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교내 배달음식 금지 부당함에
- 영상 만들며 1인 미디어 시작
- 자신만의 철학 담은 콘텐츠로
- SNS서 청년들에게 공감얻어
- 박원순 시장과 인터뷰도 성사

1인 미디어인 '헤드킹 미디어(HK media)'를 운영하는 이수종(25) 씨는 SNS 콘텐츠로 세상을 바꾸고 싶어 하는 부산 청년이다. 지난해 12월 초 문을 연 신생 매체이지만 벌써 페이스북과 유튜브에서 명성을 얻고 있다.

	'헤드킹 미디어'를 운영하는 이수종 씨는 "기성언론이 관심 갖지 않은 부분을 재밌고도 심층적으로 취재해 사회변화를 이끌고 싶다"고 말했다. 김화영 기자

그는 지난 14일 부산을 찾은 박원순 서울시장과 인터뷰를 성사시켜 주목받았다. "정치인을 인터뷰한 포트폴리오는 없었어요. 무작정 밀어붙였습니다. 지인의 지인을 거쳐 보좌관에게 삼고초려를 해 10분을 얻었습니다."

3분가량으로 편집된 영상은 SNS 유저에게 수많은 '좋아요'를 받았다. 이 씨와 박 시장의 대화 중 핵심적 내용만 담겨 주목도가 높았다. "서병수 시장님, 부산에 원전 더 짓지 마요. 전국이 불안해요." "대통령이란 단어를 국민 공모로 바꿉시다. 지금은 너무 권위적이잖아요." 길게 이어진 박 시장의 홍보멘트는 '빨리 감기' 효과로 넘겨버렸다. "여러분 자세한 내용은 검색하세요"라며 인터뷰 중간 박 시장의 말을 이 씨가 재치 있게 제지하기도 했다.

부산외국어대 영상콘텐츠융합학과 3학년에 재학 중인 그는 자신의 이름 머리 수(首), 임금 종(宗)에 착안해 '헤드킹 미디어'를 만들었다. 주목받는 1인 미디어 중에서도 최고가 되겠다는 포부를 담았다. 1인 미디어 활동을 결심한 것은 부산외대에서 벌인 '짜장면 전쟁' 때문이다. 학교가 캠퍼스를 남구에서 금정구로 이전하면서 '교내 배달음식 금지'를 선포했고, 이에 반발한 학생들이 지난해 10월 학교 잔디밭에서 집단적으로 짜장면을 배달시켜 먹는 시위를 벌였다.

이 과정에서 이 씨는 학교의 부당함을 알리는 영상을 만들어 좋아요 1만3000개와 공유 600개를 이끌어내는 폭발적인 호응을 얻었다. 전국의 많은 언론이 이 문제에 관심을 가지는 발판도 제공했다. 앞서 갓 대학에 입학한 2012년 '1020 토크쇼'라는 팟캐스트를 운영하며 청년이 생각하는 국내 정치권의 문제점 등에 대한 인터넷방송을 하기도 했다.

"'좋아요' 클릭이 목표가 아닙니다. 청년의 시각으로 기성언론이 관심 갖지 않은 다양한 부분을 재밌고도 심층적으로 취재해 사회변화를 이끌고 싶습니다."

그의 콘텐츠에는 원칙이 있다. 무거운 주제를 다루되 ▷5분을 넘기지 말 것 ▷많은 이의 인터뷰를 담을 것 등이다. 그동안 '트럼프가 이겼다. 한국 청년의 반응은?' '고등학생이 생각하는 수능이란?' 등의 주제로 만든 영상을 내놓았다.

이 씨는 곧 다른 대권 주자와 인터뷰에 나설 예정이다. "쇠뿔도 단김에 빼랬잖아요. 이재명 성남시장, 김무성 바른정당 의원 등 여야 유명 정치인을 차례로 만나고 싶어요. 제일 먼저 서병수 부산시장을 만나 부산 현안을 놓고 대화하고 싶습니다."

그가 가장 관심을 기울이는 부문은 청년문제다. 지난해 대학생 대외활동 단체인 부산청년일자리사업단장을 맡으며 또래들의 고민을 듣고 답을 찾다가 내린 결론이다.

"공무원들이 청년과 소통하려면 특유의 '꼰대' 습성부터 버려야 해요. '취직하려면 눈을 낮춰라'고 조언만 할 것이 아니라, 왜 청년들의 눈이 높을 수밖에 없는지에 대한 이해를 먼저 해야 합니다."

앞으로의 목표를 묻자 그는 "SNS에 콘텐츠 전문가로 성공하고 싶다. 기성세대가 가르치는 대로 '공부 잘해 좋은 곳에 취직하는 것'만이 답이 아니라는 것을 후배들에게 보여주고 싶다. 그래야 더 많은 청년이 또 다른 분야에서 각자가 꿈꾸는 일을 마음껏 시도하지 않겠느냐"고 당차게 말했다.

김화영 기자 hongdam@kookj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