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서순용 선임기자 seosy@kookje.co.kr

- 여성정책개발·인재육성 주력
- 송숙희 사상구청장 등 배출
- 총선 대비 정치아카데미 운영
- 전략 공천·30% 할당제 필요

"지역 여성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여성정책을 개발하고 여성 인적 자원을 육성하는 데 주력해왔습니다. 그동안 여성들의 권익이 향상되고 역량이 많이 강화됐지만 해야 할 일이 여전히 많습니다."

여성정책연구소 오경희(51) 소장은 최근 연구소 창립 23주년을 맞게 된 소감에 대해 4일 이같이 밝혔다. 부산지역 여성 권익 향상과 역량 강화를 위해 중요 어젠다를 제시하고 지역 여성발전을 위해 노력한 여성정책연구소는 1992년 7월 문을 열었다. 여성 정치 지도자 발굴 육성과 양성평등 실현 등을 통해 지역 여성들의 권익 신장과 복지증진을 위해 노력한 지역의 대표적 여성기관이다.

"연구소는 지방자치가 부활된 다음 해에 창립됐습니다. 지방자치 시대에 여성의 참여가 확대돼야 한다는 필요성과 당위성에 따라 만들어졌고 다양한 활동을 했습니다."

오 소장은 연구소가 여성정치 참여 확대를 위한 토론회, 성명서 발표, 연대활동 등 여성정책 분야와 여성인재 산실이 된 것이 가장 기억에 남는 역할이라고 설명했다. "여성들의 사회활동이 활발해졌지만 여전히 일과 가정이 양립되기 어려운 게 현실입니다. 가족 친화적인 사회환경 조성을 위한 정책수립에 성인지적 접근이 강화돼야 한다고 생각해 보육시설 확충과 환경개선 등에 대한 정책 개발과 실천을 꾸준히 요청해왔습니다."

연구소는 여성정치교실을 해마다 운영해 올해 46기까지 배출했고 차세대 여성지도자 연수교육도 실시하며 여성들의 정치 참여를 유도하고 있다. 정치보좌관을 양성하기 위한 정치보좌관 교육도 연구소의 특색있는 프로그램이다. 지역 정치인도 많이 배출했다. 송숙희 사상구청장, 김진영 부산시의원 등이 연구소 사무국장 출신이다. 오다겸 사하구 구의원 등 전·현직 구의원들이 연구소 프로그램을 통해 정치 수업을 받았다.

"저도 연구소에서 정치 수업을 받고 동구 기초의원으로 활동한 바 있습니다. 연구소에서 체계적으로 훈련받았기 때문에 지역 주민과 호흡하고 주거환경과 복지가 잘 갖춰진 지역을 만들기 위해 노력할 수 있었습니다." 오 소장은 여성 정치인의 수가 과거보다 많이 늘었지만 여전히 부족한 실정인 만큼 연구소가 적극적으로 지역 여성인재를 발굴하고 키우는 역할을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우리나라 국회의 여성의원 수는 300명(2012년 4월 총선 기준) 중 15.7%인 47명에 불과합니다. 전 세계 평균 21.9%보다 낮고 보수적인 아랍지역 17.8%에도 미치지 않습니다." 따라서 오 소장은 내년 총선에서 여성 정치인을 대거 배출하기 위해서는 여성 공천 선출직 30% 의무 할당제, 우세지역 여성후보 전략공천 등 각 정당에서 여성을 위한 정책적 배려가 필요하다고 제언했다. 그는 "여성의 정치 참여 확대는 시대적인 흐름인 만큼 내년 총선에서 우리 정치 역사가 한 단계 더 성숙하는 계기가 되기를 바란다"고 덧붙였다. 연구소는 내년 총선에 대비해 이달 '여성정치아카데미'를 운영해 선거전략을 지도할 계획이다.

연구소 창립 멤버인 오 소장은 부산대 법학과 출신으로 정책실장, 사무국장 등 요직을 맡아 연구소를 이끌었다. 지난해 7월 연구소 소장이 돼 지역 여성인재를 발굴, 지도자로 육성하는 일과 여성관련 정책 발굴 등 중요한 업무를 도맡아 처리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