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작가·산업·행정 한곳 집적화
- 콘텐츠코리아랩 운영 매력
- 웹툰·VR 촬영 연극 등 제공
- 웹콘텐츠 플랫폼 제작 구상

디콘 E&M(이하 디콘) 이형근(42) 대표는 '디지털 콘텐츠 엔터테인먼트&매니지먼트'라는 뜻의 회사 이름처럼 5월 내내 전국을 넘어 전 세계를 상대로 부산 작가들의 '콘텐츠'를 파느라 분주했다. 5월 11~13일 부산콘텐츠마켓(해운대 벡스코)에 이어 19~22일 '2016 플레이엑스포(경기 일산 킨덱스)'에도 부스를 마련해 참가했다. 부산 해운대구 우동 콘텐츠코리아랩에 있는 디콘 사무실에서 최근 이 대표를 만났다.

이형근 디콘 E&M 대표는 "부산은 좋은 작가가 많고 콘텐츠코리아랩이라는 집적화된 공간이 장점"이라고 말했다. 서순용 선임기자 seosy@kookje.co.kr

"중국을 비롯한 동남아 남미 북유럽 사우디 영상 관련 회사들이 부산 웹툰을 영화나 드라마로 만드는 데 관심을 가졌습니다." 이 대표는 디콘 작품들이 콘텐츠마켓에서 적지 않은 관심을 받았지만, 마켓을 통해 소개된 작품이 실제 계약으로 연결되는 데는 적어도 수개월 이상 걸린다고 설명했다.

디콘은 부산에서 활동하는 웹툰 작가의 작품을 연재·출판하는 데서부터 2차 판권 시장에 진출하는 것까지 관리한다. 현재 영화 제작이 결정된 김태헌의 'DEEP(딥)'을 비롯해 남정훈 'I(아이)', 배민기 '모스키토 신드롬', 김혜원 '양의 사랑법', 임진국 '레드카펫' 등을 출판했다. 이 작품들이 영화 웹드라마 게임 등 다양한 콘텐츠 시장에서 판매될 수 있도록 하는 역할도 맡는다.

디콘에서 출판된 책들은 최근 교보문고 서울 강남점을 비롯해 서면·해운대점, 반디앤루니스 신세계센텀시티점 등의 별도로 마련된 매대에서 발견할 수 있다. 지난 5일에는 반디앤루니스 센텀시티점에서 김혜원, 배민기 작가의 사인회도 열었다. 1시간으로 예정됐던 사인회는 밀려든 인파로 3시간 가까이 진행됐을 만큼 성황을 이뤘다.

2014년 설립된 디콘은 원래 웹소설 연재·출판에 주력하던 회사였다. 지금도 '강철의 열제'를 쓴 인기 작가 가우리(임동원), 카카오페이지에서 48만 명이 구독한 '골든메이지' 김현우 등 전속 작가 30여 명과 작품만 연재·출판하는 작가까지 모두 100여 명이 소속돼 있다.

지난해 웹소설을 웹툰화하기 위해 부산에 지사를 설립한 뒤 지역 웹툰의 가능성을 확인하고 사업 영역을 확장했다. 올해 초에는 아예 서울에 있던 본사를 부산으로 이전했다. 이 대표는 "부산은 좋은 작가가 많고 콘텐츠코리아랩이라는 한공간에 작가·산업·행정이 집적화된 것이 장점이다"며 "부산국제영화제, 콘텐츠마켓, 지스타 등 콘텐츠 관련 국제 행사가 개최되는 것도 매력 요인"이라고 말했다.

이 대표는 올해 디콘의 사업 영역을 더욱 늘려갈 계획이다. 부산 작가의 원작 콘텐츠를 웹드라마나 VR영상 등으로 직접 제작하고 웹 콘텐츠 플랫폼도 만들 예정이다. 이 대표는 "웹 콘텐츠 플랫폼에는 웹툰 웹소설뿐 아니라 VR로 촬영한 연극이나 전시회까지 담아서 다양한 볼거리를 즐길 수 있는 테마파크처럼 꾸밀 생각이다"고 밝혔다.

경북 경주의 계림고를 나온 그는 게임서비스 사업 등을 하다 웹소설, 웹툰, 웹영상으로 점차 활동 범위를 넓혀가는 중이다. 연고가 없는 부산에 내려와 힘들 법한 데도 그는 "부산에는 바다를 끼고 맛있는 술을 마실 수 있는 곳이 많아 좋다"며 웃었다.

가장 기억에 남는 순간을 말할 때도 술 이야기가 빠질 수 없었다. "한 달 수입 100만 원도 되지 않아 고민하던 작가가 저와 일하며 10배 가까이 수익을 올리면서 저한테 '술 사겠다'고 했을 때 제일 보람을 느꼈습니다." 박지현 기자 anyway@kookj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