부를 밝혔다.

한편 하드록코리아는 송 씨의 우승을 계기로 바텐더 교육 과정을 오는 7월께 개설하는 한편, 매장도 서울 부산 외에 3곳을 더 확장하겠다는 계획이다.

이승륜 기자 thinkboy7@kookj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