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김동하 기자 kimdh@kookje.co.kr

- 종교색 빼고 전수자 양성 등
- 사회 기준·등재 조건에 맞춰
- 용역 의뢰· 자료 발굴 지속

부산시불교연합회 주최로 지난 주말 부산 용두산공원과 범어사 등지에서 열린 '2014팔관회'는 올해 부산 불교계 행사 중 가장 큰 규모였다. 지난해에는 삼광사와 범어사 등 대형 사찰을 중심으로 열렸지만, 올해는 국왕출궁재현 행사 등을 광복로 일대에서 마련해 시민으로부터도 좋은 반응을 얻었다.

부산 불교계가 연등회와 팔관회를 지방지정무형문화재로 만들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그 중심에는 부산시불교연합회 사무총장인 심산(홍법사 주지) 스님이 있다. 과연 연등회와 팔관회의 지방무형문화재 등재를 위해 부산 불교계는 어떤 노력을 기울이고 있을까.

심산 스님은 '불교계 내부의 정리'가 최우선 과제라고 설명했다. "사실은 아직 불교계 안에서도 정리가 잘 안 된 상태라고 할 수 있습니다. '불교계의 행사'라는 이유로 쉽게 해결될 것이라고 막연하게 생각하기도 했습니다. 하지만 사회가 변한만큼, 이제는 불교계가 사회의 기준에 맞춰야 한다고 봅니다."

심산 스님은 부산 불교계가 연등회와 팔관회를 지방무형문화재 등재 조건에 맞도록 만들 필요가 있다고 설명했다. 예를 들어, 문화재로 등재하기 위해 연등회와 팔관회의 전수자·이수자가 필요하다면 부산 불교계 차원에서 이러한 조건을 충족시켜야 한다는 것이다. 심산 스님은 이와 더불어 행사에 종교적 색깔을 빼는 방안도 고려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만약 연등회와 팔관회가 종교적 행사라는 점이 문제가 된다면 그런 부분은 충분히 해결할 수 있습니다. 종교적 행사가 성립되기 위해선 기도와 법문이 행사에 포함돼야 하는데, 사실 연등회에선 그런 부분이 이미 빠졌습니다. 그럼에도 부산의 10대 축제에도 들지 못하지요."

심산 스님은 팔관회도 마찬가지라며 말을 이어갔다. "팔관회의 진짜 뜻은 하루만이라도 최소한의 원칙을 따라 부처님처럼 살자는 것입니다. 사실상 요즘 유행하는 템플스테이와 다를 것이 없습니다. 물론, 행사의 하이라이트인 팔관재계 수계에는 종교적 의미가 있습니다. 하지만 그것보다 고려시대 호국영령 위로, 국가 대통합의 의미를 갖춘 '축제'라는 점이 핵심입니다. 팔관회나 연등회는 '종교 행사'가 아닌 '축제'로 보는 것이 더 합당합니다."

심산 스님은 연등회와 팔관회의 지방무형문화재 등재는 이제 시작 단계라고 강조했다. "문화재 등재를 제대로 진행하기 위해서 문화재 전문위원 등을 대상으로 연구용역을 했습니다. 충분한 학계 검토 등 차근차근 준비할 것입니다. 시대의 문화를 이끄는 측면에서 관련 자료를 계속 발굴하고 보완할 것입니다. 만약 필요하다면 팔관회 수계식을 제외한 주변의 사항들에 변화를 줄 수도 있습니다."

심산 스님은 1981년 도문 스님을 은사로 출가했다. 1986년 대성사 주지를 역임했으며, 1988년부터 1991년까지 공군 법사로 활동했다. 2009년부터 지난해까지 사단법인 동련의 이사장을 맡았다. 지난해부터 부산시불교연합회 사무총장으로 활동 중이다.