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강덕철 선임기자 kangdc@kookje.co.kr

- 조직 불안정성 해소 선결과제
- 업계 애로반영 정책 체감토록
- 국가인증제 활용 위생 만전
- 추석앞두고 유통질서 확립도

"일하기 좋은 환경을 만들어 직원들이 오래 남고 싶은 수품원을 만드는 게 최우선 과제입니다."

지난 13일부터 제50대 국립수산물품질관리원장직을 맡게 된 신현석(53) 원장은 부산 영도구 동삼동 조직의 첫 신임 수장으로서 각오가 남달랐다. 그가 방점을 찍은 과제는 조직의 안정화.

"그간 수품원은 중간급 공무원이 승진을 위해서는 벗어나야 하는 기관으로 인식돼온 게 사실입니다. 이런 인식에서 탈피해 조직에 활력을 불어넣는 게 필요해요." 잦은 개편에 따른 기관 명칭 변경 등 조직의 불안정성 해소가 시급한 이유다. 수품원은 1949년 상공부 중앙수산검사소를 거쳐 1961년 농림부 산하 중앙수산검사소로 이전됐다. 1981년 농수산부 수산청 국립수산물검사소로 변경됐으며, 1996년 해양수산부 산하로 옮겨졌다. 2001년 해양수산부 국립수산물품질검사원으로 승격됐다. 2008년 농림수산식품부를 거쳐 2011년 농림수산검역검사본부 수산물안전부로 개편됐으며, 2013년 3월 해양수산부 산하 국립수산물품질관리원으로 개편됐다. 여기에 최근 수입품 검사 업무가 식품의약품안전처로 이관돼 기업 고객의 혼란을 초래하고 있다.

신 원장은 조직 안정을 꾀하기 위해 업무의 전문화를 강조했다. 그는 "수산물 생산현장과 가까워진 거리만큼 업계의 목소리에 귀 기울여 고객이 정책 지원을 체감하는 수품원이 되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신 원장은 직전까지 해수부 어촌양식정책과장으로 재직하며 수산물 수출 관련 외국과의 위생협력, 수출입 수산생물 검역제도, 수산물 안전관리 등 수품원 관련 정책 업무를 총괄해왔다.

노르웨이산 고등어 등 수입 수산물의 국내 시장 침공이 치열한 가운데 국내 수산물의 경쟁력 확보를 위한 노력도 신 원장의 고민거리다. 그는 "검사 기관이 외국 수산물을 먹지 말고 국내산만 먹으라고 할 수는 없다"며 "다만 소비 단계에서 인식과 활용이 미흡한 품질인증 등 국가인증 브랜드의 활용과 인식 제고를 위해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특히 부산 고등어 등 각 지역 유명 수산물의 소비 확대 및 경쟁력 확보에 치중할 필요가 있다는 게 그의 의견이다. 신 원장은 "특산물, 전통식품, 지리적표시·친환경제품 등에 대한 생산자와 소비자의 어려움부터 우선 파악할 것"이라고 약속했다. 수품원은 수산물 이력제 정보 시스템에 대한 소비자의 정확한 정보 습득과 쉬운 접근이 가능하도록 현재 수품원이 운용 중인 모바일 앱 '유익한 수산정보'와 '수산물 이력조회 시스템'을 활성화하겠다는 계획이다.

수품원의 대외 인지도 확산도 과제다. 해외의 경우 '노르웨이 국립 영양 및 해산식품 연구소(NIFES)'의 수산물 안전성 분석자료가 국내 수산물 소비와 연계되는 등 국가 연구기관의 인지도가 높은 것으로 알려졌다. 과거 체르노빌 원전 사고 이후 주춤했던 노르웨이 수산물 소비를 안정화한 것도 NIFES의 공이다. 우리나라 역시 2011년 일본 후쿠시마 원전사고 이후 수산물에 대한 소비자의 위생 안전 의식이 높아졌다. 신 원장은 "방사능 안정성 결과를 공개하고 주기적으로 조사 시료의 현장 채취, 분석과정에 소비자를 참여시키고 있다"며 "이런 노력을 통해 소비자의 신뢰를 얻겠다"고 강조했다.

추석을 맞아 기존 대형마트, 전통시장 외에도 홈쇼핑 등 통신판매를 대상으로 유통질서 확립 활동도 강화한다. 그는 "조기 갈치 명태 등 제수용품과 일본산 수산물의 원산지 둔갑이 늘고 있다"며 "본원과 전국 13개 지원에서 지자체 합동단속을 준비하고 있다"고 말했다.

신 신임 원장은 부산사대부고와 부경대 어업학과를 졸업하고, 1992년 기술고시(제27회)를 통해 공직생활을 시작했다. 그 이후 해양수산부 양식어업과·해양환경관리과·자원관리과를 거쳐 주일본대사관 해양수산관, 농림수산식품부 수산인력개발원 교육지원과장·어업교섭과장·원양정책과장, 해수부 원양산업과장을 역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