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 = 홍영현 기자 hongyh@kookje.co.kr

- 올해 지름 400m 불꽃 선보여
- 외국 관광객 늘릴 방안 모색
- 부산항대교서 개최도 논의

- 문화 소외된 서부산지역
- 대형축제 기획·신설 필요

서병수 부산시장이 취임하면서 3개월여 만에 부산의 축제를 관장하는 문화관광축제조직위 집행위원장이 바뀌었다. 동아대 국제관광학과 임상택(56) 교수가 지난 13일 이문섭 전 위원장으로부터 바통을 넘겨받았다. 임 교수는 5년간 집행위원을 역임해 축제조직위 업무에 낯설지가 않다. 국내를 대표하는 축제 전문가가 조직위의 실무를 책임지는 집행위원장을 맡자 사무처의 분위기가 확 달라졌다. 최근 시청에서 그를 만나 불꽃축제를 비롯한 지역 축제에 대한 의견을 들었다.

24일 전야제를 시작으로 열리는 부산불꽃축제를 어떻게 준비하는지 궁금했다. 임상택 신임 집행위원장은 "올해 불꽃축제가 10회를 맞았다. 올해 달라진 모습은 타워크레인을 동원해 높이 10m의 대형 타워불꽃과 지름 400m의 초대형 불꽃을 볼 수 있는 것이 특징이다. 하지만 화려한 볼거리가 아무리 좋아도 사고가 나면 모든 것이 물거품이다. 안전에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열 돌을 맞은 불꽃축제는 이제 새로운 10년을 준비해야 한다. 이에 대해 임 위원장은 "언제까지 국가의 도움을 받아 축제를 진행할 것인가. 이제는 자립을 준비해야 할 시기가 됐다. 다양한 상품화를 고민해야 한다"고 조심스럽게 입을 열었다. 임 위원장은 "부산항대교에서도 불꽃축제를 여는 방안도 논의 대상에 포함하겠다"고 밝혔다. 광안대교에서 하는 것을 부산항대교로 옮길지, 아니면 각각 개최해 일 년에 두 번 열지 등 다양한 개최 방식을 고민하겠다는 견해를 드러냈다.

그는 또 "국내에서는 불꽃축제를 보러 오는 다른 지역 관광객이 50만 명이 넘을 정도로 많지만 외국 관광객은 이에 비하면 적은 편이다. 일본과 중국의 관광객을 늘리기 위한 방안 마련에도 나서겠다"고 말했다. 일본 대마도에서 부산불꽃축제를 본떠 대마도국경불꽃축제를 올해부터 여는 것은 축제를 국제화하는 토대가 된다고 임 위원장은 보고 있다.

이와 함께 불꽃쇼가 아닌 축제가 되려면 다양한 콘텐츠를 더 담아야 한다고 주장했다. 임 위원장은 "우리나라 전통의 폭죽 제조 과정을 배우는 프로그램과 다양한 문화예술 행사를 접목하는 등 현재보다 훨씬 콘텐츠를 강화해야 진정한 축제가 되는 것이다. 축제가 되려면 보고 즐겨서는 안 되고 시민이 참여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불꽃축제의 개선 방안에 대해 의견을 주고받다가 대화는 자연스럽게 전체 축제의 발전 방향으로 나아갔다. 현재 지역 축제는 차마 축제라고 이름을 붙이기 민망한 게 많다. 임 위원장은 이와 관련해 "민간으로 구성된 위원회에서 축제를 평가하고 예산을 집행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좋은 축제는 조직위가 인증해 시민이 판단하는 데 도움을 주고 싶다"고 제안했다.

임 위원장은 축제 대부분이 동부산에 집중된 현실도 바로 잡아야 한다고 했다. 그는 "문화에서 소외된 서부산 시민을 위해서라도 불꽃축제에 버금가는 대형 축제를 기획할 필요가 있다"며 "동부산이 오션 개념이라면 서부산은 리버사이드 개념이 바람직하다"고 말했다.

임 위원장은 경북 상주에서 태어나 서울에서 공부했다. 연세대 지질학과 76학번으로 미국에서 경영학을 공부한 뒤 동아대에서 교편을 잡았다. 아시아태평양관광학회(APTA)를 설립하는 데 주도적인 역할을 했고 2대 회장을 역임했다. 학회지에 등재한 논문이 아시아 최초로 국제사회과학인용지수(SSCI)로 인정받는 성과를 올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