법무법인 신유의 이준채(왼쪽) 변호사와 유희은 변호사. 강덕철 선임기자

- 의학전문대학원서 4년간 수료
- 유희은 변호사 영입 법인 설립
- 의뢰인 고충 이해·자문에 큰힘
- 국내 최고 의료특화 로펌 다짐

지난해 말 동료와 술을 마신 뒤 귀가하기 위해 택시를 탄 A 씨는 차에서 내리던 중 갑자기 의식을 잃고 쓰러졌다. 급히 인근 병원 응급실로 옮겨졌으나 의사는 A 씨가 만취 상태라고 판단해 몇 시간을 적절한 조치 없이 방치했다. A 씨는 결국 뇌경색의 골든타임(2~3시간)을 놓치는 바람에 후유장애를 앓게 됐다. A 씨로부터 소송 의뢰를 받은 법무법인 신유 이준채(44) 대표 변호사는 당시 병원 측의 대응에 문제가 있음을 발견했다. 응급실에 온 A 씨가 한쪽으로 계속 쓰러지는 등 뇌경색이 의심됐음에도 병원 측은 CT나 MRI 검사와 같은 가장 기본적인 조처를 하지 않은 것이다. 이 변호사는 이를 근거로 병원을 상대로 소송을 진행하고 있다.

의료 분쟁은 고도의 전문지식을 갖춰야 하므로 다른 분야보다 까다로운 법무 영역으로 꼽힌다. 하지만 의료 사건을 담당하는 변호사가 의사라면 전문성을 바탕으로 의료소송에 능동적으로 대처할 수 있다. 이 변호사가 바로 이러한 케이스다. 그는 2010년 변호사 4년 차에 강원대 의학전문대학원에 입학, 4년간 의학 공부를 마친 후 다시 법조계로 돌아왔다.

"변호사 초임 시절 소송을 진행 중인 의뢰인들을 보면 정신적·육체적으로 매우 힘든 경우를 여러 번 봤습니다. 의뢰인의 고충을 이해하고 광범위한 지식을 쌓고 싶어 의전원에 진학했습니다. 처음에는 공부하는 것이 너무 힘들어 후회될 때도 있었지만, 지금은 복잡한 의료사건의 맥을 정확하게 짚어낼 수 있어 만족합니다."

이 변호사는 지난해 6월 서울행 KTX 열차 안에서 호흡곤란으로 의식을 잃은 승객을 심폐소생술로 구해 화제가 되기도 했다. 그는 그때가 의학 공부를 한 가장 큰 보람을 느낀 순간이었다고 회고했다. 그는 '의사 출신 1호 부산 변호사'인 유희은(31) 변호사를 영입해 지난해 12월 의료 관련 특화된 법인인 '신유'를 설립했다. 유 변호사는 대구에서 의대를 졸업한 뒤 부산대 로스쿨에 진학, 2013년 변호사가 됐다. 의사 출신 변호사라는 강점은 의료행정 관련 소송과 자문에서도 빛을 발한다. 유 변호사는 "의료사고라는 전문 영역의 특성상 힘겨울 수밖에 없는 싸움인데, 무작정 소송으로 가기보다는 전문가의 관점과 경험에서 승소 가능한 경우에만 진행하기 때문에 효율적이다"고 말했다.

이 변호사는 의료 분야에서 양질의 전문화된 법률서비스를 제공하면서 새로운 시장을 개척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변호사업계의 수임 경쟁이 치열한 가운데 법무법인도 전문화된 서비스로 차별화하는 것이 필요합니다. 부산·경남 유일의 의료분야 로펌으로 고객의 아픔을 공감하고 억울함을 풀어주는 동반자가 되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