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김성효 기자 kimsh@kookje.co.kr

- 계절예측정보 활용도 높여
- 아·태 국가들 정보이용 활발

- 부산 기후변화 대응도 준비
- 5년 내 관련 프로그램 개발

기후변화에 따른 이상기후 현상으로 지구가 몸살을 앓고 있다. 글로벌 온실가스 감축 문제를 논의하는 제21차 유엔 기후변화협약 당사국총회(COP21)가 30일부터 12일간의 일정으로 프랑스 파리에서 열리며 '기후와 환경' 문제에 전 세계가 관심을 집중하고 있다. 급격한 기후변화로 에너지, 수자원, 식량, 보건 등 다양한 영역에 수많은 문제가 발생하면서 인류의 삶이 위협받기에 이르렀다. 선진국에서는 이미 이상기후 및 기후예측 기술을 효과적으로 활용하기 위한 다양한 연구가 진행되는 반면 기후연구 기반이 부족해 각종 재난에 대응할 자체적인 능력을 지니지 못한 국가도 많다. APEC(아시아·태평양 경제협력체) 회원국 중 다수의 개발도상국도 마찬가지다.

이러한 기후변화 위험에 효과적으로 대응해 인명과 재산보호를 위해 2005년 부산에 설립된 APEC 기후센터(APEC Climate Center·APCC)가 10주년을 맞았다. 정진승 소장은 "APCC가 10년 동안 성장을 거듭하기까지 APEC을 비롯한 수많은 국내외 협력 기관이 도움을 줬다"고 고마움을 전했다.

APCC가 지난 10년간 부산에서 활동했지만 시민에게 인지도가 낮다는 말에 "APCC가 개발도상국 지원을 위해 만들어지다 보니 체감하기 어려울 수 있다"면서 "APCC는 이상기후를 감시하고 신뢰도 높은 기후예측정보를 생산하는 데 주력하고 있다"고 소개했다. 이어 "매달 정기적으로 제공하던 아·태지역 계절예측정보의 예측 기간을 현재 3개월에서 6개월로 확장했고, 이 지역 국가들이 가뭄이나 홍수, 해일과 태풍 등의 각종 재해에 대비할 수 있는 정보를 함께 제공 중"이라고 덧붙였다. 지난 10월 기준 APCC가 생산한 기후예측정보 데이터베이스 690건을 개발도상국에서 이용했다.

APEC과 기후가 쉽게 연결되지 않는다는 질문에 정 소장은 "전 세계에 기후변화가 끼칠 심각한 위험에 대해 APEC 회원국들의 우려가 커지고 있을 때 우리나라 기상청이 APEC 회원국들의 이상기후에 대한 대처능력을 높이고자 1999년 APEC 기후센터의 전신인 APCN(APEC 기후네트워크) 사업을 제안했다"면서 "이 사업은 이상기후에 대한 조기 경보체계를 구축해 APEC 회원국 간에 실시간으로 정보를 교환할 수 있는 네트워크를 만들고, 기후 선진국에서 생산된 기후예측자료를 우리나라 기상청이 실시간으로 수집·분석해 APEC 회원국에 제공하는 국제협력 사업이었다"고 소개했다.

APCN 사업 성과가 긍정적인 평가를 받으면서 2004년 3월 APCN의 발전 방안인 APCC의 한국 유치가 공식 제안됐고, 2005년 11월 부산에서 열린 APEC 정상회의 기간 중 APEC 21개 회원국의 승인을 받아 APCC가 부산에서 정식 개소했다. 부산시청 앞 국민연금부산회관 건물을 임대해 사용하다 2009년 해운대구 센텀시티로 이전했고, 청사 이전 당시 4명이던 박사급 인력은 지난 10월 기준 38명까지 확대됐다.

지난 10년간 가장 큰 성과를 묻자 정 소장은 "APCC가 계절예측정보의 활용도를 상당 수준 높임으로써 10년 전보다 아·태지역 내 많은 국가가 활발하게 센터의 각종 기후정보를 활용하고 있다는 점"이라고 강조했다. 이어 정 소장은 "APCC 설립 이후 지금까지 이상기후로 인한 아·태지역의 사회·경제적 손실을 줄이기 위한 미션을 수행하면서 기관의 공적인 목적이 인정돼 올 1월 공공기관으로 지정됐다"고 밝혔다.

부산의 기후변화에 대응할 수 있는 프로그램 개발을 향후 5년 내 가능토록 할 예정이라는 정 소장은 "APCC가 세계 최고의 기후정보·정책 전문센터가 되도록 노력하겠다"고 밝혔다. 2010년부터 APCC를 이끌고 있는 정 소장은 서강대 경영학과 미국 조지아대 경제학 박사학위를 받고 한국개발연구원, 환경부 등에서 근무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