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벌써 40개 업체 수출직격탄
- 운송전문회사 줄도산 위험
- 신항 배후지물류센터 필요

한국무역협회 부산지역본부 허문구(53) 본부장은 요즘 눈코 뜰 새 없이 바쁜 날을 보내고 있다. 한진해운 사태와 철도노조 파업 등 연이은 물류대란에 따른 부산 수출기업의 피해를 파악하고 무역업계의 목소리를 전달하는 데 여념이 없기 때문이다. 이에 앞서 사드(THAAD·고고도 미사일방어체계) 배치로 인한 중국의 무역 보복, 이란 경제제재 해제 등 굵직한 글로벌 경제 이슈에도 발 빠르게 대응하고 있다. 허 본부장은 "잇따른 물류사태와 관련해 신고센터를 상시 운영하고 대체 운송수단을 알선하며 피해 최소화에 나서고 있다"고 말했다.

무역협회 허문구 부산본부장이 "잇따른 물류사태와 관련해 신고센터를 상시 운영하고 있다"고 설명하고 있다.

허 본부장은 지역 무역업계 최대 현안인 한진해운 사태와 관련해 말문을 열었다. 그는 "부산의 경우 40개 수출업체가 약 5000만 달러의 수출피해 금액을 신고했다. 수출기업뿐 아니라 운송업, 하역업, 화물검수업, 선용품공급업, 화물고박업 등 300여 개 항만 관련 사업체의 피해 규모 역시 엄청나 지역 경제에 큰 타격을 주고 있다"며 "특히 운송 전문회사(포워딩)들의 줄도산 위험이 크다. 전국 3300여 개 포워딩 회사 중 1500여 개가 부산에 몰려 있어 한진해운 사태로 인한 부산경제 여파는 상상 이상일 것"이라고 말했다.

한국무역협회는 무역업체를 회원으로 하는 민간 경제단체로 무역업계의 권익 대변을 목적으로 설립됐다. 부산지역본부는 4317개 회원사로 구성돼 있으며 광역시·도별 지자체로는 서울 경기에 이어 3번째로 큰 조직이다. 지난해 부산 수출액은 155억 8100만 달러로, 전국 17개 시·도 중 7위를 차지했다. 자동차와 자동차부품, 철강, 기계, 조선기자재 업종 등이 지역의 수출을 견인하고 있다. 허 본부장은 "부산 수출은 자동차부품, 조선기자재 등 일부 업종에 특화돼있다. 이들 업종의 수출경쟁력을 살리면서 서비스산업 수출을 육성해야 한다"고 말했다. 서비스산업 중 부산의 주력산업과 가장 큰 연관이 있는 분야가 물류다. 허 본부장은 "네덜란드 로테르담은 항만 배후지에 유통물류센터부터 가공센터, 통관·라벨링·포장, 운송 등 물류서비스가 집적돼있다. 물류지에서 상품을 완성해 소비자에게 전달하는 식이다. 부산신항 배후지에 이러한 고부가가치 물류센터를 구축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허 본부장은 1988년 한국무역협회에 입사했다. 부산에서 태어나 부산고, 한국해양대를 졸업한 물류전문가다.

황윤정 기자 hwangyj@kookj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