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수입화장품 면적 40% 넓혀
- 철저한 고객 분석·실속 운영
- 올해 1200억 흑자경영 목표
- 시내면세점과 연계마케팅도

지난해 12월 31일 롯데면세점 김해공항점이 새롭게 오픈했다. 2014년 이곳에서 사업을 철수한 지 2년여 만에 다시 면세점 사업권을 따내는 데 성공했다. 그 사이 공항 면세점을 운영하던 신세계는 200억 원이 넘는 적자 때문에 특허권 기간인 5년을 다 채우지도 못한 채 이를 자진 반납했다. 면세점업계에도 온라인 쇼핑이 강세를 보이는 가운데 롯데백화점이 다시 공항 면세점에 뛰어든 이유는 뭘까.

	김정숙 롯데면세점 김해공항 점장은 "새 단장한 공항면세점은 고객의 요구에 맞는 상품 구성과 쇼핑 편의성을 갖췄다"고 밝혔다. 전민철 기자

김정숙(42) 롯데면세점 김해공항점장은 "해외 진출 등 사업 확장에 있어 공항 면세점 운영경험이 중요하기 때문에 상징적 의미가 크다"며 "특히 김해공항은 인천공항 다음으로 출국객이 많아 포기할 수 없는 곳임은 틀림없다"고 설명했다.

이전 사업자가 큰 적자를 내고 사업을 포기한 만큼 롯데면세점 측의 운영 각오는 남다르다. 할인행사를 남발하는 등 단순한 가격경쟁보다는 고객의 니즈를 파악하고 그 상품을 갖출 수 있도록 재고 확보에 공을 들이겠다는 전략이다. 조르지오 아르마니, 조말론, 투미 등 트렌드에 맞춘 브랜드를 새로 들이고 샤넬, 디올, 입생로랑 등 수입 화장품 운영 면적을 40% 넓힌 것도 이 때문이다. 김 점장은 "한류열풍으로 국내외 고객을 막론하고 화장품 인기가 높은데 직접 제품을 써봐야 구매 가능한 색조 제품을 강화했다"며 "이번에 운영 면적을 329㎡ 늘리면서 고객 동선도 1.5m에서 1.8m로 확장해 편의성을 높였다"고 말했다.

그는 이러한 고객 분석과 실속 운영으로 올해 1200억 원 매출을 목표로 하고 있다. 그는 "보름 가까이 정식 운영하면서 연말연시 여행 증가와 맞물려 꽤 높은 매출을 기록하고 있다. 공항공사에서 활주로 공사가 끝나면 승객이 더 늘어난다고 하는데, 목표치를 뛰어넘을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며 "신세계보다 30%가량 임대료를 낮게 계약하고 들어온 것도 경영성과를 높이는 데 유리하게 작용할 수 있을 것"이라고 자신했다.

시내면세점, 온라인면세점과의 연계 마케팅도 벌인다. 시내면세점에서 물건을 구입하면 공항 면세점에 사용할 수 있는 선불카드를 제공한다거나 인도장 교환권과 함께 할인권을 주는 방식이다. 판촉 책자도 각 면세점 혜택을 모아서 보내는 등 지점이 있다는 강점을 적극적으로 활용한 공동 마케팅을 이어갈 계획이다.

매출 못지않게 그가 신경을 쓰는 부분은 직원 간 화합과 소통이다. 이곳에서 일하는 직원 320여 명 대부분이 롯데 소속이 아닌 브랜드 직원이기 때문이다. 브랜드 매니저와 정기적으로 간담회를 갖고 애로사항을 개선하는 한편 지난 연말에는 시네마 행사를 열고 직원 간 어울릴 수 있는 자리를 마련했다. 김 점장은 "롯데면세점 직원과 입점 브랜드 120여 곳의 직원들이 서로를 동료로 생각하고 함께 일하는 조직 분위기 조성에 힘쓰고 있다"고 말했다.

한편 최근 한국이 고고도 미사일방어체계(THAAD)와 소녀상 설치 등으로 중국 일본 정부와의 관계가 경색되면서 면세점업계의 고민도 깊어지고 있다. 그는 "내국인은 온라인 구매가 많아 외국인에 대한 기대가 높은데, 최근 들어 객단가가 높은 중국인 고객의 감소를 체감하고 있다"며 "반면 일본인 고객 매출은 연초에 증가하긴 했지만, 해외여행의 경우 장기적으로 봐야 하기 때문에 추이를 지켜보고 있다"고 귀띔했다.

1998년 부산외국어대학교 노어노문학과를 졸업한 김 점장은 같은 해 롯데호텔부산에 입사했다. 2013년부터 지난해 4월까지 롯데면세점 부산점 영업1담당 부점장을 맡았다.

최승희 기자 shchoi@kookj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